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 36세)와 8번 시드 야닉 시너(이탈리아, 8위, 21세)가 각각 2023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5,652만 달러, 약 736억 원) 남자 단식 8강전을 통과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격돌(激突)하게 됐다.
2023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하며 GOAT(Greatest Of All Times, 역대 최고)에 등극했던 조코비치는 6월 25일 영국 런던의 더 퀸스 클럽에서 열린 ATP 투어 신치 챔피언십서 우승한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20세)에게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고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았다.
7월 11일 밤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8강전에서 조코비치는 2시간 47분 만에 7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7위, 25세)에게 3-1(4-6, 6-1, 6-4, 6-3) 역전승을 거두고 타이틀 방어를 향한 순항(順航)을 이어갔다.
조코비치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1세트는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두 선수는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 3-3에 이어 4-4까지 막상막하(莫上莫下)의 대결을 펼쳤다. 이때 루블레프가 듀스 끝에 챔피언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균형을 깨고 나섰다. 루블레프는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4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機先)을 제압(制壓)했다. 이변(異變)의 조짐(兆朕)이 보이고 있었다.
2세트도 조코비치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2세트에서는 반격에 나선 챔피언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심기일전 (心機一轉)한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 2개를 연달아 잡고 순식간(瞬息間)에 게임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루블레프는 위너 2개를 성공시키며 서브 게임을 지켜 1-5로 추격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챔피언은 듀스까지 간 7번째 게임에서 위너 2개와 에이스 하나를 작렬(炸裂)시켜 2세트를 6-1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原點)으로 되돌렸다.
3세트는 루블레프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게임 스코어 4-2에 이어 5-4로 앞서갔다. 챔피언은 6번의 듀스 끝에 서브 게임을 지켜 3세트를 6-4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루블레프는 3번의 세트 포인트를 모두 놓쳐버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敗因)으로 작용했다.
4세트도 루블레프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아 게임 스코어 4-2로 리드(lead)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루블레프는 위너 3개와 에이스 하나를 작렬시키며 서브 게임을 지켜 3-4로 추격했지만 역부족(力不足)이었다. 챔피언은 루블레프를 3게임에 묶어놓고 내리 두 게임을 따내 4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의 그랜드 슬램 준결승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소식에 "통계에 대해 너무 많은 시간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 토너먼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다음 경기에 대한 관심뿐이다. 경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오늘 코트에서 경기한 방식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어 "나는 압박감이 너무 좋다. 사실이다. 나는 테니스 선수라면 누구나 상대를 이기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압박감은 우리가 하는 일의 일부다. 그것은 얼마나 많은 그랜드 슬램을 이겼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경기를 이겼는지에 상관없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코트에 나올 때마다, 특히 이곳 윔블던의 센터 코트에서의 압박감은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내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정을 일깨우고, 내가 꿈꿔왔던 것 이상으로 동기를 부여하며, 내가 최고의 테니스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다. 그래서 나는 다른 선수들이 전승기념품(戰勝記念品)을 얻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으로 GOAT에 등극한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윔블던 5연속 우승 기록과 함께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1년 동안 호주 오픈과 롤랑 가로스, 윔블던 챔피언쉽, US 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대기록이다. 조코비치가 올해 과연 54년 만에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자 단식에서는 1969년에 로드 레이버(호주, 84세)가 마지막으로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현재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로저 페더러(스위스, 41세)가 보유하고 있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총 8번 우승했으며, 2003년부터 2008년 대회까지 연속 5회 제패 기록을 갖고 있다. 비외른 보리(스웨덴, 67세)도 1976년부터 1980년 대회까지 5연속 우승했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보리, 페더러의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한편, 야닉 시너는 조코비치-루블레프 전에 앞서 10시 15분 1번 코트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준준결승에 진출한 로만 사피울린(러시아, 92위, 26세)을 2시간 14분 만에 3-1(6-4, 3-6, 6-2, 6-2)로 격파(擊破)하고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2018년에 프로로 전향한 시너는 2021년 11월 1일 ATP 탑 10에 진입한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 프랑스 오픈에서 8강까지 올랐던 시너는 2022 호주 오픈, US 오픈에서도 8강에 오르며 그랜드 슬램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시너는 1960년 니콜라 피에트랑겔리(89세)와 2년 전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38위, 27세)가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한 세 번째 이탈리아 남자 선수가 되었다. 시너는 2022 윔블던에서 조코비치를 준준결승에서 만나 2-3(7-5, 6-2, 3-6, 2-6, 2-6)으로 역전패한 바 있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시너는 코트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코트 밖에서도 많은 시간 동안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다.
시너-조코비치 준결승전은 7월 14일 센터 코트에서 열린다. 시너가 리턴 매치에서 과연 지난 대회의 패배를 설욕(雪辱)할 수 있을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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