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행복한 종말' 칸나(Canna)

林 山 2022. 3. 1. 11:23

칸나(Canna)가 없는 정원의 화단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원이 있는 집에서는 대부분 화단에 칸나 한두 포기쯤은 키우고 있다. 칸나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키가 비교적 큰 편이고, 잎이 넙적해서 시원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꽃도 아름다워서 화초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칸나가 있는 정원은 왠지 열대의 낭만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듯하다. 요즘에는 공원이나 도로변 화단에도 칸나를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칸나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온다. 옛날 인도에 질투심 많은 악마 네와다드가 살았다. 어느 날, 고타마 싯다르타가 높은 법력(法力)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해지자 네와다드는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네와다드는 싯다르타를 해치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언덕에 올라 싯다르타가 지나갈 때 큰 바위를 굴려 죽이려고 했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네와다드는 때마침 지나가는 싯다르타를 향해 큰 바위를 굴렸다. 바위는 싯다르타 발아래서 산산이 부서졌다. 부서진 바위 파편이 싯다르타의 발등을 때려 피가 흘렀고, 피가 떨어진 땅에서는 붉은색 꽃이 피어났다. 이 꽃이 칸나라는 전설이다. 믿거나 말거나다.

 

칸나(충주시 연수동 주공아파트 1단지 보도, 2021. 10. 27)

칸나는 생강강(生薑綱) 홍초과(紅草科) 홍초속(紅草屬)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홍초속은 홍초과의 단일 속으로 약 500여 종의 식물이 포함된다. 학명은 캐너 제너랄리스 리버티 하이드 베일리 & 에델 조 베일리(Canna generalis L.H.Bailey & E.Z.Bailey)이다. 영어명은 캐너(Canna), 일어명은 간나(カンナ, かんな)이다. 중국명은 따화메이런쟈오(大花美人蕉), 이명에는 홍옌쟈오(紅艳蕉), 란쟈오(蘭蕉), 탄화(曇華) 등이 있다. 칸나를 뜰홍초, 왕홍초(王紅草)라고도 한다. 홍초(紅草)는 붉은 꽃을 가진 파초(芭蕉)라는 뜻이다. 꽃말은 '행복한 종말, 존경'이다. 

 

칸나의 원산지는 열대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이다. 서인도제도와 중앙 아메리카의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는 약 60종의 원종이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원예품종을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칸나(충주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 보도, 2021. 11. 2)

칸나의 뿌리는 고구마 같은 굵은 근경이 있다. 키는 1~2m 정도이다. 원줄기는 원주형이고 홍자색 또는 녹색이다. 줄기를 자르면 점액이 나온다. 잎은 넓은 타원형이며, 길이 30~40cm로서 양끝이 좁다. 잎 밑부분은 엽초로 되어 원줄기를 감싸며 측맥이 평행하다.

 

꽃은 6월 초여름부터 가을에 서리가 내릴 때까지 계속 핀다. 꽃색은 노란색, 주황색, 흰색, 분홍색, 붉은색, 보라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꽃 지름은 10cm이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 3개이고, 꽃잎이 훨씬 크다. 꽃잎 같은 3개의 수술은 도란상 원형이고, 지름 5~7cm로서 한쪽에 꽃밥이 달린다. 암술대는 적자색이며 넓은 선형이다. 씨방은 하위이고 둥글며, 젖꼭지 모양의 돌기가 있고 녹색이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둥글고 잔돌기가 있으나 익으면 잘 떨어진다. 종자는 흑색이고 둥글며 딱딱하다.

 

칸나(충주시 연수동 행정복지센터 보도, 2021. 11. 2)

칸나의 원예품종에는 칸나 인디카(Canna indica)를 비롯하여 100종 이상이 있다. 원예품종은 크게 프랑스 칸나와 이탈리아 칸나로 나뉜다. 프랑스 칸나는 칸나 인디카를 원종으로 프랑스에서 개량한 것이고, 이탈리아 칸나는 이탈리아에서 개량된 것으로 칸나 프락키다(Canna flaccida)와 칸나 이리디플로라(Canna iridiflora)의 잡종이다. 오늘날 인기있는 원예품종은 주로 프랑스 칸나이다.

 

식용 칸나로 알려진 칸나 에둘리스(Canna edulis)는 흔히 퀸즈랜드 애로우룻(Queensland arrowroot) 또는 에더블 캐너(Edible Canna)라고도 불린다. 뿌리에 들어있는 녹말이 경제적인 가치가 높아 페루, 하와이 등 여러 나라에서 재배한다. 열대지방에서는 넓은 잎에 음식을 담아 먹기도 한다.

 

2022. 3. 1.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