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호주 오픈 우승자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아리나 사발렌카(세계 2위, 25세, 벨라루스)와 매디슨 키스(17위, 28세, US)가 2023 US 오픈 여자 단식 8강전을 각각 통과하고, 4강이 겨루는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2번 시드 '타이거' 사발렌카는 9월 7일 오전 1시(한강토 시간) 뉴욕 동부 퀸즈 플러싱 메도우스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23번 시드 정친원(郑钦文, 23위, 20세, 중국)을 1시간 13분 만에 2-0(6-1, 6-4)으로 완파(完破)했다. 17번 시드 키스는 오전 8시에 열린 경기에서 9번 시드를 받은 2023 윔블던 '깜짝' 챔피언 마르케타 본드루소바(9위, 24세, 체코)를 1시간 26분 만에 2-0(6-1, 6-4)으로 격파했다. 두 선수는 준결승 진출과 함께 상금 77만5천 달러(약 10억3천만 원)를 확보했다.
생애 처음 그랜드 슬램 준준결승에 진출한 정친원은 사발렌카의 적수(敵手)가 되지 못했지만, 에이스(4-3)와 더블 폴트(1-3)에서는 사발렌카를 아주 약간 앞섰다. 그러나, 사발렌카는 위너(17-13)에서 정친원을 앞서는 한편 첫 서브 성공률(58%-41%)과 득점률(88%-63%), 두 번째 서브 득점률(81%-54%), 리시브 포인트(20-9), 서비스 포인트(36-26)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범실에서는 정친원이 상대보다 4개 많은 16개를 기록했다. 사발렌카는 이날 경기 승리로 US 오픈에서 3년 연속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강서버에 위력적인 그라운드 스트로크 보유자인 사발렌카는 아무리 강한 상대라고 하더라도 결코 주눅이 들거나 물러서는 법이 없다. 그럼에도 그랜드 슬램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녀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생체역학 전문가를 고용했고, 마침내 문제점을 알아냈다. 1년 후 2023 호주 오픈에 참가한 그녀는 7경기 동안 46개의 에이스를 기록한 반면에 더블 폴트는 단 29개만 기록하며 자신의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했다. 호주 오픈 챔피언이 된 후 사발렌카는 비로소 이가 슈피온텍, 엘레나 리바키나와 함께 확고한 '빅3' 일원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사발렌카는 "생체역학 전문가를 우리 팀에 데려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달랐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이런 일에 별로 마음이 열려 있지 않았다.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서브를 수정하고 코트에서 더 강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사발렌카는 다음 주 월요일 세계 랭킹 1위로 올라가게 된다. 정친원과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그녀는 이제 공식적으로 2023년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준결승 또는 그 이상에 진출한 유일한 여성이 되었다.
사발렌카는 "나는 전에 패했던 모든 힘든 경기가 앞으로 다른 힘든 경기에서 내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조건, 다양한 코트에 적응할 수 있었고, 내 경기에 이러한 일관성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것은 내가 정말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면서 "알다시피, 나는 내 경력에서 이 성과에 매우 만족하지만, 그것이 큰 변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2위였지만 이제 1위가 되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순위 차이일 뿐이다. 나는 아직도 최고의 테니스를 가져와야 하고, 아직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해야 한다. 이제 다른 선수들이 나를 추격해서 잡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 추가적인 동기 부여일 뿐이다. 그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계속 플레이하고, 계속 발전하고, 계속 나아질 수 있는 힘과 에너지가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발렌카는 지난 다섯 번의 그랜드 슬램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녀는 2022 US 오픈 준결승 3번째 세트에서 브레이크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가 슈피온텍에게 패했고, 2023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는 마그다 리네트를 꺾은 뒤 결승에서 엘레나 리바키나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그러나, 2023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에서 열린 두 번의 준결승전은 사발렌카의 참패로 끝났다. 그녀는 프랑스 오픈 준결승에서 카롤리나 무초바, 윔블던에서 온스 자베르에게 패했다.
매디슨 키스가 '타투쟁이' 윔블던 챔피언 마르케타 본드루소바를 이기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키스는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상대 서브 게임을 두 번 연달아 잡고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정신을 차린 본드루소바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1-5로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키스는 에이스 하나와 위너 하나를 작렬시키며 1세트를 39분 만에 6-1로 따내고 기선을 제압했다.
본드루소바는 4회전에서 페이튼 스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어려움을 겪은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여전히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단식 경기에 전념하기 위해 절친 바르보라 스트리코바와 함께 출전한 여자 복식 경기에서 기권했다. 그녀의 첫 번째 서브 대부분은 시속 160km 이하였으며, 두 번째 서브도 키스의 스트라이크 존에 위치하여 첫 번째 리턴 샷부터 수세에 몰렸다.
2세트에서는 막상막하의 접전이 펼쳐졌다.본드루소바의 팔꿈치는 1세트보다 나아진 것처럼 보였고, 서브 속도도 높아지는 한편 베이스라인 랠리에서 좀더 자유롭게 스윙할 수 있었다.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 3-3에 이어 4-4까지 호각지세(互角之勢)를 이루었다. 이때 키스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분위기가 갑자기 키스 쪽으로 기울었다. 키스는 이어 두 번의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2세트를 6-4로 따내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키스는 2018 US 오픈 이후 첫 그랜드 슬램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녀는 6월에 약혼자인 ATP 프로 비요른 프라탕겔로의 지도를 받기 시작한 이래 경력 중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녀는 2023 이스트본 인터내셔널에서 무실 세트 행진으로 올해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윔블던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그녀는 이번 주 2022 호주 오픈 이후 제시카 페굴라, 본드루소바 등 세계 랭킹 10권 선수를 연달아 격파했다.
준결승에서 맞붙게 된 사발렌카와 키스는 상대 전적에서 타이거가 2승 1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타이거의 메이저 대회 준결승 기록은 1승 5패로 저조한 편이다. 5패 가운데 2번은 2021년 레일라 페르난데스, 2022년 이가 슈피온텍에게 패했다.
키스는 사발렌카에 대해 "내일은 거의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될 것이다. 그녀는 지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플레이하고 있다. 그녀가 월요일 세계 1위가 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녀는 랠리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묵직한 타격을 많이 가할 것이다. 나는 허리띠를 조이고 최대한 많은 공을 잡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발렌카는 직전 대회인 2023 윔블던 8강전에서 맞붙어 이겼던 키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 생각에 토너먼트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코트에 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나는 최고의 테니스를 쳐야 한다. 나는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 내가 그곳에 있다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안다. 내 꿈, 나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9월 8일부터는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여자 단식 준결승전이 시작된다. 오전 8시에는 2022 프랑스 오픈 준우승자로 6번 시드를 받은 코리 '코코' 가우프(6위, 19세, US) 대 2023 프랑스 오픈 준우승자로 10번 시드를 받은 카롤리나 무초바(10위, 27세, 체코)의 경기가 열린다. 오전 9시 15분에는 사발렌카 대 키스의 메인 이벤트 경기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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