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풀 '친절'

2022년 9월 중순경 야생화 탐사를 위해 페이스북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일명 '야사사'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을 찾았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가 파리풀을 만났다. 마침 작고 하얀 파리풀 꽃이 앙증맞게 피어나고 있었다.   

파리풀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 초심자들은 그 이름 유래에 대해 자못 궁금할 것이다. 파리풀은 유독식물이다. 옛날에는 파리풀의 뿌리를 짓찧어 짜낸 즙액을 바른 종이를 이용해서 파리를 잡았다. 종이에 발라진 독즙액을 먹은 파리는 곧 저승행이었기 때문에 파리(독)풀이란 이름이 붙었다.   

 

파리풀(경기도 광주 남한산, 2022. 9. 17)

파리풀은 통화식물목 파리풀과 파리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파리풀은 1속 1종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이명에 꼬리창풀이 등재되어 있다. 꽃말은 '친절(親切)'이다.     

국표 등재 파리풀의 학명은 프리마 렙토스타키아 린네. 바. 오블롱기폴리아 (고이즈미.) 혼다[Phryma leptostachya L. var. oblongifolia (Koidz.) Honda],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 학명은 프리마 렙토스타키아 바. 아시아티카 H. 하라(Phryma leptostachya var. asiatica H. Hara)이다. 국표에는 국생정의 학명이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일문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에는 프리마 오블롱기폴리아 고이즈미(Phryma oblongifolia Koidz.)가 정명, 국표와 국생정의 학명은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속명 '프리마(Phryma)'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으며, 그 기원에 대한 논쟁이 있다. 종소명 '렙토스타키아(leptostachya)'는 '얇은(thin, fine, narrow)'을 뜻하는 라틴어 '렙토스(leptos)'와 '스파이크(Spike)' 또는 '곡식의 이삭( ear of grain)'을 뜻하는 그리스어 스타키스(Stachys)의 합성어에서 어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가는 이삭을 가진'이라는 뜻이다. '린네(L.)'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이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파리풀속은 1753년 린네가 프리마 렙토스타키아(Phryma leptostachya)를 유일한 종으로 기록했다. 

 

'바(var. )'는 '변종(variant, 베리언트)'의 약자이다. 변종명 '오블롱기아(oblongifolia)'는 '긴 잎(oblong-leafed)'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아시아티카(asiatica)'는 '아시아의(Asiatic)'라는 뜻의 '아시아티쿠스(āsiāticus)'의 여성형 라틴어 형용사이다. '아시아티쿠스(āsiāticus)'는 고대 그리스어 '아시아타코스(Asiatikós)'에서 유래한 라틴어 형용사이다. '아시아티코스(Asiatikós)'는 '아시아(Asía)'란 뜻의 이오니아 그리스어 '아시에(Asíē)'에 유래했다.   

'고이즈미(Koidz.)'는 장미와 단풍나무 등 1,600종 이상의 식물 이름을 발표한 일본의 식물학자 고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 1883~1953)이다. 고이즈미는 1929년에 아시아 개체군을 프리마 오블롱기폴리아(Phryma oblongifolia)로, 1939년에는 프리마 나나(Phryma nana)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혼다(Honda)'는 일왕 히로히토(裕仁)의 식물학 스승으로 유명한 식물학자 혼다 마사지(本田正次, 1897~1984)이다. 'H. 하라(H. Hara)'는 이끼를 전문으로 연구한 일본의 식물학자 하라 히로시(原寛, 1911~1986)이다.  

국표 등재 파리풀의 영어명은 에이션 롭시드(Asian lopseed)이다. '아시아 파리풀(Phryma leptostachya)'이라는 뜻이다. 국표 등재 일본명은 하에도쿠소우(ハエドクソウ, 蠅毒草)이다. '파리(蠅)독(毒)풀(草)'이란 뜻이다. FOM 등재 일본명은 나가바하에도쿠소우(ナガバハエドクソウ, 長葉蝿毒草)이다. '긴잎(長葉)파리독풀(蠅毒草)'이란 뜻이다. 일본에서는 온대성 식물인 하에도쿠소우(蠅毒草)와 난대성 식물인 나가바하에도쿠소우(長葉蝿毒草)를 독립종으로 한다는 학설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FOM에 등재된 이명에는 히메하에도쿠소우(ヒメハエドクソウ, 姫·媛蠅毒草)가 있다. 중문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에 등재된 중국명은 터우구차오(透骨草)이다. 이명에는 야오취차오(药曲草), 잉두차오(蝇毒草), 짠렌췬(粘人裙), 졔셩차오(接生草), 두취차오(毒蛆草), 다오츠차오(倒刺草) 등이 있다.  

FOM에 등재된 파리풀의 분포지는 한강토(조선반도), 일본, 중국, 타이완, 몽골, 러시아, 인도, 네팔, 부탄, 파키스탄, 베트남 등이다. 국생정에는 '한강토, 일본, 중국, 히말라야, 동시베리아에 분포한다.'고 나와 있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일본에는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에 자란다. 러시아는 쿠릴 열도에 난다. 바이두백과에는 '한강토, 러시아 극동지역, 일본, 베트남 북부, 인도, 네팔, 카슈미르, 파키스탄 북부에 분포한다.'고 나와 있다. 중국에서는 헤이룽쟝(黑龙江), 지린(吉林), 랴오닝(辽宁), 허베이(河北), 샨시(山西), 샨시(陕西), 깐쑤(甘肃), 샨둥(山东), 쟝쑤(江苏), 안후이(安徽), 저쟝(浙江), 쟝시(江西), 푸젠(福建),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광시(广西), 쓰촨(四川), 구이저우(贵州), 윈난(云南), 시짱(西藏) 등지에 난다. 

파리풀의 키는 30~70cm 정도이다. 줄기의 마디 바로 윗부분이 두드러지게 굵다. 전체에 잔털이 산생(散生)하고, 줄기는 곧게 서며, 마디 사이의 하부가 팽대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엽병(葉柄)이 길고, 박질(薄質)이며, 긴 달걀 모양(長卵形) 또는 장타원형(長楕円形) 또는 삼각상 넓은 달걀 모양에 예두(銳頭), 넓은 예저(銳底)이다. 잎 길이는 7~9cm, 너비 4~7cm로서 양면, 특히 맥 위에 털이 많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서 나오는 길이 10~20cm의 이삭꽃차례에 소형의 순형화(脣形花)가 밑에서부터 위를 향해 달린다. 하지만, 꽃차례는 점차 옆을 향하고, 열매가 달리면 완전히 밑을 향한다. 꽃받침은 통상 순형이며, 5개의 능선이 있고, 길이 3mm이지만 성숙하면 5~6mm로 된다. 뒤쪽 3개의 열편은 가시처럼 되어 다른 물체에 잘 붙고, 까락은 길이 1.5mm이다. 꽃부리는 길이 5mm로서 순형이다. 하순(下脣)이 대형이고. 2강수술에 1개의 암술이 있다. 씨방은 1실이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다. 삭과는 숙존악(宿存萼) 속에 있으며, 종자가 하나다. 

파리풀은 꽃이 작고 특이해서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파리풀은 유독식물이기에 나물로 먹으면 안 된다. 승독초(蝇毒草)라고 하는 뿌리의 전즙(煎汁)은 파리 살충제로 쓰인다. 버즘에도 뿌리를 짓찧어 바른다.

국생정에는 파리풀의 쓰임새에 대하여 '파리풀의 전초(全草) 또는 뿌리(根)를 노파자침선(老婆子針線)이라 하며 약용한다. 해독, 살충의 효능이 있다. 개창(疥瘡), 황수창(黃水瘡, 누런 물이 나오는 종창), 창독(瘡毒)의 감염에 의한 발열(發熱)을 치료한다. 짓찧어서 바르거나 혹은 가루를 만들어서 바른다.'고 나와 있다. 다음백과에는 '여름이나 가을에 식물 전체를 캐서 끓인 물로 옴을 치료한다. 벌레에 물렸을 때에도 식물을 찢어 환부에 붙이면 해독 효과가 있다.'고 했다. 

바이두백과에는 터우구차오(透骨草)에 대해 '풍사와 습사를 제거한다. 근육을 풀어주고 피를 잘 돌게 한다. 어혈을 없애고 붓기를 가라앉힌다. 독을 풀어주고 통증을 멈추게 한다. 이런 효능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풍습비통, 근육과 뼈가 경련이 나거나 오그라드는 증상, 한습사로 인한 각기병, 허리 염좌, 마비, 폐경, 음낭 습진, 종기독 등을 치료한다.(祛风除湿, 舒筋活血, 散瘀消肿, 解毒止痛. 风湿痹痛, 筋骨挛缩, 寒湿脚气, 腰部扭伤, 瘫痪, 闭经, 阴囊湿疹, 疮疖肿毒.)'고 나와 있다. 

2023. 4. 25. 林 山 

#파리풀 #승독초 #蝇毒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