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환희, 열정'의 캘러(calla lily)

林 山 2022. 3. 15. 17:46

2020년 10월 말경 일터에서 가까운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현관 입구에 붉은색 꽃이 화사하게 핀 캘러(Calla) 화분이 놓여 있었다. 캘러는 칼라라고도 한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카라(カラ)이다. 캘러는 언뜻 봐도 외래종 귀화식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식물이다. 

 

캘러는 속씨식물 외떡잎식물강 천남성목 천남성과 칼라속(물칼라속)의 구근 식물이다. 일본판 위키(Wiki)에는 캘러의 일어명인 오란다카이우(オランダカイウ, オランダかいう, 阿蘭陀海芋)의 학명에 대해 잔테데스키아 에티오피카(Zanthedeschia aethiopica)와 칼라 팔루스트리스(Calla palustris)를 동시에 기재해 놓고 있다. 칼라속(Zanthedeschia)은 천남성아과의 단형족인 칼라족(Calla族)에 속하는 유일한 속이다. 학명을 '칼라'로 읽는 산부채속(Calla)과 구분하기 위해 '물칼라속'이라 부르기도 한다.

 

영어명은 캘러 릴리(calla lily), 커먼 캘러(common calla), 에럼 릴리(arum lily), 올터 릴리(altar lily), 커먼 캘러 릴리(common calla lily), 릴리 오브 더 나일(lily of the Nile), 피그 릴리(pig lily), 트럼핏 릴리(trumpet lily), 화이트 에럼 릴리white arum lily), 자이언트 화이트 어럼 릴리(giant white arum lily) 등 다양하다. 일어명은 오란다카이우, 히메카이우(ヒメカイウ, ひめかいう, 姫海芋), 미즈자젠(ミズザゼン), 미즈이모(ミズイモ), 별명은 카라(カラー)이다. 오란다(オランダ, 阿蘭陀)는 홀랜드, 네덜란드이다. 중국명은 마티롄(马蹄莲)이다. 꽃말은 '환희, 열정, 열혈, 순수'이다. 

 

캘러(calla lily, 충주시 연수동 소담스레, 2020. 10. 22)

산부채속(Calla)에는 산부채(Calla palustris) 1종이 속하는데, 물 속에서 자라는 야생식물이다. 산부채의 영어명은 복 에럼(bog arum), 마쉬 캘러(marsh calla), 와일드 캘러(wild calla), 스쿼 클로(squaw claw), 워터 에럼(water-arum)이다. 중국명은 수위위(水芋)이다. 산부채속의 학명은 '칼라'로 읽지만, 칼라속(Zantedeschia)과는 별개의 속이다. 산부채속은 이전에 다른 많은 종도 포함했으나 현재는 별도의 칼라속(Zantedeschia)으로 옮겨졌다. 잔테데스키아속의 캘러 릴리(calla lily)와 산부채속(Calla)의 산부채(Calla palustris)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잔테데스키아속의 모든 종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캘러이다.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의 습지, 늪지 호수 가장자리 등이 고향으로 자생지에 약 6종이 분포한다. 한반도에는 1912년경 잔테데스키아속 가운데 캘러와 장미색 캘러(Zanthedeschia rehmannii), 1959년경 노랑꽃 캘러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이 따뜻한 곳에서는 화단용으로 기를 수 있다. 캘러는 꽃꽂이용으로 쓰기 위해 상업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결혼식 신부의 부케용 또는 각종 고급 꽃바구니나 꽃다발 만들 때 주 재료로 쓰인다.

 

산부채는 북반구의 서늘한 온대 지역, 프랑스와 노르웨이 등 중부와 동부 및 북부 유럽, 북부 아시아, 알래스카와 캐나다 및 미국 동북부 등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유라시아, 북아메리카 북부의 냉대나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연못가나 수로변을 따라 진흙이나 얕은 물에서 잘 자란다. 산부채는 높은 옥살산 함량으로 인해 신선할 때 매우 유독하지만, 칼라디움(Caladium)과 콜로카시아(Colocasia) 및 아룸(Arum) 등의 뿌리줄기는 건조, 분쇄, 침출하거나 끓인 후에 먹을 수 있다. 녹말을 얻기도 한다. 

 

산부채의 키는 약 15cm~30cm이다. 잎은 심장 모양으로 둥글다. 엽병의 길이는 10~20cm이다. 잎 길이는 6~12cm, 너비는 4~12cm이다. 흰색의 화려한 불염포가 있다. 여름에 잎겨드랑이에서 잎자루보다 긴 꽃줄기가 나오고, 흰색에 달걀모양의 길이 10cm 정도의 화포(花苞, 꽃턱잎)와 그보다 짧은 육수꽃차례가 달린다. 육수꽃차례 기부 쪽은 양성화이고, 윗부분은 수꽃이 밀집하여 달린다. 화피(花被, 꽃덮이) 조각은 퇴화하지 않는다. 육수꽃차례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붉은색의 장과들이 모여 달린다. 산부채의 즙은 독성이 매우 강하다. 

 

잔테데스키아속의 캘러는 억센 풀이다. 키는 70~80cm이다. 두꺼운 뿌리줄기에서 잎이 나온다. 잎은 화살 모양이고, 녹색의 광택이 난다. 꽃줄기는 여름에 잎 사이에서 나오며, 끝에 꽃잎 모양의 흰색 불염포(화포)가 있다. 광택이 나는 흰색의 불염포에서 향기가 난다. 불염포는 천남성과 식물에서 볼 수 있는 깔때기 모양이다. 불염포는 흰색이 많으며 노란색, 분홍색도 있다. 암수술은 불염포에 싸여 작은 이삭모양으로 안에 달려 있다.

 

노랑꽃 캘러는 잎이 심장 모양이며, 장미색 캘러는 장밋빛의 자주색이 도는 불염포를 가진다. 잔테데스키아 알보마쿨라타(Zanthedeschia albomaculata)는 흰 점이 찍힌 잎이 달리며, 흰색에서 노란색 또는 분홍색 불염포의 아랫부분이 자줏빛이 도는 갈색으로 변한다.

 

2022. 3. 15.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