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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호주 오픈] 노박 조코비치 3회전 진출, 우승 향해 순항

林 山 2023. 1. 20. 00:40

우승 후보 노박 조코비치 3-1 엔조 쿠아코 제압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5위)가 2023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650만 호주달러, 약 663억 원) 남자 단식 제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1월 19일 멜번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엔조 쿠아코(프랑스, 190위)를 3-1(6-1, 6-7, 6-2, 6-0)로 격파하고 3회전에 올라갔다. 조코비치는 3회전 진출과 함께 상금 227,925 호주달러(약 1억9,400만원)를 확보했다. 

3회전 진출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노박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1세트를 마치 연습경기를 하듯 6-1로 가볍게 따냈다. 반격에 나선 쿠아코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세트를 7-5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쿠아코의 선전은 거기까지만이었다. 조코비치는 3세트를 단 한 게임만 내주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6-1로 따낸 뒤 4세트마저 피펙트 게임, 6-0으로 마무리 세트 스코어 3-1로 쿠아코를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21회 우승 기록 중 호주 오픈에서만 9차례나 우승함으로써 이 대회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지난해 백신 미접종으로 추방된 뒤 2022 호주 오픈에 불참했고, 지난주 열린 2023 애들레이드 오픈 우승에 힘입어 이 대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22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는 35세의 조코비치는 지난 25경기 중 단 한 경기만 지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에스빠냐의 세계 1위 까를로스 알까라스가 부상으로 불참한데다가 라이벌 라파엘 나달(에스빠냐, 2위)마저 맥켄지 맥도날드(미국, 65위)에게 패해 탈락했다. 또, 2022 윔블던 결승 상대였던 닉 키르기오스(호주, 21위)도 부상으로 대회 전 기권했다. 조코비치가 압도적인 우승 후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조코비치는 쿠아코보다 한 수 위였다. 조코비치는 첫 서브 성공률에서는 60%-66%로 쿠아코에게 뒤졌지만, 첫 서브 득점률(84%-57%)과 두 번째 서브 득점률(67%-44%), 리시브 포인트(67-28)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으로 작용했다. 

'살아있는 전설' 조코비치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조코비치가 기존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을 때였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이를 잘 극복하고 이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만약 조코비치가 우승한다면 이 대회 10회 우승으로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조코비치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27번 시드를 받은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28위)와 4회전(16강전)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디미트로프는 2회전에서 라슬로 제레(세르비아, 68위)를 3-0(6-3, 6-2, 6-0)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8위 안드레이 루블레프, 10위 홀게르 루네 32강행

러시아의 5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8위)는 핀란드의 에밀 루수부오리(46위)를 3-1(6-2, 6-4, 6-7, 6-3)로 꺾고 3회전에 올라갔다. 루블레프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영국의 댄 에반스(30위)와 경기를 갖는다. 에반스는 2회전에서 35세의 제레미 샤르디(프랑스)를 3-0(6-4, 6-4, 6-1)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는 안드레이 루블레프

9번 시드의 홀게르 루네(덴마크, 10위)는 막심 크레시(미국, 41위)를 3-0(7-5, 6-4, 6-4)로 격파하고 3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루네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우고 움베르(프랑스, 106위)와 대결한다. 움베르는 2회전에서 데니스 쿠들라(미국, 108위)를 3-1(6-2, 6-7, 6-2, 6-4)로 이기고 올라왔다. 

세계 3위 카스페르 루드, 9위 테일러 프리츠 탈락  

1번 시드 라파엘 나달이 탈락한 지 하루 만에 2번 시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 3위)도 패해 3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2022 프랑스, US 오픈 준우승자 루드는 18일 열린 2회전에서 젠슨 브룩스비(미국, 39위)에게 1-3(3-6, 5-7, 7-6, 2-6)으로 패함으로써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루드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1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세계 3위 카스페르 루드를 꺾고 감격한 젠슨 브룩스비

루드의 조기 탈락은 그가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2세의 브룩스비는 랭킹에서 훨씬 앞선 24세의 루드를 맞아 1세트 초반에 두 번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2세트에서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가 펼쳐졌다. 게임 스코어 5-5에서 브룩스비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루드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2세트를 7-5로 따내고 승기를 잡았다. 

3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대접전이 벌어졌다. 루드는 4세트를 7(7)-6(4)로 잡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심기일전한 브룩스비는 4세트 초반부터 루드를 몰아붙이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는 상대 서브 게임을 세 개나 브레이크, 5-2로 앞선 뒤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4세트를 6-2로 따내고 3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브룩스비는 코트 인터뷰에서 "카스페르는 전사다. 2회전에서 멋진 전투가 될 줄 알았다. 나는 내 수준에 꽤 자신이 있었고, 그저 코트에서 재미있게 경기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세트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이긴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룩스비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토미 폴(미국, 35위)과 대결한다. 폴은 2회전에서 30번 시드의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에스빠냐, 32위)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6-2, 2-6, 6-7, 6-3, 6-4)로 힘겹게 물리치고 올라왔다. 

미국의 8번 시드 테일러 프리츠도 호주 와일드카드 알렉세이 포피린(120위)에게 2-3(7-6, 6-7, 4-6, 7-6, 2-6)으로 패했다. 포피린은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벤 쉘튼(미국, 89)과 맞붙는다. 

대어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낚은 마이클 음모

12번 시드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13위)는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이클 음모(미국, 107위)에게 1-3(7-6, 4-6, 3-6, 2-6)으로 패했다. 음모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J. J. 울프(미국, 67위)와 4회전 진출권을 놓고 승부를 겨룬다.

25세의 음모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갈 처지였다. 이때 다른 선수가 기권하면서 음모에게 행운의 본선 진출 기회가 찾아왔다. 2회전에서 차세대 주자로 일컬어지던 즈베레프를 꺾은 음모는 코트에 큰 대(大)자 드러누워 생애 최대의 승리를 만끽했다.

음모의 아버지 토니는 1988년 호주 오픈 2회전에 진출한 적이 있는 선수 출신이다. 경기가 끝난 뒤 음모는 선수석에 앉아 있는 어머니쪽 4촌들을 향해 "모든 것이 어두워 보인다고 생각할 때, 터널 끝에 빛이 있다. 내 일주일이 그 증거다."라고 외쳤다. 

코트 인터뷰에서 음모는 흥분해서 "나는 가방을 싸고 있었고, 비행기를 예약했다. 내가 아직도 마가렛 코트 아레나에서 경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미쳤다. 난 여기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Michael Mmoh'는 인터넷에 '마이클 모'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Mmoh'를 '음모'라고 발음한다. 'N'이 앞에 오면 '은', 'Ng'가 앞에 오면 '응', 'M'이 앞에 오면 '음'으로 발음해야 한다. 적도 기니 독재자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Teodoro Obiang Nguema Mbasogo),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선수 킬리앙 음바페(Kylian Mbappe)에서 보듯이 'Nguema'는 '응게마', 'Mbasogo'는 '음바소고', 'Mbappe'는 '음바페'로 읽는다. 그러니까 'Mmoh'도 '모'가 아니라 '음모'로 발음하는 것이 원래의 이름이 아닌가 한다. 이 선수의 아프리카 고향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음모'라고 발음하니까 '陰謀'나 '陰毛'가 연상돼서 좀 이상하게 들리긴 한다.

 

앤디 머리(영국, 66위)는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2회전에서 5시간 40분이 넘는 플 세트 혈투 끝에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 159)에게 3-2(4-6, 6-7, 7-6, 6-3, 7-5) 역전승을 거두고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머리는 1월 21일 열리는 3회전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에스빠냐, 26위)와 4회전 진출권을 놓고 대결한다.

1월 20일부터는 남녀 단식 3회전 경기가 벌어진다. 다음은 남자 단식 경기 일정이다. 오전 10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4위)-탈론 그리에크스푸르(네덜란드, 63위), 오후 1시 멜번 아레나에서는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 7위)-프란시스코 세룬돌로(아르헨티나, 29위)의 경기가 열린다. 오후 5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는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 11위)-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 22위), 오후 6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8위)-세바스찬 코르다(미국, 31위)의 대결이 펼쳐진다. 

여자 단식 3회전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오전 11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는 제시카 페굴라(미국, 3위)-마르타 코스튜크(우크라이나, 61위), 오후 12시 15분 같은 코트에서는 이가 시비옹텍(폴란드, 1위)-크리스티나 북샤(에스빠냐, 100위), 같은 시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코리 '코코' 가우프(미국, 7위)-베르나르다 페라(미국, 41위)의 경기가 열린다.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매디슨 키스(미국, 10위)-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 24위), 오후 7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는 마리아 사카리(그리스, 6위)-주린(중국, 84위)의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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