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노옥희 울산교육감의 추모제가 12월 11일 오후 4시 울산시 강북교육지원청 광장에서 열렸다. 노 교육감은 8맇 오후 12시 25분께 남구 삼산동 한 식당에서 6개 주요 기관장협의회 정례회 오찬 모임 중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급히 119구급차로 울산중앙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8일 오전에도 교육감실에서 교육전문직 직무연수 인사 영상 촬영을 하는 등 평소 업무를 이어오던 노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울산교육청 직원들과 시민들, 교육계 인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12월 12일은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289억 원의 2023년도 교육청 당초예산안을 삭감하고 12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앞둔 상황이었다. 노 교육감은 예결위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서라도 설득하겠다고 했을 만큼 교육예산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노옥희 교육감은 1957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979년 부산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동구 현대공업고등학교 수학교사로 부임했다. 노 교육감은 실습을 나갔던 제자가 오른쪽 손목을 잘리는 산재사고를 목격하고 노동문제에 눈을 떴다.
노옥희 교육감은 YMCA 중등교육자협의회에 참여하면서 검정고시 야학과 글우리 독서회 활동을 했다. 1986년 노 교육감은 교육민주화선언과 민족민주교사결의대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 이어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 노동상담소 간사로 1987년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의 실무를 도맡다시피 하다 제3자 개입금지, 집시법 위반 등으로 구속됐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전교조 울산지부장을 맡았다. 이때, 7만 명이 넘는 고교평준화 시민 서명을 받았다.
노옥희 교육감은 1999년 해직 13년 만에 공립 특채 형식으로 명덕여자중학교에 복직했지만 2002년 울산광역시교육위원에 당선되면서 교사직을 떠났다. 2006년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후보, 2008년 울산 동구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 2010년 진보신당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9년 노옥희 교육감은 더불어숲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2014년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대표와 친환경의무무상급식 풀뿌리울산연대 상임공동대표로 활동했고, 2018년 제8대 울산광역시교육감, 2022년 제9대 교육감에 당선된 재선 교육감이었다.
노옥희 동지 잘 가시오! 노옥희 동지여! 이젠 모든 걸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당신이 못 다하신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은 이제 살아남은 우리가 이루겠습니다. 노옥희 동지여! 더 좋은 세상에서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임종헌 _()()()_
노옥희 교육감과는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을 내걸고 출범한 전교조 1세대 동지였다. 뿐만 아니라 이 땅에 진보, 개혁 정치 실현을 위해 창당한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해체 이후 만들어진 진보신당도 함께한 동지였다.
노옥희 교육감의 목표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이었다. 이런 비전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색깔 있는 마을학교’와 울산형 혁신학교 ‘서로나눔학교’를 늘리고, 세 차례에 걸친 교육재난지원금 지급,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 등 교육 복지를 확대해왔다.
노 교육감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던 울산 교육 청렴도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노 교육감은 지난 7월 1일 연임 취임사에서 “울산 교육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표준이 되고 미래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1일 오후 4시 강북교육지원청 앞마당에서 노옥희 교육감 시민사회장 추모제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고인의 예순다섯 번째 생일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 박준석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 김종훈 동구청장, 이귀연 더불어숲작은도서관 대표, 김재은 상북중 학부모 대표 등의 추도사와 천도굿, 해금 연주가 이어졌다.
노옥희 교육감의 장례는 12일 울산교육청장과 시민사회장으로 치른다. 오전 8시 30분 발인해 오전 10시 울산교육청에서 영결식을 하고, 오전 11시 30분 북구 효문동 전교조 울산지부 앞마당에서 노제를 지낸 뒤 울산하늘공원으로 운구해 양산시 하북면 솥발산공원묘지에 안장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는 제목의 책은 2010년 울산통합연대 대표를 맡고 있던 노옥희 교육감이 진보신당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쓴 책이다. 우리 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노 교육감의 삶, 운동, 정치,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꿈꿨던, 열망했던, 분노했던 것들을 되돌아보면서 초심을 재확인하는 책이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힘찬 미래를 함께 도모해 가자는 소망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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