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슬램을 23회나 제패한 '살아있는 전설' 2번 시드 노박 조코비치(세계 2위, 36세, 세르비아)가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을 통과 우승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조코비치는 2회전 진출과 함께 상금 123,000달러(약 1억6천만 원)도 확보했다.
조코비치는 8월 29일 오전 9시 15분(한강토 시간) 뉴욕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메인 이벤트로 열린 경기에서 알렉상드르 뮐러(85위, 26세, 프랑스)를 1시간 35분 만에 3-0(6-0, 6-2, 6-3) 스트레이트로 완파했다. 뮐러는 더블 폴트(4-5)와 첫 서브 성공률(82%-63%)에서는 조코비치를 앞섰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에이스(6-4)와 두 번째 서브 득점률(94%-88%)에서 상대를 앞서는 한편 첫 서브 득점률(71%-46%)과 서비스 포인트(43-33), 리시브 포인트(35-17), 위너(32-11)에서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범실은 뮐러가 18개, 조코비치가 23개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승리로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대회 연속 67번이나 1회전을 통과하는 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1회전 패배는 17년 전인 2006 호주 오픈이었다. 조코비치는 US 오픈에서 3회전 이전에 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과 함께 '빅3'로 불리며 10년 이상 세계 테니스계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페더러는 2022년에 은퇴했고, 나달은 2023 시즌을 쉬고 2024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 '빅3' 가운데 조코비치만 홀로 남았다. '빅3'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조코비치는 24번째 그랜드 슬램 단식 우승, US 오픈 4번째 제패, 세계 1위 등극 등 이번 대회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조코비치는 1회전 승리로 2주 후에 발표될 ATP 랭킹에서 디펜딩 챔피언 까를로스 알까라스(1위, 20세, 에스빠냐)를 제치고 세계 1위 복귀가 확정적이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남녀 통틀어 최고 기록인 389주 동안 1위를 유지하게 된다. 2위는 310주 동안 1위를 한 로저 페더러다. 여자 1위는 377주 동안 1위를 한 슈테피 그라프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마거릿 코트가 1973년 US 오픈에서 달성한 마지막이자 24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또, 오픈 시대에 US 오픈 남자 단식을 5회 제패한 로저 페더러, 지미 코너스, 피트 샘프라스에 이어 4회 우승을 차지한 존 매켄로, 라파엘 나달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2021 시즌에 19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첫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뻔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3위, 27세, 러시아)에게 패함으로써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경기가 끝난 뒤 조코비치는 코트 인터뷰에서 "코트에서 뛸 수 있어 흥분됐다.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경기하는 것은 항상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플레이를 펼친 것 같다. 실수도 좀 했지만 플레이 수준은 좋았다. 다음 라운드에서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코비치의 2회전 상대는 베르나베 사파타 미랄레스(76위, 26세, 에스빠냐)다. 미랄레스는 1회전에서 에단 퀸(475위, 19세, US)을 3-0(6-4, 6-4, 6-3)으로 격파하고 올라왔다.
한편, 오전 1시 15분 5번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4번 시드 홀게르 루네(세계 4위, 20세, 덴마크)가 로베르토 카르바예스 바에나(64위, 30세, 에스빠냐)에게 1-3(3-6, 6-4, 3-6, 2-6)으로 덜미를 잡혀 2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2023 프랑스 오픈에 이어 윔블던에서도 8강에 진출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던 루네는 뜻밖의 일격을 당해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카르바예스 바에나의 2회전 상대는 아슬란 카라체프(77위, 29세, 러시아)다. 카라체프는 1회전에서 이르지 레헤치카(29위, 21세, 체코)를 3-0(6-3, 6-3, 6-3)으로 제압하고 올라왔다.
같은 시간 17번 코트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5번 시드 카스페르 루드(5위, 24세, 노르웨이)가 에밀리오 나바(155위, 21세, US)를 3-1(7-6, 3-6, 6-4, 7-6)로 힘겹게 물리치고 2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루드는 2022 프랑스 오픈, US 오픈 준우승에 이어 2023 프랑스 오픈에서도 결승전까지 진출한 바 있다. 루드의 2회전 상대는 장즈젠(张之臻, 67위, 26세, 중국)이다. 장즈젠은 1회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J. J. 울프(45위, 24세, US)를 3-2(7-5, 7-5, 6-7, 4-6, 6-3)로 이기고 올라왔다.
오전 2시 15분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10번 시드 프랜시스 티아포(10위, 25세, US)가 린너 티엔(770위, 17세, US)을 3-0(6-2, 7-5, 6-1)으로 제압하고 2회전에 올라갔다. 티아포는 2022 US 오픈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한 바 있다. 티아포의 2회전 상대는 세바스찬 오프너(58위, 27세, 오스트리아)다. 오프너는 1회전에서 누누 보르지스(79위, 26세, 포르투갈)를 3-1(7-6, 3-6, 7-6, 6-4)로 이기고 올라왔다.
2시 30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9번 시드 테일러 프리츠(9위, 25세, US)가 스티브 존슨(152위, 33세, US)을 3-0(6-2, 6-1, 6-2)으로 물리치고 2회전에 진출했다. 프리츠는 2022 윔블던에서 8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프리츠의 2회전 상대는 후안 파블로 바리야스(74위, 27세, 페루)다. 바리야스는 1회전에서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46위, 23세, 세르비아)를 3-1(1-6, 7-5, 7-5, 6-4)로 격파하고 올라왔다.
한강토(조선반도) 남자 테니스의 희망 권순우(101위, 25세)는 오전 6시 그랜드스탠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28번 시드 크리스토퍼 유뱅크스(30위, 27세, US)에게 1-3(3-6, 4-6, 6-0, 4-6)으로 패해 2회전 진출이 좌절됐다. 권순우는 지난 1월 열린 2023 호주 오픈 본선 1회전에서 유뱅크스와 만나 풀 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한 바 있다. 이번 리턴 매치에서도 권순우는 유뱅크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전 8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7번 시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7위, 25세, 그리스)가 밀로시 라오니치(336위, 32세, 캐나다)를 3-0(6-2, 6-3, 6-4)으로 완파하고 2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한때 '스몰 3', '차세대 주자'로 일컬어지던 치치파스는 아직 그랜드 슬램 타이틀이 없다. 치치파스의 2회전 상대는 예선을 거쳐서 올라온 도미닉 슈테판 스트리커(128위, 21세, 스위스)다. 스트리커는 1회전에서 알렉세이 포피린(41위, 24세, 호주)을 3-1(6-3, 6-4, 3-6, 6-3)로 제압하고 올라왔다.
8월 30일에는 남녀 단식 본선 1회전 2일째 경기가 이어진다. 먼저 남자 단식 대진표다. 오전 1시 아거 애쉬 스타디움에서는 3번 시드 다닐 메드베데프(3위, 27세, 러시아) 대 아틸라 발라즈(718위, 34세, 헝가리)의 경기가 열린다. '스몰 3', '차세대 주자'로 일컬어지던 메드베데프는 2021 US 오픈 우승자다. 이번 대회에서도 메드베데프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시 15분 5번 코트에서는 8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8위, 25세, 러시아) 대 에밀 루수부오리(56위, 24세, 핀란드)의 경기가 벌어진다. 루블레프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8강전 진출이 최고의 성적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임에도 루블레프는 아직 그랜드 슬램을 한 번도 제패하지 못했다.
오전 8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6번 시드 야닉 시너(6위, 22세, 이탈리아) 대 야닉 한프만(54위, 31세, 독일)의 경기가 열린다. 지난 대회 8강전까지 진출했던 시너는 직전 대회인 2023 윔블던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함으로써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전 9시 15분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는 1번 시드 까를로스 알까라스(1위, 20세, 에스빠냐) 대 도미니크 코퍼(78위, 29세, 독일)의 메인 이벤트가 벌어진다. 디펜딩 챔피언 알까라스는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다. 알까라스는 직전 대회인 2023 윔블던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로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알까라스와 조코비치는 서로 다른 조에 속해 있다. 두 선수가 무패 행진으로 올라가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알까라스 대 조코비치의 결승전이 성사된다면 올해 세계 테니스계의 메가 이벤트가 될 것이다.
이어 여자 단식 경기 2일째 대진표다. 오전 12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5번 시드 온스 자베르(5위, 28세, 튀니지) 대 마리아 카밀라 오소리오 세라노(66위, 21세, 콜롬비아)의 경기가 열린다. '아프리카의 별', '튀니지 특급' 자베르는 2022 윔블던, US 오픈 준우승에 이어 2023 윔블던에서도 결승전까지 진출한 바 있다. 지난 대회에서는 슈피온텍에게 0-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도 자베르 대 슈피온텍의 재대결이 펼쳐질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전 2시 17번 코트에서는 한나래(243위, 31세) 대 9번 시드 마르케타 본드루소바(9위, 24세, 체코), 같은 시간 5번 코트에서는 7번 시드 까롤린 가르샤(7위, 29세, 프랑스) 대 왕야판(王雅繁, 115위, 29세, 중국)의 경기가 열린다. 한나래는 2020 호주 오픈 여자 단식 본선 1회전 진출이 최고의 성적이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5번, 윔블던에서는 4번 1회전 탈락했다. US 오픈에서는 2016, 2019 대회 2회전 진출에 그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대망의 본선 1회전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나래의 상대는 직전 대회인 2023 윔블던 챔피언이다. 1회전부터 강적을 만났다. 한편, 가르샤는 지난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한 바 있다.
오전 3시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는 3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3위, 29세, US)와 카밀라 조르지(52위, 31세, 이탈리아)의 대결이 펼쳐진다. 페굴라는 2022 US 오픈 8강에 진출한 이후 2023 호주 오픈, 윔블던에서도 8강전까지 진출했다. 세계 랭킹에 비해 페굴라는 아직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오전 10시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는 2번 시드 아리나 사발렌카(2위, 25세, 벨라루스) 대 마리나 자네프스카(30세, 벨기에)의 메인 이벤트가 열린다. 2023 호주 오픈 우승자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21, 2022 US 오픈에서는 준결승까지 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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