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아름다운 추억' 좁은잎빈카(Vinca minor)

林 山 2022. 5. 11. 18:14

국립수목원과 충주시 노은면 물탕골에서 좁은잎빈카(Vinca minor, 빈카 마이너)를 만났다. 초보자들은 빈카속(Vinca) 식물 가운데 빈카 메이저(Vinca major)와 좁은잎빈카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빈카 메이저와 빈카 마이너는 잎자루와 앞 가장자리의 털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별한다. 잎자루와 앞 가장자리의 털이 있으면 빈카 메이저, 없으면 빈카 마이너다.    

 

좁은잎빈카(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좁은잎빈카는 속씨식물 쌍떡잎식물강 용담목 협죽도과 빈카속의 덩굴성 상록식물이다. 학명은 빈카 마이너 린네(Vinca minor L.)이다. 영어명은 레서 페리윙클(lesser periwinkle) 또는 드워프 페리윙클(dwarf periwinkle), 스몰 페리윙클(small periwinkle), 커먼 페리윙클(Common periwinkle)이다. 영어명 'periwinkle'은 이 꽃의 러시아 이름인 'pervinka'(페르빈카)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처음'(first)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pervi'가 붙여졌다. 미국에서는 좁은잎빈카를 머틀(myrtle) 또는 크리핑 머틀(creeping myrtle)이라고도 한다. 일어명은 히메쓰루니치니치소우(ヒメツルニチニチソウ, 姫蔓日々草), 중국명은 샤오만창춘화(小蔓长春花)이다. 꽃말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좁은잎빈카(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좁은잎빈카의 원산지는 포르투갈과 프랑스에서 북쪽으로 네덜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 동쪽으로는 코카서스에 이르는 중부 및 남부 유럽, 터키와 서남아시아 등지이다. 한국에서는 원예식물로 들여온 귀화식물이다. 

 

좁은잎빈카(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좁은잎빈카는 뿌리에서 올라온 줄기가 덩굴 형태로 포복하며 자란다. 키는 30cm 정도이다. 줄기는 지면에 붙어서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고, 길이 1m 가량 자란다. 잎은 마주나기한다. 잎줄기와 잎 가장자리에는 털이 없다. 잎 길이는 2~4.5cm, 너비는 1~2.5cm로 빈카 메이저에 비해 좁다. 잎 표면은 가죽 같은 질감과 광택이 있다. 

 

좁은잎빈카의 꽃은 4~7월에 줄기 윗부분 잎겨드랑이에서 긴 꽃대가 나와 바람개비를 닮은 푸른 보라색 또는 엷은 자색이 도는 푸른색 꽃이 핀다. 더러 가을에도 꽃이 피기도 한다. 꽃의 지름은 2~3cm이다. 꽃잎은 5개이며, 빈카 메이저보다 꽃잎의 너비가 좁다. 열매는 한 쌍의 대과(袋果)이며, 길이는 2.5cm 정도이다. 대과에는 수많은 종자가 들어 있다 

 

좁은잎빈카(포천 국립수목원 , 2022. 5. 8)

한국에서는 좁은잎빈카뿐만 아니라 빈카 메이저, 분홍색 꽃을 피우는 일일초, 잎에 노란색 무늬가 있는 금맥무늬빈카, 잎가장자리가 흰색인 무늬빈카 등의 변종을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고 있다. 남부 지방에서는 지피 식물로 이용되며, 특히 경사지의 토사 방지용으로 적당하다. 식물 전체에 독성이 있어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좁은잎빈카(포천 국립수목원 , 2022. 5. 8)

'원색도담 허브'에는 좁은잎빈카에 대해 '자궁 출혈, 장 출혈, 객혈 등의 지혈제로 쓰이며, 노년기의 뇌혈관 순환 개선, 기억력 증강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다. '익생양술대전'에는 '주로 악성 종양을 풀어 준다. 관련질병: 암, 어혈, 옹종, 종양(악성)'이라고 나와 있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좁은잎빈카를 거의 쓰지 않는다. 

 

2022. 5. 11.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