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수삼나무) '아미타불'

林 山 2022. 7. 18. 19:04

전라남도 담양에 가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치유의 숲길'이라고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 숲길은 성인의 경우 2천 원의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포천 국립수목원에도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자라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곧고 크고 굵게 자라면서도 수형이 원뿔형으로 각이 잡혀 웅장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나무다. 

 

메타세쿼이아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등재되어 있지만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아직 등재되어 있지 않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영어명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와 북한명 수삼나무를 추천명으로 기재해 놓았다.   

 

메타세쿼이아는 석송문 석송강 석송목 낙우송과 메타세쿼이아속의 낙엽 활엽 침엽 교목이다. 학명은 메타세쿼이아 글립토스트리보이데스 후 & W.C.쩡[Metasequoia glyptostriboides Hu & W.C.Cheng]이다. 메타세쿼이어속의 현존하는 유일한 종이다. 영어명은 메터시쿼이어(metasequoia) 또는 돈 레드우드(Dawn redwood)이다. 북한에서는 메타세쿼이아를 수삼나무라고 한다. 꽃말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이다. 

 

속명 'Metasequoia'는 '뒤에'라는 뜻의 그리스어 'meta'와 속명 'Sequoia'의 합성어이다. 'Sequoia'는 북미 대륙의 낙우송과에 속하는 침엽수로 이루어진 속이다. 세쿼이아 속은 레드우드(redwood, 미국 삼나무) 한 종뿐이다. 'Sequoia'는 아메리칸 인디언 추장 '세쿼이아'를 기념하기 위해서 붙인 것이다. 'Metasequoia'는 '뒤의 세쿼이아'라는 뜻이다. 일본 식물학자 미키 시게루(三木茂)에 의해 1941년 화석으로 발견되어 '세쿼이아 뒤를 잇는 나무'라 하여 'Metasequoia(메타세쿼이아)'라고 명명했다. 'Hu'는 중국 식물분류학의 창시자 후셴수(胡先驌, Hu Xiansu, Hu Hsien-Hsu), 'W.C.Cheng'은 세계 최고의 겉씨식물 분류학자인 중국의 쩡완쥔(郑万钧, Zheng Wanjun, Cheng Wan-Chun)이다.      

 

메타세쿼이아(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6)

메타세쿼이아의 중국명은 슈이샨(水杉) 또는 슈샨(曙杉)이다. '물(水)을 많이 필요로 하는 삼나무(杉)', '물(水)가에서 잘 자라는 삼나무(杉)'라고 해서 '슈이샨(水杉)'란 이름이 붙었다. 1984년 우한시(武漢市)는 메타세쿼이아를 시 나무(市木)로 지정했다. 중국에서는 메타세쿼이아를 국가 1급 보호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은 2013년 메타세쿼이아를 멸종위기종 레드 리스트에 등재했다. 

 

메타세쿼이아는 측백나무과(Cupressaceae) 세쿼이아아과(Sequoioideae)에 속하는 3개의 속 중 하나인 메타세쿼이아속(Metasequoia)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있는 종이다. 현재는 쓰촨성(四川省)과 후베이성(湖北省), 후난성(湖南省) 경계 지역, 중국 중남부의 충칭시(重慶市), 특히 후베이성 리촨(利川)의 습한 저지대와 강변, 계곡에서만 자란다. 메타세쿼이아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북미 서부 해안에 분포하는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California redwoods )와 시에라 네바다 서부에 분포하는 자이언트 세쿼이아(Giant sequoia)다.

 

일어명은 메타세쿼이아(メタセコイア), 이명에는 아케보노스기(アケボノスギ, あけぼのすぎ, 曙杉), 이치이히노끼(イチイヒノキ, いちいひのき, 一位檜) 등이 있다. 아케보노스기(曙杉)는 영어명 돈 레드우드(dawn redwood)를 그대로 일어 번역한 것이다. '돈(dawn)'은 '새벽, 여명'의 뜻이다. 메타세쿼이아가 일본에 들어온 것은 1949년이다. 시코쿠(四國) 에히메현(愛媛県) 이요시(伊予市)는 메타세쿼이아를 시 나무로 지정했다. 혼슈(本州) 시가현(滋賀県) 다카시마시(高島市)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숲길은 일본 단풍 명소 100선에 선정되어 있다. 도쿄도(東京都) 가쓰시카구(葛飾區)의 미즈모토공원(水元公園)도 메타세쿼이아 숲의 단풍으로 유명하다. .

  

화석 발견을 바탕으로 메타세쿼이아는 백악기와 제3기 전기 동안 캐나다 북부, 시베리아, 그린랜드 등 북반구의 북극 주변에 널리 분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각지의 신생대 제3기층에서도 메타세쿼이어 화석이 발견됐다. 1939년 일본 간사이(関西) 지방 제3기층에서 상록종의 세쿼이아를 닮은 낙엽종의 식물 화석을 발견한 미키 시게루는 1941년 화석 표본에 근거하여 메타세쿼이아속을 멸종된 속으로 보고했다. 

 

1943년 7월 중국 농림부 중앙임업연구소 연구원 왕잔(王战)은 중국 후베이성 양쯔강 상류 지류인 후베이성 리촨의 모다오시(磨刀溪)에 자생하는 메타세쿼이어 표본을 채집했지만, 당시에는 글립토스트로부스 펜실리스(Glyptostrobus pensilis, 水松)로 동정되었다. 이후 쩡완쥔은 왕잔의 채집품이 글립토스트로부스(Gylptosrobus)가 아닌 다른 속임을 인지하였다. 1946년 자생지에서 다시 채집한 표본을 검토한 후셴수는 '중국지질학회지(中國地質學會誌)'에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로 동정하여 신종으로 발표하게 되었다. 수백만 년 전 지구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메타세쿼이아가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세계의 식물학자들은 흥분과 함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밀 조사 결과 모다오시에서 약 4천여 그루의 군락지가 발견되면서 메타세쿼이아는 살아있는 화석나무로 유명해졌다. 

 

메타세쿼이아는 성장은 매우 빠르지만 삼림 벌채로 인해 멸종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메타세쿼이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번식은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아놀드 수목원(The Arnold Arboretum of Harvard University)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메타세쿼이아는 전 세계의 수목원 등에서 재배하고, 또 가로수로도 널리 심고 있어 멸종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북 포항시에서 메타세쿼이아와 비슷한 메타세쿼이아 옥시덴탈리스(Metasequoia occidentalis) 화석이 발견되었다. 메타세쿼이아가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50년 무렵이다. 이후 전국 여러 곳에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이 조성되었다.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은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와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의 전남산림자원연구소,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송라리가 유명하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 정안천 생태공원과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서초문화예술공원,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공원, 대구시 남구 고산골, 전북 진안군 부귀면에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다. 대전시 서구 장태산자연휴양림에는 메타세쿼이아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키 35~50m, 지름 2~2.5m 정도까지 자란다. 현재 후베이성에서 가장 큰 메타세쿼이아의 키는 37m이다. 가지는 옆으로 퍼진다. 나무껍질은 적갈색이지만 오래된 것은 회갈색으로 변하면서 세로로 얕게 갈라져 벗겨진다. 잎은 낙우송[Taxodium distichum (L.) Rich.]과 달리 마주난다. 잎 모양은 선형으로 길이 3~7cm, 너비 1.5~4.0cm이며, 깃꼴로 갈라진다. 잎 뒷면 중륵 양쪽에 4~6줄로 배열하는 기공이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부드러운 신록색, 가을에는 적갈색의 단풍이 매력적이다. 

 

수구과(male cone)는 타원형이고, 잎이 나기 전 2~3월에 꽃가루가 발생한다. 암구과(female cone)도 타원형이다. 열매는 구과(毬果)이고, 씨는 길이 5mm 정도이다. 구과의 실편이 10개 미만이므로 낙우송과 다르다.

 

메타세쿼이아는 공원, 유원지, 관광지, 학교, 공장 지대의 녹화용으로 심으면 좋다. 풍치수, 기념수로도 적당하다. 도로변의 가로수로도 인기가 많다. 조림수로도 쓰인다. 군집성이 좋아 아름다운 숲을 만들 수 있다. 목재는 실내의 방음장치, 포장재, 내장재 등으로 사용된다. 목재의 재질이 연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펄프용으로 많이 쓰인다.

 

2022. 7. 18.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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