충주시 연수동 연원시장에 가면 최근에 만들어진 '한 평 정원'이 있다. 원래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는데, 시장 상인들이 힘을 합쳐 정원을 만들고 화초를 심었다. '한 평 정원'으로 인해 연원시장의 풍경도 한결 달라졌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길에 연원시장을 오가며 철따라 피어나고 지는 '한 평 정원'의 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자못 쏠쏠했다.
2021년 7월 초부터 '한 평 정원'의 새식구로 들어온 란타나(Lantana)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란타나는 두상꽃차례(頭狀花序)에 빽빽하게 달린 꽃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꽃색이 변하는 특징이 있었다. 처음 핀 노란색 꽃이 얼마 뒤 주황색 또는 분홍색으로 변하고, 시간이 더 흐르면 적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란타나(lantana)는 통화식물목(꿀풀목) 마편초과 란타나속의 관목이다. 학명은 란타나 카마라 린네(Lantana camara L.)이다. 속명의 'Lantana'는 라틴어 'lentara'(만곡하다, 맺다)와 같은 뜻으로 옛 식물명인 유럽산 Viburnum lantana의 화서(花序)와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
란타나의 영어명은 커먼 랜태너(Common lantana), 일어명은 시츠헨게(シチヘンゲ, 七変化)이다. 중국명은 마잉단(马缨丹)이다. 이명에는 우스메이(五色梅), 치스메이(七色梅), 우롱란(五龙兰), 루이차오(如意草), 우차이화(五彩花), 처우차오(臭草), 처우진펑(臭金凤), 우레이단(五雷丹), 우스슈츄(五色绣球), 삐엔스차오(变色草) 등이 있다. 란타나를 칠변화(七變花)라고도 한다. 꽃말은 '엄격', '엄숙', '나는 변하지 않아요'이다.
한타나의 원산지는 열대 아메리카, 서인도이다. 네덜란드 탐험가에 의해 유럽에 도입되었고, 이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퍼져 악명 높은 잡초로 자리잡았다. 한반도에는 1900년대 초에 들어왔다.
란타나는 키가 2m까지 자란다. 조건이 적절하면 6m까지도 자랄 수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잎자루가 있다. 잎 모양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잎 표면은 진녹색으로 광택이 나고, 주름이 있으며 억세다. 잎 뒷면에는 회백색 가는 털이 난다. 잎 가장자리에는 거치(鋸齒)가 있다. 잎에서는 세이지(Sage) 비슷한 자극적이고 고약한 향이 난다.
꽃은 6~9월에 핀다. 긴 꽃줄기 끝의 두상꽃차례에 흰색, 오렌지색, 노란색, 분홍색, 붉은색 꽃이 빽빽하게 달린다. 꽃의 지름은 3~4cm이다. 꽃의 색은 수정이 이루어진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에서는 칠변화(七変化), 중국에서는 오색매(五色梅) 또는 칠색매(七色梅)라고 부른다. 열매는 장과로 검은색이며, 강한 레몬향이 나고, 독성이 있다.
란타나는 꽃색이 다양하고 오래가기 때문에 아시아 등지에서는 정원수나 분화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 열대 지역에서는 토종 식물을 압도하여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잡초로 여겨진다. 또, 가축 에 대한 독성으로 인해 농업과 목축업 지역에 침입할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으며, 덤불을 빽빽하게 형성하는 능력이 있어 방치할 경우 농지를 황폐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란타나 잎에는 경련성 성분인 란타닌(lantanine)이 함유되어 있다. 란타닌은 진경, 해독, 해열 효능이 있어 기관지 질환, 다래끼, 발열, 위통, 암통(癌痛) 등을 치료한다. 해독성을 가진 뿌리는 위통(胃痛)이나 복통(腹痛), 해열(解熱)에 사용한다. 열매는 매우 독성이 강하여 삼켰을 경우 치명적일 수도 있다. 경련, 심한 복통 등 위장 장애와 순환기 계통을 망가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는 란타나 열매를 먹었을 때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실제로 익었을 때 먹을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2021. 12. 2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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