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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주 오픈] 女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 8강행, 아니시모바 2-0 완파

林 山 2024. 1. 21. 21:40

디펜딩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위, 25세)가 1월 21일 빅토리아 주도 멜버른 파크(Melbourne Park)에서 열린 2024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AO, 총상금 8650만 호주달러, 약 762억 원) 여자 단식 4회전을 통과 타이틀 방어를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서브 동작을 취한 '타이거' 아리나 사발렌카

 

'타이거' 사발렌카는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아만다 아니시모바(US, 442위, 22세)를 1시간 10분 만에 2-0(6-3, 6-2)으로 완파(完破)하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타이거는 사발렌카의 왼팔 안쪽에 호랑이 머리를 새긴 타투 때문에 얻은 별명이다.   

아리나 사발렌카 왼쪽 팔 안쪽에 새겨진 호랑이 머리 문신

 

한마디로 사발렌카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1세트는 타이거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타이거는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아니시모바는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추격에 나섰으나 역부족(力不足)이었다. 타이거는 에이스 하나를 작렬시키며 서브 게임을 이겨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아니시모바의 선공으로 시작된 2세트에서도 사발렌카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타이거는 상대 서브 게임 2개를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게임 스코어 5-2로 앞서나갔다. 마지막 8번째 게임은 아니시모바의 저항으로 2번의 듀스 게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타이거는 강력한 포핸드 위너 두 개를 연달아 작렬시키며 2세트를 6-2로 따내고 준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사발렌카는 웃으며 "어쨌든 나는 그(호주 태생 트레이너 제이슨 스테이시)의 머리에 내 서명을 하기로 결정했다. 첫 경기 전에 했다.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할 때마다 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좋아, 승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라고 했다. 나는 '고맙다'라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4회전까지 단 11게임만 내준 사발렌카는 7년 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8강에 6번 이상 연속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사발렌카는 전 세계 랭킹 21위 아니시모바를 상대로 거침없는 페이스와 강력하고 깊은 샷을 구사하며 침몰시켰다. 이런 사발렌카의 경기력은 남은 상대 선수들에게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2024년의 사발렌카는 그동안 아니시모바와 다섯 번의 대결에서 첫 승리를 거뒀던 2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사발렌카는 "이번 승리를 거두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녀는 힘든 상대다. 그녀가 투어에서 다시 만나 정말 기쁘다. 나는 그녀가 곧 다시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그녀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5년 전 17세의 아니시모바는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3회전에서 당시 11번 시드를 받은 사발렌카를 3-0 스트레이트로 완파한 바 있다. 4개월 후 롤랑 가로스에서 아니시모바는 또 사발렌카를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두 사람의 궤적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사발렌카가 2023년 1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첫 우승을 차지할 때 아니시모바는 1회전에서 마르타 코스튜크에게 패해 탈락했다. 이후 그녀는 피로와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8개월 간의 공백 기간을 가져야만 했다. 아니시모바는 이번 주 13번 시드 류드밀라 삼소노바와 전 세계 2위 파울라 바도사 기버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다시 상위 30위 안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발렌카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2021 프랑스 오픈 챔피언으로 9번 시드를 받은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 10위, 28세)다. 크레이치코바는 멜버른 아레나에서 열린 4회전에서 10대 돌풍의 주인공 미라 안드리바(러시아, 47위, 16세)에게 2-1(4-6, 6-3, 6-2)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는 코코 가우프

 

한편, 2023 US 오픈 챔피언으로 4번 시드를 받은 코코 가우프(US, 4위, 19세)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4회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막달레나 프레흐(폴란드, 69위, 26세)에게 2-0(6-1, 6-2) 완승(完勝)을 거두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3분, 사발렌카-아니시모바의 경기보다 7분 더 짧았다. 이날 경기 승리로 코코는 생애 처음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코코는 자신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로드 레이버(Rod Laver)와 다른 테니스 전설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녀는 또한 자신이 직접 상품화한 신발에 새겨진 "당신의 라켓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글귀에 대해 설명했다. 

코코는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로 내가 항상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영감이다. 가끔 내 신발을 보면 인생은 테니스 그 이상이며 내가 코트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상기시켜줄 뿐이고, 그것이 나를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지는 않는다. 내가 코트에서 하는 모든 일들 말이다. 코트는 내 삶에 플러스가 되었다. 나는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단지 여분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코코는 2023 US 오픈 우승과 더불어 그랜드 슬램에서 11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8번째 WTA 타이틀을 획득하며 시즌을 시작한 코코는 2024 시즌에도 9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었다. 그녀는 그 기간 동안 오클랜드 결승전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를 상대로 한 세트만 내줬을 뿐이다.   

프레흐의 패인은 체력 고갈이었다고 분석된다. 그녀는 다리아 사빌, 캐럴린 가르샤, 아나스타샤 자카로바를 상대로 모두 풀 세트까지 가는 경기를 치르면서 8시간 이상을 코트에서 뛰었다. 반면에 코코는 안나 카롤리나 슈미들로바, 캐럴라인 톨러하이드, 알리샤 파크스를 상대로 단 13게임만 내주면서 이들을 이기는 데 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18번째 메인 경기와 호주에서의 5번째 메인 경기에서 코코는 뛰어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녀는 2008년 18세의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 이후 호주 오픈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최연소 선수다. 코코는 또 1990년 이후 그랜드 슬램에서 제니퍼 카프리아티의 50승, 세레나 윌리엄스의 49승에 이어 48승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카프리아티와 윌리엄스의 기록은 코코에 의해 올해 안에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코는 "나의 첫 호주 8강이다. 이 위치에 있고 여기에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내 생각엔 4회전이 3번이나 있었던 것 같다. 그 고비를 극복하는 것은 멋지다.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2019년 윔블던을 통해서 그랜드 슬램 무대에 데뷔한 코코가 아직도 10대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19세의 코코에게는 베테랑 같은 느낌이 있다. 2023 US 오픈에서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획득한 코코가 이미 테니스에서 많은 성취를 이뤘기 때문이다. 또 어린 시절부터 현명하고 사려 깊었던 코코가 존중받는 십대로서 중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사회적 약자 편에서 발언하기 때문이다.     

코코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시간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코는 자신이 아직 너무 어리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고 인정한다. 코코는 웃으면서 "지난 4년 동안 너무 많은 삶을 살아서 마치 19살보다 나이가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나는 확실히 나이를 자주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코코의 준준결승전 상대는 마르타 코스튜크(우크라이나, 37위, 21세)다. 코스튜크는 쇼 코트 아레나에서 벌어진 4회전에서 마리아 티모페에바(러시아, 170위, 20세)를 2-0(6-2, 6-1)으로 완파(完破)하고 올라왔다.  

멜버른에서 경기 시간이 예상보다 짧다는 사실을 알게 된 코코는 코스튜크와의 8강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그녀는 "나는 예리함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경기 외 활동을 더 많이 해왔다. 1시간 30분, 2시간씩 경기를 하는 것이 내 몸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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