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버들개회나무 '청춘의 추억'

林 山 2022. 7. 22. 12:29

수수꽃다리속 식물 가운데 몇몇 종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수수꽃다리나 서양수수꽃다리 등과 함께 버들개회나무는 특징이 비교적 뚜렷해서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버들개회나무의 잎은 버들잎을 닮았고, 작고 흰 꽃들이 뭉쳐서 피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버들개회나무는 자생지가 많지 않아 야생에서 만나기 어려운 식물이다.  

 

버들개회나무(성남 신구대식물원, 2022. 5. 21)

버들개회나무는 물푸레나무목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시링가 포리 엑또르 레비에(Syringa fauriei H.Lev.)이다. 영어명은 윌로우-립 만주리안 라일락(Willow-leaf Manchurian lilac)이다. 꽃말은 '청춘의 추억'이다.

 

속명 'Syringa'는 '파이프(pipe), 관(tube)'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시링크스(syrinx)'에서 유래했다. 'syrinx'는 원래 '고광나무속의 작은 가지로 만든 피리'라는 뜻의 그리스어 '필라델푸스(Philadelphus)'였는데 후에 전용된 것이다. 종소명 'fauriei'는 프랑스 파리 외방 선교회에서 파견한 식물 채집가 위르뱅 포리(Urbain Faurie, 1847~1915) 신부, 'H.Lev.'는 프랑스 식물학자 오귀스탱 아벨르 엑토르 레베이예(Augustin Abel Hector Léveillé, 1864~1918)에서 딴 것이다. 포리 신부는 1874년에 일본에 와 니가타 현(新潟縣)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한편 일본의 식물을 광범위하게 채집하여 교토대학(京都大學)과 유럽의 프랑스, 영국 등의 식물학자들에게 보냈다. 그는 또한 조선에 부임한 서양 신부들의 협조를 받아 1901~1907년까지 3차례에 걸쳐 한강토(조선반도) 전역의 식물을 채집하여 유럽의 식물학자에게 보냈다. 강원도에서 채집한 한강토 특산식물 백부자도 그가 엑토르 레베이예에게 보내 학계에 처음 신종으로 보고한 것이다.

 

버들개회나무는 한강토를 비롯해서 중국 동북 지방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한다. 주로 금강산과 계방산 등지의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버들개회나무는 1906년 포리 신부가 금강산에서 채집한 것을 엑토르 레베이예가 1910년에 잎이 피침형인 특징을 들어 신종으로 발표하였다. 

 

버들개회나무(성남 신구대식물원, 2022. 5. 21)

버들개회나무의 키는 5~6m 정도까지 자란다. 2년생 이상의 줄기 껍질은 갈색이고, 작은 껍질눈이 뚜렷하게 돌출한다. 잔가지는 누런빛을 띤 녹색으로 윤기가 난다. 끝눈은 발달하지 않고, 가장 끝의 겨드랑이눈에서 꽃차례나 가지가 나온다. 

 

잎은 마주나기한다. 잎 모양은 피침형 또는 좁은 피침형이다. 잎 길이는 3.2~8.7cm, 나비는 1~2.4cm이다. 잎 양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표면은 녹색으로 털이 없고, 뒷면 맥 위에만 약간 있다. 잎자루는 길이 4~7mm이다.

 

꽃은 5월에 묵은 가지의 곁눈 겨드랑이에서 원뿔 모양 꽃차례로 달린다. 꽃부리는 흰색이다. 꽃자루는 짧다. 꽃부리의 판통은 1mm 정도로 짧다. 암술은 꽃받침통 속에 들어 있거나 약간 나오며, 수술은 길게 나온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타원형이고, 길이 8~11mm이다. 종자는 9월에 성숙한다.

 

버들개회나무(성남 신구대식물원, 2022. 5. 21)

버들개회나무의 유사종에는 개회나무(Manshurian lilac, 개구름나무, 시계나무), 꽃개회나무(Beautiful Wolf's lilac, 花野丁香), 짝짝에나무, 털개회나무[Syringa patula (Palib.) Nakai], 돌개회나무(Japanese Tree Lilac), 수개회나무, 긴잎개회나무, 털긴잎개회나무, 섬개회나무(Ulleungdo Miss Kim lilac), 흰섬개회나무, 정향나무, 수수꽃다리(조선정향, 해이라크), 서양수수꽃다리(lilac, 양정향나무, 라일락, 리라) 등이 있다. 

 

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 (Blume) H. Hara var. mandshurica (Maxim.) H. Hara]는 나무껍질이 흑갈색이며 가로무늬가 있다. 꽃은 5월 말~7월 초에 핀다. 새하얀 꽃이 마치 흰눈처럼 아름다우며 은은한 향기가 있다. 꽃개회나무(Syringa wolfii C.K.Schneid.)는 꽃이 6~7월에 핀다. 꽃부리는 연한 보랏빛의 붉은색이다. 한강토 특산식물로 고산식물이다. 꽃의 방향성이 뛰어나고 수수꽃다리와 비슷하나 잎이 긴 타원형이다. 잎이 나온 뒤에 꽃이 핀다. 짝짝에나무(Syringa wolfii var. hirsuta Hatus.)는 잎이 긴 타원형이다. 꽃은 7월에 보라색으로 핀다. 강원, 평북, 함경 등지에 분포한다. 일년생 가지와 꽃자루, 꽃받침에 털이 있고, 잎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화관통의 길이가 8~11mmj이며 중간형이 많다. 털개회나무[Syringa patula (Palib.) Nakai]는 잎이 타원형이다. 잎 뒷면에 융털이 밀생한다. 꽃은 5월 초~6월 말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꽃대는 없다.

 

돌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는 잎 뒷면에 작은 그물맥이 있고, 주맥 기부에 짧은 백색 털이 있다. 수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 f. bracteata (Nakai) T.B.Lee]는 꽃차례에 녹색 포가 달린다. 긴잎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f. longifolia T.B.Lee)는 잎이 긴 타원형으로 양끝이 좁고 뒷면에 털이 없다. 털긴잎개회나무(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f. koreana T.B.Lee)는 잎 뒷면에 털이 있다. 섬개회나무[Syringa patula var. venosa (Nakai) K.Kim]는 울릉도에 분포한다. 키는 1.5m 정도까지 자란다. 가지는 회갈색이고 삭과에 껍질눈이 산재한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 또는 아원형이다. 꽃은 5월에 자주색으로 피고 향기가 있다. 흰섬개회나무(Syringa patula var. venosa f. lactea K.Kim)는 섬개회나무와 비슷하나 꽃이 흰색이다. 흰색 꽃이 나무 전체를 가리면서 핀다. 한국 특산종이다. 

 

정향나무[Syringa patula var. kamibayashii (Nakai) M.Y.Kim]는 키가 1.5m 정도이다. 꽃은 5월에 홍자색으로 피고, 향기가 진하다. 일년생 가지와 꽃차례에 보통 털이 있다. 잎은 달걀 모양이고, 표면 맥이 들어가 있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수수꽃다리[Syringa oblata var. dilatata (Nakai) Rehder]는 황해도, 평안남도, 함경남도의 석회암 지대에 분포한다. 꽃은 4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꽃부리 지름은 2cm 정도이다. 서양수수꽃다리(Syringa vulgaris L.)는 키가 4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이며 광택이 난다. 꽃은 4~5월에 피며 향기가 짙다. 꽃부리 지름은 2cm 정도이다. 꽃은 흰색, 보라색, 붉은색 등 다양하다.

 

2022. 7. 22.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