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까를로스 알까라스(세계 1위, 20세, 에스빠냐)와 2021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3위, 27세, 러시아)가 2023 US 오픈 8강전을 각각 통과해서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두 선수는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77만5천 달러(약 10억3천만 원)를 확보했다.
톱 시드 까를로스 알까라스는 9월 7일 오전 9시 30분경(한강토 시간) 뉴욕 동부 퀸즈 플러싱 메도우스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스몰3' 알렉산더 즈베레프(12위, 26세, 독일)를 2시간 30분 만에 3-0(6-3, 6-2, 6-4)으로 완파했다. 챔피언-스몰3 전에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3번 시드의 다닐 메드베데프가 절친이자 딸의 대부이기도 한 동포 선수 안드레이 루블레프(8위, 25세, 러시아)를 2시간 48분 만에 3-0(6-4, 6-3, 6-4)으로 격파했다.
알까라스와 2020 US 오픈 준우승자 즈베레프는 1세트 전반에 걸쳐 인상적인 베이스라인 위너들을 쏟아내며 게임 스코어 1-1, 2-2에 이어 3-3까지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알까라스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즈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잡고 5-3으로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 들어서자 즈베레프의 발이 눈에 띄게 느려진 것을 간파한 알까라스는 공격 레벨을 높여 상대를 압박했다. 챔피언은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브레이크하며 3-2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상대를 2게임에 묶어놓고 내리 3게임을 따내는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하며 2세트를 6-2로 가져갔다. 승부의 추가 챔피언에게로 기울고 있었다.
즈베레프는 3세트 시작 전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지만 알까라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두 선수는 세트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여 게임 스코어 1-1, 2-2, 3-3에 이어 4-4까지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알까라스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강력한 슬라이스 포핸드 위너를 작렬시켜 상대 서브 게임을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세트를 6-4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알까라스는 코트 인터뷰에서 "내가 즈베레프를 마지막으로 상대한 것은 올해 마드리드에서였다. 그는 자신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나는 그것에 대해 슬펐다. 우리는 몇 차례 큰 경기를 치렀다. 그가 다시 그랜드 슬램 8강에 진출하여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닐 메드베데프와 안드레이 루블레프의 준준결승전은 통산 8번째의 숙명적인 대결이었다. 둘은 주니어 선수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맞대결을 벌이던 사이였다. 둘이 맞대결을 벌일 때는 코트 양쪽에서 분노에 찬 비명이 터져나오곤 했다. 2020 US 오픈에서 기자들이 주니어 시절 루블레프와의 경기에 대해 묻자 다닐은 "우리 둘 다 그때는 미쳤었다. 우리 둘 다 코트에서 라켓을 부수고 불평하며 미친 짓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1세트에서 루블레프는 다닐의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서갔으나 끝까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에 이어 4-4로 동점을 허용했다. 다닐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4로 따냈다.
2세트에서 루블레프는 다닐의 서브 게임 두 개를 잡고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갔다. 하지만, 다닐은 상대를 3게임에 묶어놓고 5게임을 내리 따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2세트마저 6-3으로 가져갔다. 승부의 추가 다닐에게로 기울고 있었다.
3세트에서도 루블레프는 다닐의 서브 게임 두 개를 잡고 게임 스코어 4-3으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추격에 나선 다닐은 상대를 3게임에 묶어놓고 3게임을 연달아 이겨 3세트를 6-4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루블레프는 첫 서브 성공률(60%-55%)과 위너(32-26)에서는 다닐을 앞섰다. 하지만, 다닐은 에이스(8-4)와 첫 서브 득점률(75%-66%), 두 번째 서브 득점률(36%-32%), 리시브 포인트(49-46), 서비스 포인트(54-49)에서 고루 상대를 앞섰다. 다닐은 더블 폴트에서 상대보다 4개 더 많은 9개, 범실은 3개 더 많은 40개를 기록했다.
루블레프로서는 다 이겨놓고 마지막에 역전을 당하는 참으로 약 오르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패배로 그는 메이저 대회 8강전에서 9전 전패, US 오픈에서는 통산 21승 8패를 기록했다. 다닐은 루블레프에 대해 "그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도 내가 절대 그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다닐은 US 오픈에서 통산 28승 5패를 기록했으며, 지난 5년 동안 4번째 US 오픈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닐은 경기 후 ESPN의 대런 케이힐에게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본 유일한 좋은 점은 둘 다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곧 찬물 샤워를 하게 될 것이다. 우리 둘 다 힘든 경기였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건 너무나 정상적이다."라고 말했다.
US 오픈 역사상 가장 어린 톱 시드인 알까라스는 다닐을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챔피언은 2023 인디언웰스 마스터스 결승전과 윔블던 준결승에서 다닐을 격파했다.
알까라스는 다닐과의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뉴욕 플러싱 메도우스 코트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정말 편안하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기분이 좋다. 테니스 경기력도 강하다. 준결승에서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멋진 대결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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