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가련미의 극치' 쥐꼬리망초

林 山 2022. 3. 3. 14:35

산으로 들로 다니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새로운 풀꽃들을 만나는 것이다. 2021년 11월 초순 충주에 있는 계명산을 오르다가 앙증맞게 피어난 쥐꼬리망초 꽃을 만났다. 쥐꼬리망초는 꽃이 작아서 바싹 다가가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쥐꼬리망초는 털투성이 포엽과 꽃받침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꽃차례가 마치 쥐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쥐꼬리망초는 통화식물목 쥐꼬리망초과 쥐꼬리망초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유스티키아 프로쿰벤스 린네(Justicia procumbens L.)이다. 속명 '유스티키아(Justicia)'는 18세기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이자 원예가인 제임스 저스티스(James Justice)의 라스트 네임(성)을 라틴어로 표기한 것이다. 종소명 '프로쿰벤스(procumbens)'는 '복와(伏臥), 도복형(倒伏形)'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프로쿰보(procumbo, fall forward, sink down, prostrate)'에서 유래했다. ​영어명은 오리엔틀 워터-윌로우(Oriental water-willow), 일어명은 기츠네노마고(キツネノマゴ, きつねのまご, 狐の孫)이다. 중국명은 쥐에촹(爵床), 이명에는 샹수(香苏), 치옌라오무차오(赤眼老母草) 등이 있다. 쥐꼬리망초를 무릎꼬리풀, 쥐꼬리망풀, 꼬리망풀, 서미홍(鼠尾紅), 소청(小靑), 야만년청(野萬年靑), 대압초(大鴨草), 호자초, 작상(爵狀), 적안노모초(赤眼老母草)라고도 한다. 꽃말은 '가련미의 극치'이다.

 

쥐꼬리망초(충주 계명산, 2021. 11. 6)

쥐꼬리망초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온대 지방에 분포한다. 인도차이나 반도, 인도, 말레이시아, 타이완 등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도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경기도 이남 지방에 흔하게 야생한다. 산야지 산기슭이나 원야지 길가, 밭둑에서 자란다.

 

쥐꼬리망초의 키는 30cm 정도이다. 줄기는 밑부분이 굽고 윗부분이 곧추선다. 원줄기는 사각형이며 녹색이다. 줄기의 마디가 굵고 많은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긴 타원상 피침형에 예두 예저이다. 잎 길이는 2~4cm, 폭은 1~2cm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가느다란 톱니가 있다. 엽병은 길이 5~15mm이다.

 

꽃은 7~11월에 연한 자홍색 또는 흰색으로 핀다. 원줄기나 가지 끝에서 길이 2~5cm인 이삭꽃차례를 이룬다. 포, 작은포, 꽃받침열편은 거의 비슷하다. 꽃받침열편은 좁은 피침형이며 길이 5~7mm로서 가장자리가 투명한 막질이고, 주맥과 더불어 털이 있으며 깊게 5개로 갈라진다. 꽃부리는 길이 7~8mm로서 꽃받침보다 길며, 하순은 3개로 갈라지고 흰색 또는 연한 홍색 바탕에 적색 반점이 있다. 2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꽃받침과 길이가 비슷하고 2개로 갈라지며, 4개의 종자는 잔주름이 있다.

 

쥐꼬리망초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하지만, 충주 지방에서는 쥐꼬리망초를 나물로 먹지 않는다. 쥐고리망초는 사료나 밀원으로도 이용한다.

 

쥐꼬리망초의 전초(全草)를 작상(爵床)이라고 한다. 작상은 청열해독(淸熱解毒), 이습(利濕), 활혈지통(活血止痛)의 효능이 있어 감기발열(感氣發熱), 해수(咳嗽), 인후통(咽喉痛), 말라리아, 세균성설사, 황달, 신염부종(腎炎浮腫), 근골동통(筋骨疼痛), 소아감적(小兒疳積, 영양불량빈혈증), 옹저정창,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류마티스(rheumatis)에도 사용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작상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2. 3. 3.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