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당신과 날아가고파' 풍선덩굴

林 山 2022. 3. 14. 12:39

충주 시내 한복판에서 풍선덩굴을 만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2021년 10월 말경 오전 진료를 마치고 교현동 '거꾸로콩나물국밥'으로 점심을 하러 가다가 어느 가게 앞에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풍선덩굴이 눈에 띄었다. 풍선덩굴이 있음으로써 삭막한 도시 풍경이 한결 자연 친화적으로 다가왔다. 풍선덩굴은 열매가 풍선처럼 생겼고, 덩굴로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풍선덩굴(충주시 교현동 거꾸로콩나물국밥 앞 보도, 2021. 10. 20)

풍선덩굴은 무환자나무목 무환자나무과 풍선덩굴속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원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카르디오스페르뭄 할리카카붐 린네(Cardiospermum halicacabum L.)이다. 영어명은 벌룬 바인(balloon vine) 또는 러브 인 어 퍼프(love in a puff)이다. 풍선덩굴은 'balloon vine'에서 온 이름이다. 일어명은 후우셍크즈(フウセンカズラ, ふうせんくずら, 風船葛), 별명은 하토카즈라(ハートカズラ)이다. 중국명은 따오띠링(倒地铃), 이명에는 파오부차오(炮卜草), 싼쟈오파오(三角泡), 빠오푸차오(包袱草) 등이 있다. 풍선덩굴을 풍년초, 풍경덩굴, 방울초롱아재비, 괴등룡(塊登龍), 가포달(假浦達), 삼각포(三角泡)라고도 한다. 꽃말은 '어린 시절의 추억, 당신과 날아 가고파'이다.

 

풍선덩굴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이다. 아시아, 아프리카의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는 설도 있다. 한반도에는 1912~45년 무렵에 들어온 귀화식물이다. 한반도에서는 월동이 어려워 한해살이풀이 되었다. 들판으로 퍼져나가 관목 주위에서 자란다. 

 

풍선덩굴(충주시 교현동 거꾸로콩나물국밥 앞 보도, 2021. 10. 20)

풍선덩굴은 길이 2~3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에 기어 올라가며, 털이 거의 없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2회 3출 또는 2회 우상으로 갈라진다. 엽병이 길지만 최종소엽은 엽병이 짧다. 잎은 난상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8~10월에 흰색으로 핀다. 잎보다 긴 화경이 잎겨드랑이에서 자라고, 밑부분에서 1쌍의 덩굴손이 자란다. 꽃받침조각은 4개로서 밖의 2개가 다소 작고, 꽃잎도 4개로서 크기가 각각 다르며, 내부 한쪽에 밀선반이 있다. 수술은 8개이며, 씨방은 3실이다. 열매는 꽈리 모양이고, 각 실에 흑색 종자가 들어 있으며, 한쪽에 심장상의 백색 점이 있다.

 

풍선덩굴(충주시 교현동 거꾸로콩나물국밥 앞 보도, 2021. 10. 20)

풍선덩굴은 흰 꽃과 구형의 부푼 열매가 아름답기 때문에 정원에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필리핀에서는 식용하기도 한다. 잎과 줄기, 꽃 등을 날것으로 약용하거나 말려서 약재로 쓴다. 식물 전체를 술로 담가서 마시기도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유해식물로 분류되어 유통이 금지되어 있다.

 

풍선덩굴의 전초(全草)를 본초명 가고과(假苦瓜)라고 한다. 청열해독(淸熱解毒), 이수(利水), 양혈(凉血)의 효능이 있어 황달, 임병(淋病), 정창(疔瘡), 수포창(水泡瘡), 개라(疥癩), 사교상(蛇咬傷) 등을 치료한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나 '동의보감'에는 수재되어 있지 않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가고과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2. 3. 14.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