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왜당귀(倭當歸, 일당귀) '모정(母情)'

林 山 2022. 12. 16. 18:05

2022년 6월 중순경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 국립수목원을 찾았다. 국립수목원에는 마침 왜당귀(倭當歸)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왜당귀는 일본당귀(日本當歸)라고 해서 일당귀(日當歸)라고도 한다. 원래 일본(日本)이 원산지이며,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 들여와 참당귀(參當歸, 韓當歸, 朝鮮當歸, 土當歸) 대용품으로 사용되었다. 참고로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의 왜당귀 항목에 나온 사진은 참당귀로 보인다.

왜당귀와 참당귀, 중국당귀(中國當歸)는 본초명이 같은 당귀(當歸)다. 본초학에서는 보익약(補益藥) 가운데 보혈약(補血藥)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약초는 같은 미나리과 당귀속 식물이지만 학명이 다르고, 생김새와 효능도 차이가 있다. 왜당귀와 중국당귀는 풀 전체에 특이한 향이 나고, 약간 쓰면서 단맛이 난다. 반면에 참당귀는 단맛은 거의 나지 않고 약간 쓴맛만 난다.

당귀(當歸)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중국에 전해 온다. 옛날 중국의 한 부인이 부인병을 앓았다. 그런데, 남편은 집에 붙어 있지 않고 밖으로만 나돌았다. 체념한 부인은 남이 가르쳐 준 약초를 달여서 먹고 회복됐다. 이에 부인은 '그리운 남편이여, 바로 집으로 돌아오세요'라고 하여 이 약초에 '당연히(當) 돌아간다(歸)'는 뜻에서 당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도 있다. 옛날 중국의 부인들은 전쟁터로 나가는 남편의 품속에 당귀를 넣어 주었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기력이 다했을 때 당귀를 먹으면 다시 기혈(氣血)이 회복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약초를 먹으면 기혈이 '마땅히(當)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歸)'고 하여 당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왜당귀(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왜당귀는 산형화목 산형과 당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왜당귀를 일당귀, 당귀, 좀당귀, 재비당귀, 화당귀(和當歸)라고도 한다. 꽃말은 '모정(母情), 재회(再會), 기약(期約)'이다.

왜당귀의 학명은 안젤리카 아쿠틸로바 (지볼트 앤 추카리니.) 기타가와.[Angelica acutiloba (Siebold & Zucc.) Kitag.]이다. 속명 '안젤리카(Angelica)'는 '천사'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안젤로스(angelos)'에서 유래했다. '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는 식물', '천사가 인류에게 선사하는 유용한 식물'이라는 의미가 있다. 종소명 '아쿠틸로바(acutiloba)'는 '뾰족한(날카로운) 줄기를 가진(Having pointed stems)'의 뜻인 라틴어 '아쿠틸로부스(acutilobus)'에서 유래했다.

'지볼트(Siebold)'는 독일의 의사이자 생물학자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이다. 지볼트는 일본에서 서양의학을 처음 가르친 유럽인으로 유명하며, 일본의 식물과 동물 고유종을 연구했다. '추카리니(Zucc)'는 독일의 식물학자 요제프 게르하르트 추카리니(Joseph Gerhard Zuccarini, 1797~1848)이다. 뮌헨 대학교 식물학과 교수였던 추카리니는 지볼트가 일본에서 수집한 식물을 분류하는 것을 도왔으며, 멕시코 등지의 식물도 함께 기술했다. '기타가와(Kitag.)'는 일본의 식물학자로서 양치식물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기타가와 마사오(北川政夫, Kitagawa Masao, 1910~1995)이다.

왜당귀의 일어명은 '쇼쿠부츠와메이-가쿠메이 인덱스 YList(植物和名ー学名インデックス YList)'에는 도우키(トウキ, 当帰)로 등재되어 있다. 이명은 이부키토우키(イブキトウキ, 伊吹當歸),니혼토우키(ニホントウキ, 日本當歸), 중국명은 동당구이(東當歸), 한글명은 왜당귀로 등재되어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의 추천 일본명은 니혼토우키(ニホントウキ, 日本當歸)다. 일어판 위키백과에는 '일본 약초시장에서 왜당귀는 야마토토우키(大和当帰), 홋카이토우키(北海当帰)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 본초학에서 진짜 당귀는 중국 원산의 가라도우키(カラトウキ, 唐當歸, Angelica sinensis)이다. 일본에서는 현재 야마토당귀는 거의 멸종 상태이고, 당귀와 홋카이당귀가 주로 사용된다.'고 나와 있다.

왜당귀의 중국명은 중문판 '쫑이야오쉬에위안(中醫藥學院)'에 르벤당구이(日本当归), 동당구이(东当归), 옌볜당구이(延边当归), 차오셴당구이(朝鲜当归), 따훠당구이(大和当归)로 등재되어 있다.

왜당귀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처에서 재배한다. 재배하는 식물이지만 전남 지역에서는 야생으로 퍼져 나가 자란다. 일본에서는 혼슈(本州) 중부 이북 지방의 산지 바위틈에 자생한다. 홋카이도(北海道), 나라현(奈良県), 와카야마현(和歌山県), 효고현(兵庫県) 단바이시(丹波市) 산난정(山南町)에서는 약용작물로 재배한다. 특히 나라현에서는 야마토당귀를 재배한다. 중국에서는 주로 지린성(吉林省)의 옌지(延吉), 훈춘(晖春), 허롱(和龙) 등지에서 재배한다.

왜당귀의 키는 60~90cm 정도이다. 줄기는 곧게 자란다. 원줄기는 엽병(葉柄)과 더불어 검은 빛이 도는 자주색이고, 전체에 털이 없다. 근생엽(根生葉)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길고 털이 없다. 엽병 밑부분이 긴 엽초(葉鞘)로 되어 있다. 잎은 삼각형이고 길이 10~25cm로서 3개씩 1~3회 우상(羽狀)으로 갈라진다. 소엽(小葉)은 길이 5~10cm로서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깊게 3개로 갈라진다. 잎 표면은 녹색으로 윤기가 있다.

꽃은 6~9월에 흰색으로 핀다. 원줄기 끝과 가지끝의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리고, 총산경(總傘梗)의 윗부분과 소산경(小傘梗) 및 꽃자루의 안쪽에 잔돌기가 있다. 소산경은 길이 3~8cm로서 30~40개이다. 꽃자루는 길이 7~18mm이다. 소총포(小總苞)는 실처럼 가늘다.

열매는 편평한 긴 타원형이고, 길이 4~5mm로서 뒷면의 능선이 가늘며, 가장자리에 좁은 날개가 있다. 능선 사이에 3~4개, 합생면(合生面)에 4개의 유관(乳管)이 있다. 과실은 연한 붉은색의 장과(漿果)이다.

 

왜당귀의 어린순은 생나물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한다. 어린잎을 쌈으로 먹는데 특유의 향과 맛이 있다. 쌈밥집에 가면 다른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왜당귀 잎도 나온다.

'국생정'에는 왜당귀에 대해 '근(根)을 당귀(當歸)라 하며 약용한다. 보혈화혈(補血和血), 조경지통(調經止痛), 윤조활장(燥潤滑腸)의 효능이 있다. 월경불순, 월경정지, 복통, 징하결취(癥瘕結聚, 腹中硬結), 붕루(崩漏, 자궁암 등에 의한 자궁출혈), 혈허두통(血虛頭痛, 적혈구 감소에 의한 眩暈), 마비(痲痺), 장조변비(腸燥便祕, 대소장의 수분 부족에 의한 변비), 적리후중(赤痢後重), 옹저창양(癰疽瘡瘍),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일어판 위키백과에는 왜당귀에 대해 '한방에서는 보혈, 강장(強壮), 진통(鎮痛), 진정(鎮静) 등의 목적으로 다른 한약재와 함께 처방한다. 당귀는 사물탕(四物湯), 당귀작약산(当帰芍薬散), 당귀건중탕(当帰建中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気湯), 자운고(紫雲膏), 당귀탕(当帰湯) 등의 처방에 들어간다. 민간요법에서는 냉증(冷症), 생리통(生理痛), 생리불순(生理不順), 변비에 쓴다.'고 나와 있다.

중문판 '쫑이야오쉬에위안(中醫藥學院)'에는 왜당귀에 대해 '자궁을 흥분시키는 약리작용이 있다. 맛은 맵고(辛), 달며(甘), 성질은 따뜻하다. 보혈활혈(补血活血), 조경지통, 윤조활장의 효능이 있다. 혈허증(血虚证), 월경부조(月经不调), 월경통(痛经), 경폐(经闭), 산후복통(产后腹痛), 장조변비 등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에는 '암을 치료할 때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요법과 병행해서 항암제로 쓴다. 당귀속의 모든 식물들은 프로쿠마린(furocoumarin)을 함유하고 있다. 프로쿠마린은 피부가 햇볕에 민감한 반응을 하게 만들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우리나라(한강토, 조선반도)에서는 참당귀(Angelica gigas Nakai), 중국에서는 중국당귀[당귀, [Angelica sinensis (Oliv.) Diels]], 일본에서는 왜당귀[대화당귀, Angelica acutiloba (Siebold & Zucc.) Kitag.]를 본초명 당귀로 쓴다. '고 나와 있다.

 

'동의보감' <탕액편 : 풀>에는 당귀에 대해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은 달고 매우며[甘辛] 독이 없다. 모든 풍병(風病), 혈병(血病), 허로(虛勞)를 낫게 하며 궂은 피를 헤치고[破惡血] 새 피를 생겨나게 한다. 징벽(쑫癖)과 부인의 붕루(崩漏)와 임신 못하는 것에 주로 쓰며 여러 가지 나쁜 창양(瘡瘍)과 쇠붙이에 다쳐서 어혈이 속에 뭉친 것을 낫게 한다. 이질로 배가 아픈 것을 멎게 하며 온학(溫얋)을 낫게 하고 5장을 보(補)하며 살이 살아나게 한다. ○ 산과 들에서 자라는 데 심기도 한다. 음력 2월, 8월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 말린다. 살이 많고 여위지 않은 것이 제일 좋다. 또는 살이 많고 눅신눅신하면서[潤] 빳빳하게 마르지 않은 것이 좋다고 한다. 또는 말꼬리와 같은 것이 좋다고도 한다. 잔뿌리를 쓴다[본초]. ○ 대가리를 쓰면 어혈을 헤치고 잔뿌리를 쓰면 출혈을 멈춘다. 만일 전체를 쓰면 한편으로는 피를 헤치고 한편으로는 피를 멈추므로 즉 피를 고르게 하는 것[和血]으로 된다. 수소음경에 들어가는데 그것은 심(心)이 피를 주관하기 때문이다. 족태음경에도 들어가는데 그것은 비(脾)가 피를 통솔하기 때문이다. 족궐음경에도 또한 들어가는데 이것은 피를 저장하기 때문이다[탕액]. ○ 기혈(氣血)이 혼란된 때에 먹으면 곧 안정된다. 그것을 각기 해당한 곳으로 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몸웃도리병을 낫게 하려면 술에 담갔다 쓰고 겉에 병을 낫게 하려면 술로 씻어서 쓰며 혈병에 쓸 때에는 술에 축여 쪄서[蒸] 담이 있을 때에는 생강즙에 축여 볶아서[炒] 쓴다[입문]. ○ 술에 담가 쓰는 것이 좋다[동원].'고 나와 있다.

 

최근 한의사들 사이에 왜당귀(日本當歸)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당귀는 단맛(甘味)이 강하고 정유 성분이 풍부하여 특유의 방향이 있으며, 보혈과 윤조활장의 효능이 뛰어나 사물탕(四物湯), 팔물탕(八物湯),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등의 처방에 활용하면 좋다. 참당귀는 매운맛(辛味)이 강하고 활혈거어(活血祛瘀), 거풍통락(祛風通絡)의 작용이 우수하여 모든 어혈 질환과 풍한습비통(風寒濕痺痛)을 잘 치료한다. 당귀수산(當歸鬚散) 계통의 처방에는 참당귀가 더 적당하다. 일당귀는 중국당귀와 참당귀의 기미(氣味)와 효능을 고루 갖추고 있어 허증(虛證)을 겸한 어혈 질환이나 비통(庳痛) 치료에 유용하다.

 

왜당귀(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왜당귀의 유사종에는 참당귀(토당귀, 한당귀, 대당귀, 조선당귀, 숭엄초, 승검초, 신감채, 文歸, 大芹, 乾歸, 辛甘菜), 중국당귀(秦归, 云归), 숲당귀(wild angelica), 노르웨이당귀(garden angelica, wild celery, Norwegian angelica), 미국당귀(purplestem angelica, great angelica, American angelica, high angelica, masterwort) 등이 있다.

참당귀(Angelica gigas Nakai)는 키가 1~2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자줏빛이 돈다. 꽃은 자주색이다. 잎이 왜당귀보다 넓다. 중국당귀[Angelica sinensis (Oliv.) Diels]의 중국명은 당구이(当归)다. 샨시, 깐쑤, 후베이, 쓰촨, 윈난, 꾸이저우에 분포한다. 야생에서는 드물고 대부분 재배한다. 키는 40cm~1m 정도이다. 줄기는 적자색이다. 기부의 잎과 줄기 밑부분은 난형이고, 2~3회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마지막 열편은 난형 또는 난상 피침형이고,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복산형 꽃차례에 흰색으로 달린다. 이중으로 매달린 열매는 타원형이고, 옆면과 가장자리에 날개가 있다. 숲당귀(Angelica sylvestris L.)는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다. 키는 2.5m까지 자란다. 줄기는 자주색이다. 꽃은 여름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핀다. 노르웨이당귀(Angelica archangelica L.)는 키가 2.5m까지 자란다. 잎은 3개로 갈라지며, 각 소엽은 다시 3개로 갈라진다. 소엽에는 가는 톱니가 있다. 꽃은 7월에 피며, 황록색이다. 12세기부터 스칸디나비아에서 인기가 있었던 채소다. 특히 사미족의 요리에 허브로 사용된다. 요즘도 식용 줄기와 뿌리를 쓰기 위해 재배한다. 미국당귀(Angelica atropurpurea L.)는 주로 캐나다 동부와 미국의 습지나 늪지대에 분포한다. 키는 1.8m까지 자란다. 직립하고 가지를 치는 줄기는 자주색이고 매끄럽고 속이 비어 있다. 잎은 2회 깃 모양으로 갈라지고, 잎당 3~5개의 소엽이 있다. 꽃은 산형 꽃차례에 흰색에서 녹색으로 핀다. 줄기는 샐러드처럼 먹을 수 있다. 미국당귀는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 정화 허브로 사용되었다.

궁궁이(도랑대, 개강활, 백봉천궁, 제주사약채, 土川芎, 川芎), 왜천궁(Kneeling angelica), 구릿대(Dahurian Angelica, 白芷, 大活, 흥안백지, 독활, 굼배지), 개구릿대(Eumenol angelica), 삼수구릿대(Amrock angelica), 갯강활(apanese angelica, ハマウド, 日當歸, 일본당귀, 왜당귀, 차당귀), 지리강활(Amur angelica, 智異羌活), 고본(chinese lovage, 藁本), 바디나물(까막발나물), 처녀바디, 흰바디나물, 잔잎바디(Diverse-petal angelica), 두메당근(Montane angelica), 신선초도 왜당귀의 유사종이다.

궁궁이(Angelica polymorpha Maxim.)는 키가 0.8~1.5m 정도이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길다. 잎은 끝이 뾰족하며 결각 모양의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흰색이고, 긴 타원형의 엽초가 발달했다. 엽초에만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큰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흰색으로 달린다. 왜천궁(Angelica genuflexa Nutt. ex Torr. & A.Gray)은 강원도 금강산 이북에 분포한다. 키는 0.8~2m 정도이다. 근생엽과 줄기잎은 엽병이 있고 1~2회 3출우상복엽(三出羽狀復葉)이다. 소엽은 좁은 달걀 모양 또는 넓은 피침형이다. 양면 맥위와 가장자리에 잔돌기가 있다. 꽃은 흰색이다. 뿌리는 본초명 천궁이다. 왜천궁은 일본산 천궁이라는 뜻이지만 일본산이 아니다.

구릿대[Angelica dahurica (Fisch. ex Hoffm.) Benth. & Hook.f. ex Franch. & Sav.]는 키가 1~2m 정도이다. 줄기는 적자색에 흰가루가 덮인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길고, 3개씩 2~3회 깃모양으로 갈라지며, 정소엽은 다시 3개로 갈라진다. 꽃은 흰색으로 6~8월에 피며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어린순은 식용하고, 뿌리는 본초명 백지(白芷)이다. 개구릿대(Angelica anomala Ave-Lall)는 키가 1~2m이다. 줄기는 속이 비고, 털이 없으며 흔히 자줏빛이다. 잎은 2~3회 우상복엽이고 질이 두꺼우며 삼각형이다. 소엽은 다시 2~3개로 갈라진다. 꽃은 흰색으로 8월에 피며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어린순은 식용한다. 뿌리는 본초명 백지다. 삼수구릿대(Angelica jaluana Nakai)는 압록강 유역에 분포한다. 키는 1m 정도이고, 줄기는 속이 비어 있다. 근생엽은 2회 우상복엽, 줄기 밑부분의 잎은 3회 우상복엽, 윗부분의 잎은 2회 우상복엽이다. 북한의 양강도 삼수군에서 처음 채집되었다.

갯강활(Angelica japonica A.Gray)은 제주도와 거문도에 분포한다. 키는 50~100cm이며 줄기 속에 황백색의 유액이 있고, 곁에 암자색의 줄이 있으며 윗부분에 잔털이 있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길며 넓은 난상 삼각형이고, 1~2회 3출우상복엽이며 털이 없다. 정열편은 흔히 3개로 갈라진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피며,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달린다. 지리강활(Angelica amurensis Schischk. Angelica purpuraefolia Chung)은 지리산과 덕유산 등지에 많이 분포한다. 키는 1m 정도로 자란다. 여름에 흰색 꽃이 겹산형 꽃차례로 핀다. 참당귀와 닮아 개당귀라고도 한다. 산나물로 오인하기 쉬운 독초이다. 지리강활은 잎이 각각 독립되어 떨어져 있고 뿌리와 연결되는 줄기 하단부의 색깔이 붉은색을 띤다. 참당귀의 잎은 물갈퀴처럼 붙어 있고 뿌리와 연결되는 줄기 하단부의 색깔이 흰색이다. 지리강활은 뿌리에서 흰색 즙이 나오며 악취가 난다. 북한명은 개구릿대이다. 고본(Angelica tenuissima Nakai)는 키가 30~80cm 정도이다. 전체는 향기가 강하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잎자루가 길고, 갈래는 선형, 엽초가 있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피며, 원줄기 끝과 가지끝의 큰 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뿌리는 본초명 고본이다.

바디나물[Angelica decursiva (Miq.) Franch. & Sav.]은 키가 0.8m~1.5m이다. 줄기는 세로로 조선(條線)이 발달한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길며, 삼각상 넓은 달걀 모양이고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엽병 윗부분과 마디에 퍼진 털이 있다. 소엽은 3~5개이지만 다시 3~5개로 깊게 또는 전부 갈라져서 잎이 흘러 날개 모양이 된다. 꽃은 8~9월에 자주색으로 피며, 긴 화경 끝에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어린 순은 식용한다. 뿌리는 본초명 전호(前胡)이다. 처녀바디[Angelica cartilagino-marginata (Makino) Nakai]는 경상북도 이북에 분포한다. 키는 50~80cm 정도이다. 근생엽과 밑부분의 잎은 엽병이 있고, 1회우상복엽이며, 3~9개의 깃조각으로 된다. 우편은 선상 긴 타원형이거나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핀다. 뿌리는 본초명 고본이다. 흰바디나물[Angelica cartilagino-marginata var. distans (Nakai) Kitag.]은 경기 광릉, 북한산, 전남 광주 등지에 자생하나 거의 멸종 상태다. 키는 1m 정도이다. 처녀바디와 비슷하지만, 잎의 첫 번째 갈래가 바로 엽초에 달리는 것이 다르다. 뿌리를 본초명 백전호(白前胡)라 한다. 잔잎바디[Angelica czernaevia (Fisch. & C.A.Mey.) Kitag.]는 키가 1m 정도이다. 잎은 기수2~3회 우상복엽으로서 엽병이 길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꽃은 흰색으로 7~8월에 피며, 겹우산 모양 꽃차례에 달린다.

두메당근(Angelica florenti Franch. & Sav. ex Maxim.)은 제주도에 분포한다. 키는 15~30cm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2~3회 우상 또는 3출 깃 모양 겹잎이며, 종렬편은 가늘게 깊이 갈라지고, 열편은 피침형 또는 선상 장타원형이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겹우산 모양 꽃차례로 달린다. 제주사약채(Angelica fallax Boissieu)는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 꽃은 처음에 칼집같이 생긴 잎 모양의 총포에 싸인다. 국표에는 궁궁이의 이명으로 제주사약채가 등재되어 있다.

2022. 12. 17.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