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애정, 사랑의 고백' 튤립(Tulip)

튤립(Tulip)은 터키와 네덜란드의 나라꽃이다. 터키에서 태어난 튤립은 네덜란드로 건너가서 나라꽃이 된 풀꽃이다. 튤립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인기 있는 풀꽃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튤립은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이나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튤립 때문에 빚어진 유명한 사건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Tulip mania)이다. 당시 일확천금을 노린 네덜란드인들이 튤립 알뿌리에 묻지마식 투자를 하면서 과열 투기현상이 벌어졌다. 세계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이었다. 1630년대 중반에는 튤립 알뿌리 하나가 8만7000유로(약 1억1,7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튤립 알뿌리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구매자가 없는데도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났기 때문에 마침내 거품이 터지고 말았다. 튤립에 투자했던 상인들은 빈털털이가 되었고, 귀족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튤립 파동은 네덜란드가 경제대국의 자리를 영국에 넘겨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튤립(충주시청 앞 공원, 2022. 4. 15)

튤립은 외떡잎식물(單子葉植物) 백합목 백합과 산자고속의 구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툴리파 게스네리아나 린네(Tulipa gesneriana L.)이다. 영어명은 튤립(tulip) 또는 디디어스 튤립(Didier's tulip), 가든 튤립(garden tulip), 게스너스-튤립(gesner’s-tulip)이다. 일어명은 츄릿프(チューリップ) 또는 웃콩코우(ウコンコウ, うっこんこう, 鬱金香)이다. 중국명은 위진샹(郁金香) 또는 위샹(郁香), 양허화(洋荷花), 차오싀샹(草麝香), 허란화(荷兰花)이다. 튤립의 본초명은 울금향(鬱金香), 울금향근(鬱金香根)이다. 

 

튤립의 공통적인 꽃말은 '명성, 애정, 사랑의 고백'이다. 튤립은 꽃의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르다. 빨간색은 '사랑의 고백', 분홍색은 '애정, 배려, 사랑의 시작',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 노란색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헛된 사랑', 흰색은 '실연'이다. 노란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는 망고 튤립의 꽃말은 '매혹적인 사랑, 수줍은 사랑의 표시'이다.  

 

튤립의 원산지는 오스트리아에서 이탈리아, 동쪽으로는 일본에 이르는 유라시아 대륙이다. 원산지에는 약 100종의 튤립이 분포한다. 이중 65% 이상이 지중해 동부와 러시아 남동부 지역에 분포한다. 유럽에서 재배되고 있는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이다. 터키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인 오기에르 기슬랭 드 뷔스베크(Oghier Ghislain de Busbecq, 1522~1592)는 처음으로 튤립을 유럽에 전했다. 156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튤립을 실은 배가 벨기에의 안트베르펜에 도착하면서 유럽에 튤립 재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튤립은 1593년 '튤립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계 네덜란드 식물학자 카를루스 클루시우스(Carolus Clusius)에 의해 네덜란드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튤립은 현재 전 세계의 공원이나 정원에서 재배되고 있다. 일본의 니가타현(新潟県) 니가타시(新潟市)는 튤립의 특산지이다. 한국에서는 알뿌리를 네델란드나 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한다.  

 

튤립(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튤립의 비늘줄기는 달걀처럼 생겼다. 줄기는 원주형으로 곧추선다. 키는 높이 25~50cm 정도이다. 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어긋나며, 잎 밑부분이 화경을 감싼다. 잎 길이는 20~30cm 정도로 타원상 피침형이다. 잎 가장자리는 물결 모양으로 다소 말린다. 잎 표면은 청록색 바탕에 흰빛이 돌고, 뒷면은 색이 짙다. 

 

꽃은 4~5월에 피어난다. 꽃 색깔은 빨간색, 분홍색, 보라색, 노란색, 주황색, 흰색, 흑자색 등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이다. 꽃줄기 끝에 1개씩 위를 향해 핀다. 꽃은 길이 7cm 정도의 종 모양으로 꽃잎은 위로 다소 퍼진다. 꽃은 꽃잎 3장과 꽃받침잎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술은 6개로 서로 떨어져 있다. 3개의 방으로 된 씨방의 끝에는 암술대가 없는 3갈래로 갈라진 암술머리가 있다. 열매는 삭과이다.

 

튤립(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튤립은 현재 등록된 원예품종만 약 8,000종이나 된다. 꽃 피는 시기, 꽃의 유형, 식물체의 크기 등에 따라 몇 가지 계통으로 분류된다. 조생종에는 홑꽃종과 겹꽃종이 있으며, 중생종에는 멘델 튤립(Mendel tulip)과 다윈 튤립(Darwin tulip)이 있다. 만생종에는 다윈 튤립, 잡종형 튤립, 카티지 튤립(cottage tulip), 백합형 튤립, 겹꽃 만생종, 패럿 튤립(parrot tulip) 등이 있다.단색인 튤립은 단일색종(self-colored), 줄무늬가 있는 튤립은 줄무늬종(broken)이라 부른다. 튤립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색깔을 띤 줄무늬가 생기는데, 이때 환상(環狀)의 형태로 흰색 또는 노란색 바탕에 불규칙한 줄무늬가 생긴다.

 

튤립은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꽃이 단아해서 화분용으로도 알맞다. 꽃꽂이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경기도 고양시는 튤립의 특산지로 유명하다.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면에 조성된 신안튤립공원이 있다. 신안군에서는 4월 중순부터 4월 하순까지 튤립축제를 연다.

 

2022. 5. 10.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