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황철쭉 '정열'

林 山 2022. 7. 2. 01:35

2022년 5월 초순경 걍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에서 이제 막 꽃봉오리를 활짝 터뜨리기 시작한 황철쭉을 만났다. 황철쭉은 귀화식물이어서 그런지 아직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꽃나무는 아니다. 황철쭉 꽃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황철쭉(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황철쭉은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의 낙엽 활열 관목이다. 학명은 로도덴드론 자포니쿰 포르마 플라붐 (미요시) 나카이[Rhododendron japonicum f. flavum (Miyoshi) Nakai]이다. 속명 'Rhododendron'은 '장미'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rhódon'(로돈)과 '나무'의 뜻을 가진 'déndron'(덴드론)의 합성어다. 종소명 'japonicum'은 원산지가 일본임을 의미한다. 'f'는 'forma'(품종)의 약자이다. 'flavum'은 라틴어로 '황색'이란 뜻이다. 

 

Rhododendron japonicum f. flavum (Miyoshi) Nakai란 학명은 일본어 자료인 'Flora of Mikawa'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北信州の道革圖鑑'에 나오는 기렌게츠츠지[キレンゲツツジ, 黃蓮華躑躅, Rhododendron japonicum (A.Gray) Suringer f. flavum (Miyoshi) Nakai]가 가장 유사한 학명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렌게츠츠지의 꽃은 노란색으로 국립수목원의 황적색 꽃이 피는 황철쭉과는 다르다. 오히려 렌게츠츠지(レンゲツツジ, 蓮華躑躅, Rhododendron molle subsp. japonicum)가 국립수목원의 황철쭉 같아 보인다. 렌게츠츠지의 이명에는 우마츠츠지(ウマツツジ, 馬躑躅), 베코츠츠지(ベコツツジ, 牛躑躅) 등이 있다. 말이나 소가 먹었을 때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황철쭉의 중국명은 길 잃은 어린 양이 황철쭉 꽃봉오리를 어미젖인 줄 알고 먹은 후 죽었다고 해서 양지주(羊踯躅)이다. 한 개의 꽃받침 속에 꽃이 9개 정도 피기 때문에 황철쭉을 구봉화(九峰花)라고도 한다. 꽃말은  '정열'이다. 

 

황철쭉의 원산지는 일본이며 중국에도 분포한다. 한강토(조선반도)에는 수목원이나 식물원에서 전시하고 있다. 꽃이 아름답고 특이해서 공원이나 정원에 심는다.

 

황철쭉(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황철쭉의 키는 1∼2m까지 자란다. 줄기의 껍질은 황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거꾸로 선 바소꼴이며 양 끝이 둔하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털이 있다. 잎 길이는 5∼10cm, 너비는 1.5∼3cm이다. 잎의 색은 연녹색이다가 가을이면 황색으로 변한다.

 

꽃은 4∼5월에 주황색으로 핀다. 묵은 가지 끝에 4∼5개씩 옆을 향하여 핀다. 꽃대에는 샘털이 있다. 꽃부리는 퍼진 종처럼 생겼으며, 지름 5∼7cm이다. 보통 주황색 바탕에 반점이 있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씨방에는 털이 있다. 꽃색은 여러 가지가 있다. 꽃색이 주황색인 것이 황철쭉이다.

 

황철쭉(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황철쭉의 식물체에는 그레야노톡신(grayanotoxin), 로드자포닌(rhodjaponine) 등의 독성 물질이 들어있어서 살충 효과가 있다. 일어명 우마츠츠지(馬躑躅), 베코츠츠지(牛躑躅)나 중국명 양지주(羊踯躅)는 황철쭉의 독성을 경고하는 의미가 들어있는 이름이다. 

 

2022. 7. 2.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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