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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제주 4.3 항쟁 74주년 추념식에 참석하여 - 윤호상(한국전쟁피학살자유족회 상임대표)

林 山 2022. 4. 4. 18:36

2022년 4월 3일은 제주 4.3 항쟁 74주년 국가추념일이었다. 제주 4.3 항쟁 74주년 국가추념일을 맞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상임대표의장 윤호상)는 논평을 내 항쟁의 원인과 의의를 밝히고 진상 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촉구하였다. 

 

논평은 진상 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등은 여순 항쟁, 나아가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논평은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는 반드시 재발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배보상특별법을 제정하여 거족적 사회적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제주 4.3 항쟁 74주년 국가추념일을 맞아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가 낸 논평 전문이다. <林 山> 

 

윤호상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상임대표의장

제주 4.3 항쟁 74주년 추념식에 참석하여 - 윤호상(한국전쟁피학살자유족회 상임대표)

 

오늘은 제주 4.3 항쟁 74주기 국가추념일이다. 제주와 서울 에서 각각 74주기를 기리는 4.3이 머우꽈? 기억투쟁 73년 제주4,3 행사가 개최되었다.

 

한국전쟁민간인피학살전국유족회도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기위해 추모행사에 참여하였다. 화창한 봄날씨에 제주 4,3 범국민위원회 일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행사를 준비하고있었다.

 

정치인들과 관련 단체,그리고 제주 4,3 항쟁 피해 유족들과 '순이 삼촌' 현기영 작가도  참여하여 그때의 참상을 회고하며 경건하게 추념식을 거행하였다.

 

4.3 항쟁이 발발한 원인을 되돌려보자. 해방공간과 한국전쟁까지 소환하여 기억의 공간에서 이야기하여 보자.

 

1945년 8월 15일 일본왕 히로히토가 떨리는 목소리로 항복 방송을 하고 조국이 해방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조선 인민들은 해방의 기쁨 때문에 외세의 한반도 개입을 예상하지 못하였다. 민족의 지도자 여운형 선생은 조선총독부의 요청을 받아 건국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일본군의 무장해제. 형무소에 수감중인 독립운동가 석방. 문화제 반출 금지 등을 요구하고 국내 치안 유지를 건국준비위원회에서 담당하였다. 

 

미 국무부 육군 대령 딘 러스크가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하기 위해 38도선 이북은 8월 17일 소련군이 진주했고, 이남에는 미군이 진주하였다. 건준은 9월 6일 조선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다.

 

미 육군 태평양사령부는 9월 7일 인천에 상륙하였다. 남한에 군정을 선포한 미군정은 맥아더 포고령을 선포하고 점령군이되어 조선 민중을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식량 배급 문제.노동자의 권익 문제 등을 강경하게 무력으로 진압하였다. 해방 정국은 조선 인민들이 바라는 대로 되지 못하고 비극적인사태가 발생하였다. 화순 탄광노동자 학살, 대구 10.1 항쟁.제주 4,3 항쟁, 여순 항쟁으로 이어지는 공포 속에서 저항하는 조선 민중들이 무참하게 학살되었다.

 

미소공동위원회가 설치되어 신탁문제로 갈등을 빚고 와중에 여운형 선생이 암살당하는 비극적 사태가 발생하고 이승만은 좌우합작을 무시하고 정읍에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하고 반공을 국시로 표방하면서 남한내의 모든 공산당 조직을 사실상 불법화하기에 이른다. 

 

제주 4,3 항쟁도 미 군정이 이승만.조병옥 등 친일경찰과 군인을 앞세워 잔인무도하게 진압하였다. 그들은 "우리는 제주도민들이 필요한 게 아니고 제주도가 필요하다"라고 공언하였다. 미 군정과 이승만의 단독선거,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민중시위가 계속되었다.

 

제주도민은 민족 자주 통일 정부의 기치를 내걸고 학생들과 도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승만 정권을 반대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5월 10일 남한만의 단독선거가 실시되자 제주도내 2개 선거구에서 투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거가 무효화됐다. 그러나 7월 17일 헌법 제정을 거쳐 8월 15일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승만 정권은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를 무효화시킨 제주 지역에 대한 보복을 시작한다. 4.3 항쟁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1954년 9월 21일까지 토벌작전을 계속한다. 그 결과 제주도민의 10%에 달하는 3만여 명이 희생당한다. 이승만의 광기였다. 여순 항쟁도 제주 4,3 항쟁의 연장선상에서 발생된 사건이었다.

 

여수 주둔 14연대 무장봉기 군인들이 제주도민 진압을 거부하고 무혈로 여수, 순천경찰서를 접수하고 자주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하고  민중들의 동조아래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자 이승만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견벽청야작전을 감행하여 2만여명에 달하는 무고한 양민을 대량학살하였다. 국가보안법의 시초인 반공법의 효시였다.

 

이어 한국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이승만은 도주하기 급급하였고 패주하면서 한강 인도교를 폭파하고 거짓 방송으로 서울시민의 발을 묶어놓고 애국지사와 보도연맹원을 비롯한 민간인을 국가의 공권력을 이용하여 백만명이 넘는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였다.

 

오호 통재라!

 

어찌 이것을 나라라고 할 수 있으며 지도자라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분단을 획책하고 미군의 개입을 요청하고 그들에 의해 70년 분단 적폐를 펴온 이승만은 저승에서라도 편히 지낼 수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국부로 추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제주 4,3 항쟁을 퇴색시키고 분단을 영구 고착화시켰던 민족의 배반자라 아니할 수 없다.

 

오늘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 4.3의 아픈 역사와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아픔을 치유하며, 화해와 상생,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 “붉은 동백꽃 만개”, “비극에서 평화로 나아간 4.3 역사의 힘”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윤 당선자는 제주 4,3 . 74주기 추념식에 최초로 참석하는 데 방점을 두는 데 그쳤다 외세와 이승만 독재정권이 빚은 원인에 대해서는 침묵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되고 장기전에 돌입할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는 함부로 안보를 거론하면서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나라와 민족을 사랑한다면 평화의 소중함부터 깨우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4.3 항쟁이 일어난 지 70여년 동안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다가 작년 3월 23일에야 '제주 4ㆍ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금년 1월 법 개정을 통해 ‘희생자에 대한 보상’을 삽입했다

 

희생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유가족들을 보듬어주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재발방지법도 제정하여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미완의 과거사 여순 항쟁과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문제도 유리알처럼 투명한 진실 규명과 국회에서 배보상특별법을 제정하여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적절한 배보상을 실시하여야만 거족적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청산되지 못하는 과거사는 반드시 재발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2022년 4월 3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상임대표의장 윤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