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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US오픈] 디펜딩 챔프 노박 조코비치 3회전 진출, 라슬로 제레에 기권승

林 山 2024. 8. 29. 22:33

그랜드 슬램 24회 챔피언과 파리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가 2024 US 오픈(총상금 7500만 달러, 약 998억 원) 남자 단식 3회전에 진출하며 역사적인 25번째 싱글 메이저 타이틀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그랜드 슬램 타이틀 25회 기록에 도전하는 노박 조코비치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8월 29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즈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2시간 16분 만에 동포 선수 라슬로 제레(100위)의 부상으로 낙승(樂勝)을 거두었다. 제레는 세트 스코어 0-2(4-6, 4-6), 3세트 게임 스코어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심한 복부 통증으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어 기권을 선언했다.       

뉴욕의 극심한 더위와 높은 습도는 두 선수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 주었다. 두 선수는 1세트 초반부터 게임 스코어 1-1, 2-2, 3-3에 이어 4-4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도 러브 게임으로 잡고 1세트를 6-4로 따냈다. 조코비치는 초반에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듯 보였고 2세트에 들어가기 전 치료를 받았다. 

2세트에서 기회를 포착한 제레는 상대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조코비치는 2게임을 연속으로 따내 4-4 동점을 만들었다.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에서 제레가 갑자기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메디컬 타임아웃도 제레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조코비치는 다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 2세트를 6-4로 따냈다.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제레는 계속 플레이하려고 했지만, 3세트의 처음 두 게임을 모두 러브 게임으로 내주자 네트에 접근하여 기권을 선언했다. 이날 승리로 조코비치는 플러싱 메도우에서 90번째 승리를 거두었고, 4개의 그랜드 슬램에서 모두 90경기를 이긴 유일한 선수가 되었다. 

경기가 끝난 뒤 조코비치는 "큰 싸움이었다. 2세트 동안 2시간 이상 걸렸다. 내 서브는 끔찍했다. 서브가 위력이 없으면 힘들게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니스 무대에서 이보다 더 큰 승리는 없다. 분위기는 굉장했고 내 나이에 다시 여기서 플레이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3회전에서 호주의 28번 시드 알렉세이 포피린(28위)과 맞붙는다. 포피린은 2회전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에스빠냐, 43위)를 3-0(6-2, 6-4, 6-0)으로 격파하고 올라왔다.  

경기가 끝난 뒤 라켓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한편, 4번 시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4위)는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2회전 경기에서 알렉상드르 뮐러(프랑스, 77위)를 상대로 2시간 26분 만에 3-0[6-4, 7(7)-6(5), 6-1]으로 승리하며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27세의 즈베레프는 2020 US 오픈에서 결승에 진출했고, 올해 초 프랑스 오픈 결승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그는 US 오픈에서 도미닉 팀, 파리 롤랑 가로스에서 까를로스 알까라스에게 각각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즈베레프는 2022년 프랑스 오픈에서 심각한 발목 부상을 입은 후 정상에 복귀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54번의 싱글 매치에서 승리했다. 이는 투어에서 다른 남자 선수보다 많은 승률이다. 

즈베레프는 "난 내가 다시 세계 10위권이나 5위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2년 반 전에 우승을 빼앗겼지만, 이 수준에서 경기를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즈베레프의 3회전 상대는 토마스 마틴 에체베리(아르헨티나, 33위)다. 에체베리는 2회전에서 동포 선수 프란시스코 세룬돌로(29위)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6-3, 4-6, 6-4, 1-6, 6-3)로 힘겹게 물리치고 올라왔다.  

대역전승을 거둔 뒤 포효하는 안드레이 루블레프

 

6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는 17번 코트에서 열린 2회전 5세트 스릴러에서 아르튀르 랭데르크네슈(프랑스, 56위)에게 3-2(4-6, 5-7, 6-1, 6-2, 6-2) 대역전승을 거두고 3회전에 올라갔다. 루블레프는 잔혹할 정도로 더운 날씨 속에서 2세트를 먼저 내준 뒤 반격에 나서 3세트를 연달아 따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루블레프는 2세트가 끝나고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33도의 더위 속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버텼고, 4시간 6분 만에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3회전 대열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루블레프와 랭데르크네슈는 모두 얼음팩과 선풍기를 사용해 몸을 식히려고 했다. 루블레프는 경기 시작 전에 의사를 불렀는데,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그는 "뱃속에 아기가 들어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루블레프의 3회전 상대는 32번 시드 이르지 레헤치카(체코, 38위)다. 레헤치카는 2회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예선 통과자 미첼 크루거(USA, 170위)에게 3-2[6(5)-7(7), 0-6, 6-4, 6-4, 7-5]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왔다.   

노르웨이의 8번 시드 카스페르 루드는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를 3-1[6-4, 6-2, 2-6, 7(7)-6(3)]로 이겼고, 불가리아의 9번 시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는 호주의 린키 히지카타를 3-0[6-1, 6-1, 7(7)-6(4)]으로 제압했다.   

홈 코트의 프란시스 티아포(20위)는 알렉산더 셰브첸코(카자흐스탄, 61위)에게 기권승을 거두고 3회전에 진출했다. 셰브첸코는 세트 스코어 0-2(4-6, 1-6), 3세트 게임 스코어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다.  

USA의 12번 시드 테일러 프리츠는 이탈리아의 마테오 베레티니를 3-0[6-3, 7(7)-6(1), 6-1]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로렌조 무세티(이탈리아, 18위)는 세르비아의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54위)와 5세트까지 가는 스릴러에서 3시간 47분 만에 3-2(3-6, 6-4, 6-4, 2-6, 7-5)로 이겼다. 무세티는 관중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자 셔츠를 벗고 포효하며 승리를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