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중순경 야생화 탐사를 위해 페이스북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동호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을 찾았다. 남한산성 마을 뒤편 부추를 기르는 텃밭에서 야생화 고수 동호회원이 애기물꽈리아재비를 발견했다. 마침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었다. 애기물꽈리아재비를 알아본 동회원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애기물꽈리아재비는 꽃이 좁쌀처럼 작아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풀이다. 물꽈리아재비에 비해 꽃자루가 짧고, 꽃받침도 작으며, 씨앗 주머니가 작은 꽈리를 닮아서 애기물꽈리아재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애기물꽈리아재비는 통화식물목 현삼과 물꽈리아재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 애기물꽈리아재비의 학명은 미물루스 테넬루스 분게(Mimulus tenellus Bunge)이다. 일문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에는 2012년 미물루스속(Mimulus)의 재편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종이 에리스란테속(Erythranthe)으로 편입되었다고 나와 있다. Mimulus tenellus Bunge는 Erythranthe tenella (Bunge) G.L.Nesom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속명 '미물루스(Mimulus)'는 '작은 흉내쟁이, 광대, 배우(a small mime)'의 뜻을 가진 근대 라틴어 '미물루스(mimulus)'에서 유래했다. '미물루스(mimulus)'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무언극, 무언의 광대극, 배우, 광대, 모방자(mime)'란 뜻을 가진 '미무스(mimus)'의 축소형이다. '미무스(mimus)'는 '흉내쟁이(imitator), 배우(actor)'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미노스(mîmos)'에서 유래했다. 종소명 '테넬루스(tenellus)'는 '부드러운(tender), 셈세한(delicate)'의 뜻을 가진 '테네르(tener)'에 축소형 접미사 '-루스(-lus)'가 붙어서 된 라틴어 형용사이다. '분게(Bunge)'는 아시아와 시베리아 과학 탐험으로 유명한 러시아 식물학자 알렉산더 폰 분게(Alexander von Bunge, 1803~1890)이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애기물꽈리아재비의 영어명은 텐더 멍키-플라워(Tender monkey-flower)이다. '텐더(Tender)'는 '어린', '멍키-플라워(monkey-flower)'는 '물꽈리아재비'이다. 화관(花冠, 꽃부리)의 모양이 원숭이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국표와 三河の植物観察에 등재된 일본명은 히메미조호오즈키(ヒメミゾホオズキ, 姫溝酸漿)이다. '히메(姫)'는 '작고 귀여움), '미조호오즈키(溝酸漿)'는 개울(溝)가에 나며, 꽃받침조각에 싸인 열매가 가지과의 꽈리(酸漿)와 비슷해서 붙은 이름이다. 三河の植物観察과 중문판 위키백과(維基百科), 바이두백과(百度百科)에 등재된 중국명은 꺼우솬쟝(沟酸浆)이다. 바이두백과에는 이명으로 솬쟝차오(酸浆草), 슈이지에차오(水芥草) 등이 등재되어 있다.
애기물꽈리아재비의 원산지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러시아, 타이완이다. 인도, 네팔, 베트남에도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서울, 경기도, 강원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등지에 난다. 중국에서는 친링(秦岭), 화이허(淮河) 북부, 샨시(陕西) 동부의 각 성에 자란다.
애기물꽈리아재비의 키는 25cm 정도까지 자란다. 털은 없으나 간혹 긴 털이 1~2개 있다.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고, 지면에 닿으면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이다. 잎 길이는 6~12mm, 너비 3~8mm로서 밑부분에 포린(苞鱗)같은 것이 달려 있는 것도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2~6mm이다.
꽃은 7~9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고, 꽃자루는 길이 4mm 정도이다. 꽃받침은 통형(筒形)이며, 5개의 좁은 날개가 있고, 길이 5~8mm로서 끝이 5개로 갈라진다. 열편(裂片)은 길이 1mm 이하이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다. 삭과는 난상 피침형(卵狀披針形)이다.
애기물꽈리아재비는 꽃이 앙증맞고 예뻐서 정원이나 연못가에 심기도 한다. 분재, 물대야에 기르기에 적합하다. 애기물꽈리아재비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백김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애기물꽈리아재비의 국표 등재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물꽈리아재비(Nepalese monkey-flower, ミゾホオズキ, 溝酸漿, 尼泊爾溝酸漿) 1종이 있다. 물꽈리아재비[Mimulus tenellus Bunge var. nepalensis (Benth.) P.C.Tsoong]는 한강토 평북(묘향산) 이남에 자란다. 일본 본토와 치시마(千島, 쿠릴열도), 러시아, 타이완에도 분포한다. 줄기는 연약하고 네모지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털이 없다. 꽃은 6~7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부리는 길이 10~12mm이고 끝이 5열하며, 안쪽 위에 이열의 털 같은 돌기가 있다.
애기물꽈리아재비의 국표 등재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노랑미물러스(Monkey musk, Yellow monkey flower, ニシキミゾホオズキ, 錦溝酸漿), 루이스미물러스(Lewis' monkeyflower, Great purple monkey flower, エリスランテ・レウィシー), 미물러스 '로터 카이저', 아우란티아쿠스물꽈리아재비(Bush monkey flower, Orange bush monkey flower), 주황미물러스 등 5종이 있다.
노랑미물러스(Mimulus luteus L.)의 원산지는 일문판 위키백과에 북아메리카, 三河の植物観察에는 아르헨티나, 칠레로 등재되어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미에현(三重県), 히로시마현(広島県) 등지에서는 야생화하고 있다. 키는 10~30(50)cm 정도이다. 꽃은 6~7월 황색 또는 구리색으로 핀다. 극히 드물게 흰색도 있다. 후부(喉部)와 중열편(中裂片)에는 주황색 반점이 있다. 루이스미물러스(Mimulus lewisii Pursh)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키는 25~80cm 정도이다. 꽃은 연분홍색 또는 어두운 자홍색이다. 미물러스 '로터 카이저'(Mimulus 'Roter Kaiser')는 키가 20cm 정도이다. 꽃은 6~9월 말 붉은색으로 핀다. 아우란티아쿠스물꽈리아재비(Mimulus aurantiacus Renjifo)는 꽃이 오렌지색이다. 종소명 아우란티아쿠스(aurantiacus)는 '오렌지(orange), 오렌지색(orange coloured)'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주황미물러스(Mimulus aurantiacus Curtis)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서남부이다. 키는 50~120cm 정도이다. 꽃은 여름철에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등으로 핀다.
2023. 4. 19. 林 山. 2023.8.16. 최종 수정
#애기물꽈리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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