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미덕, 음덕' 뚱딴지

林 山 2022. 3. 8. 14:34

멀리서 바라보면 해바라기꽃으로 착각하기 쉬운 꽃이 있다. 바로 뚱딴지꽃이다. 뚱딴지는 돼지감자라고도 한다. 돼지감자의 예쁜 꽃을 보면 왜 이름을 뚱딴지라고 붙였을까 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엉뚱한 행동이나 생각을 뚱딴지라고 하기 때문이다. 돼지감자는 워낙 번식력이 좋기 때문에 예상치도 못한 엉뚱한 곳에서도 마구 나온다고 해서 뚱딴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돼지감자는 사람이 먹을 수 없고 돼지나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뚱딴지는 멧돼지도 좋아하는 먹이다. 하지만 요즈음 뚱딴지는 당뇨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뚱딴지 꽃(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 2007, 9. 30)

중국에는 뚱딴지에 얽힌 옛날 이야기가 전해 온다. 河北省的深泽县有一个小伙子叫刘明,无意中他偶得一块人心。谁承想,他把心拿到河里洗过后,人心变成一个美丽的姑娘。姑娘感激刘明的知遇之恩,两人喜结连理,成了一对夫妻。而刘明心如蛇蝎的嫂子却以为那姑娘是个妖怪,于是打碎了盛放心的碗,那样也觉得不解气,把人心剁成碎块,然后埋到了房后的井台上。 晚上,姑娘托梦给刘明,说是她已幻化成鬼子姜,每年开出黄花的时候在井台上与他相会。刘明到井台上果然见密密麻麻的鬼子姜,于是每年都到井台与妻子相会,抱头痛哭,而且每年收获鬼子姜时,总不肯挖完,让它生根发芽,盼的是和妻子重逢相会。(허베이성(河北省) 싄쩌현(深泽县)에 류밍(刘明)이라는 총각이 있었다. 류밍은 뜻하지 않게 우연히 렌신(人心)을 얻었다. 유밍은 렌신을 데리고 물가로 가 깨끗이 목욕을 시켰더니 갑자기 아름다운 처녀로 변하였다. 렌신은 류밍을 만나 은혜를 입음에 감격하였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류밍은 아내가 뱀이나 전갈이 변한 요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렌신을 때려부숴서 그녀의 밥그릇에 담아 놓았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자 류밍은 렌신을 더 잘게 부순 뒤 뒷뜰의 우물가에 묻어 버렸다. 그날 밤 렌신이 류밍의 꿈에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꾸이쯔쟝(鬼子姜)으로 변하였습니다. 해마다 노란색 꽃이 필 무렵 이 우물가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류밍이 꿈에서 깨어나 우물가에 가보니 과연 꾸이쯔쟝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해마다 꾸이쯔쟝 꽃이 필 때면 류밍은 우물가에서 죽은 아내를 만나 서로 부등켜안고 통곡하였다. 그는 꾸이쯔쟝을 캘 때 조금씩 남겨두곤 했다. 그는 땅속에 남아 있는 꾸이쯔쟝의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나면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았다.)  믿거나 말거나다. 

 

뚱딴지 꽃(충주시 교현동 주공아파트, 2021. 10. 15)

뚱딴지는 초롱꽃목 국화과 해바라기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헬리안투스 투베로수스 린네(Helianthus tuberosus L.)이다. 영어명은 캐너더 포테이토(Canada potato) 또는 저루설럼 아티초크(Jerusalem artichoke), 선초크(sunchoke), 지러솔(Girasole)이다. 중국명은 쥐위(菊芋), 이명에는 양쟝(洋姜), 꾸이쯔쟝(鬼子姜)이 있다. 일어명은 기쿠이모(キクイモ, きくいも, 菊芋), 독일어명은 토피남부르(Topinambur)이다. 뚱딴지를 돼지감자, 당감자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뚝감자라고 한다. 꽃말은 '미덕, 음덕'이다.  

 

뚱딴지는 북아메리카 동북부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한반도에서는 재배하기도 하고 야생에서 자라기도 한다. 처음에는 덩이줄기를 식용으로 하기 위해 심었으나 지금은 인가 근처에서 야생으로 자란다. 때로는 약용작물이나 사료작물로 심기도 한다.

 

뚱딴지 꽃(충주시 연수동 연수동편2길, 2021. 10. 17)

뚱딴지의 뿌리는 땅속줄기 끝이 굵어져서 덩이줄기가 발달하며 털이 있다. 키는 1.5~3m이다. 줄기에는 거친 털이 있어 껄끄럽다. 잎에는 털이 있다. 밑부분의 잎은 마주나기하고 윗부분의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 타원형이다. 잎 길이는 15cm 내외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기부에서 3맥이 발달하고 엽병에 날개가 있다.

 

꽃은 9~10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져서 끝에 머리모양꽃차례가 달린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8cm 정도로서 가장자리에 10개 이상의 혀꽃이 달린다. 총포는 컵모양이며 총포 조각은 2~3줄로 배열한다. 열매는 수과이고 비늘조각 모양의 돌기가 있다.

 

뚱딴지의 유사종에는 해바라기(sunflower, 向日花)가 있다. 해바라기(Helianthus annuus L.)는 한해살이풀이다. 뿌리는 덩이로 굵어지지 않는다. 머리모양꽃차례는 지름 20~30cm로 뚱딴지보다 크다.

 

뚱딴지(출처 우리주변식물생태도감)

뚱딴지는 괴경을 생으로 먹거나 샐러드, 즙을 내어 마신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하고 들그무리하다. 으깨어 죽을 쑤어 먹기도 하며 볶음 및 조림으로 먹기도 한다. 생채나 튀김용으로도 적당하다. 꽃으로는 차를 내려 마신다. 덩이줄기를 알코올 제조 원료로 쓰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요리에 넣는 야채로 많이 이용하고, 프랑스에서는 가축 사료용으로 오랫동안 심어왔다. 미국에서는 피클이나 양념, 다이어트 요리를 만드는 데 쓴다. 염료 식물로도 이용할 수 있다. 

 

2011년 경부터 뚱딴지가 천연 인슐린이라고 알려지면서 당뇨병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뚱딴지에는 인슐린 효과를 내는 성분은 들어 있지 않다. 뚱딴지에 들어 있는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인슐린과 비슷하여 천연 인슐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다만, 돼지감자에 들어 있는 이눌린과 프록토오스 성분이 혈당을 높여주지 않기 때문에 대체 식품으로 섭취하면 혈당 관리를 할 수는 있다. 이눌린 분자는 작은 불활성 과당이다. 소화계를 통해 흡수되지 않은 채 빠져나가기에 세포 활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눌린은 몸에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의 음식에 단맛을 내는 데 쓰인다. 뚱딴지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타민 C와 칼륨, 철, 무기질 등이 풍부하며 면역력을 높여주고 피로 해소에 좋다. 또, 배변 활동을 도와 장 건강에도 좋다. 열량이 낮고 독소를 배출하여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재료이다.

 

2022.3. 8.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