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백두산 야생화] 고산봄맞이

林 山 2024. 11. 29. 17:12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 흰머리뫼(白頭山, 長白山, 2,744m)에 자라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멀고도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상황에 치미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먼 길을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지지리도 못난 나라, 못난 민족이다. 푸른 별 지구에서 남북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악(惡)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큰 사명이다.    

2024년 7월 19일 백두산에서 자라는 뫼꽃 들꽃을 만나기 위해 북파(北坡) 산문(山門) 중국 국가대표 운동원촌 숙소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소형 승합차로 어둠을 뚫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북파 천문봉(天文峰, 2,620m)에 올랐다. 신령한 하늘연못(天池) 북파 천문봉에는 대륙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태풍급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어오는지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동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먼동이 터오자 천문봉 북쪽 기슭에 드넓은 천상(天上)의 화원(花園)이 마법처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끝없이 펼쳐진 천상의 화원에는 두메양귀비, 좁은잎돌꽃, 천지괭이눈, 바위구절초, 구름송이풀, 두메자운, 구름범의귀, 호범꼬리, 나도개미자리, 두메분취, 나도황기, 씨범꼬리, 바위솜나물, 바위돌꽃, 노랑만병초, 담자리꽃나무, 구름국화, 좀참꽃, 둥근범꼬리 등 온갖 야생화들이 피고 지며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서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아주 작은 흰색 꽃을 활짝 피워올린 고산봄맞이를 만났다. 앙증맞고 귀여운 고산봄맞이 꽃을 만나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고산봄맞이는 해발 2,500m 안팎의 높은 산에서 자라기에 남한에서는 볼 수 없는 고산성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고산봄맞이 꽃이 흰머리뫼 하늘연못가에 수줍은 듯 피어 있었던 것이다! 

 

백두산 천문봉에서 바라본 천지(2024. 7. 18)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고산봄맞이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딜레니아아강(Dilleniidae) 앵초목(櫻草目, Primulales) 앵초과(櫻草科, Primulaceae) 봄맞이꽃속(Androsace)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국제식물명색인(IPNI, International Plant Names Index), 왕립식물원 큐(Royal Botanic Gardens, Kew) 등재(登載) 고산봄맞이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안드로사케 레흐마니아나 슈프렝겔(Androsace lehmanniana Spreng.)이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안드로사케(Androsace)'는 '삿갓말(sea-navel, Acetabularia acetabulum)'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명사 '안드로사케스(andrósakes)'에서 유래한 다국어다. 앵초과(櫻草科, Primulaceae)에 속하는 분류학적 속(屬, taxonomic genus)으로 많은 고산식물을 포함한다(Wiktionary). '안드로사케(Androsace)'는 '남성, 수컷, 수나무(male)'라는 뜻의 그리스어 '안드로스(andros)'와 '방패(shield)'라는 뜻의 '사코스(sakos)'의 합성어로 어떤 다른 모양을 암시한다(Flora of North America). 이탈리아어 '안드로사케(androsace)'는 '롹 재스민(rock jasmine)'이라는 뜻이다. 롹 재스민은 앵초과 봄맞이꽃속(Androsace)의 고산 식물의 총칭이다(네이버 사전). 유래는 불분명하다.  

 

'안드로사케(Androsace)'는 그리스어 'andros(男)'와 'sakia(袋)'에서 유래했는데, 그 형상에서 유래한 것이다(植物の百科事典). 오부스마(男袋, おぶすま)는 남성의 외음부(外陰部)에 있는 정소(精巣, せいそう, 睾丸, キンタマ)를 감싸는 주머니(包袋)인 음낭(陰嚢, いんのう)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마도 수술의 꽃밥(葯, anther)과 관련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된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레흐마니아나(lehmanniana)'는 독일의 식물학자이자 철학자, 의사 요한 게오르크 크리스티안 레만(Johann Georg Christian Lehmann, 1792~1860)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한 것이다. 레만의 표준 저자 약어는 Lehm.이다.   

명명자 '슈프렝겔(Spreng.)은 독일의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쿠르트 폴리카르프 요아킴 슈프렝겔(Kurt Polycarp Joachim Sprengel, 1766~1833)이다. 슈프렝겔은 1817년 'Isis (Oken) 1: 1289'에서 고산봄맞이의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국표 등재 학명 Androsace lehmanniana Spreng.의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은 고산봄맞이(추천명), 백두산봄마지, 큰산봄맞이꽃, 백두산봄맞이, 증산봄맞이 등이 있다. 국생정 추천 국명은 고산봄맞이, 비추천명은 백두산봄마지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고산봄맞이의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드라이 롹재스민(Dry rockjasmine)이다. '건조한(Dry) 곳에서 자라는 앵초과 봄맞이꽃속(rockjasmine) 식물'이라는 뜻이다.  

홋카이도 레드 데이터 북(北海道レッドデータブック) 등재 고산봄맞이의 일본명(日本名, Japanese common name)은 도치나이소우(トチナイソウ, 栃内草)다. 일본명은 쿠릴(千島)에서 고산봄맞이를 처음 채집한 홋카이도청의 기사 도치나이 진고로우(とちない じんごろう, 栃内壬五郎)를 기념해 명명한 것이다. 쿠릴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일명 치시마코자쿠라(チシマコザクラ, 千島小桜)라고도 한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고산봄맞이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common name)은 한셩뎬디메이(旱生点地梅)다. '건조지대에 나는(旱生) 봄맞이꽃(点地梅)'이라는 뜻이다. 영문명 드라이 롹재스민(Dry rockjasmine)과 뜻이 통하는 이름이다.  

고산봄맞이는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몽골, 일본, 중국 북부, 북미 서부 등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북부 백두산 지역 표고 2,500m 근처에 자란다. 건조한 곳에 난다(국생정). 한강토 함경도 등 북부 지방에 나며,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몽골, 일본, 중국 북부, 북미 서부 등에 분포한다(국생관). 

도치나이소우(栃内草)는 아시아 북동부, 동아시아, 알래스카 등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북부~중부의 일부, 혼슈(本州)의 하야치네산(はやちねさん, 早池峰山)에만 분포가 한정되어 있다(北海道レッドデータブック).  

한셩뎬디메이(旱生点地梅)는 중국 신쟝(新疆)의 톈산(天山)에 난다. 해발 2800~3000m 지대의 건조한 언덕이나 계곡에 자란다. 러시아, 몽골에도 분포한다(中国植物志). 중국에서는 허베이성(河北省), 샨시성(山西省), 신쟝웨이우얼자치구(新疆维吾尔自治区)에 분포한다. 유럽, 러시아 북극 지방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일본에도 분포한다(百度百科). 

 

고산봄맞이(백두산 북파 천문봉, 2024. 7. 19)

 

고산봄맞이의 꽃대 높이는 3~7cm 정도이다. 원줄기가 갈라져 그 끝에 잎이 돌려나기 비슷하게 달리고, 어릴 때는 긴 흰색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한강토산 봄맞이꽃속 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줄기가 갈라지는 종이다.  

잎은 연한 황록색이며 넓은 거꿀피침 모양(倒披針形) 또는 좁은 거꿀달걀 모양(狹倒卵形)이고 끝이 둔하며, 밑부분이 좁아져서 짧은 엽병(葉柄)처럼 되고 길이 5~12mm, 너비 2-5mm로서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 윗부분에 표면과 더불어 긴 백색 털이 산생(散生)한다. 

꽃은 6~7월 흰색으로 핀다. 높이 3~7cm의 꽃대 끝에 2~4송이씩 우산 모양 꽃차례(繖形花序, umbel)로 달린다. 포(苞)는 긴 타원형(長楕圓形)이며 끝이 둔하고 길이 2~4mm이다. 꽃자루는 길이 3~5mm로서 잔샘털이 섞여 있다. 꽃받침은 잔 모양이고 중앙까지 5개로 갈라진다. 열편(裂片)은 곧추서며 꽃부리는 지름 5~7mm로서 5개로 갈라지고 수평으로 퍼진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다. 삭과는 둥글고 꽃받침 속에 들어 있다. 종자(種子)는 8~9월에 성숙한다. 삭과는 열개과(裂開果)에 속하는 열매의 한 종류이다. 열매가 익어서 성숙하면 위에서 아래로 향해 껍질이 갈라지며(裂開) 종자가 밖으로 나온다. 

 

고산봄맞이(백두산 북파 천문봉, 2024. 7. 19)

 

국표 등재 고산봄맞이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금강봄맞이(Androsace cortusifolia Nakai), 명천봄맞이(Androsace septentrionalis L.), 봄맞이[Androsace umbellata (Lour.) Merr.], 애기봄맞이(Androsace filiformis Retz.) 등 4종이 있다.  

금강봄맞이(Geumgang rockjasmine, カラクサザクラ)는 한강토 강원도 금강산, 설악산에 나며,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에도 분포한다. 해발 1,000m 이상 높은 산 암벽 그늘진 곳에 자란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나고 원신형(圓腎形)이며 7~11개의 열편으로 갈라진다. 꽃은 5~6월에 핀다. 꽃줄기 끝에 7~17송이씩 산형꽃차례로 달리며 꽃 색은 흰색 또는 밝은 자색이다. 봄맞이꽃속 식물 중 잎의 결각(缺刻)이 원신형으로 생겼으며 봄맞이에 비해 털이 거의 없다.  

명천봄맞이(Northern rockjasmine, キタコザクラ, 北點地梅)는 한강토 북부 지방에 나며, 러시아, 몽골, 중국, 북아메리카, 북유럽 등 고위도 지역의 초지에서부터 고산의 툰드라까지 널리 분포한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며, 잎자루는 거의 없다. 잎몸은 피침형 또는 타원상 피침형으로 길이 5~30mm, 너비 2~5mm, 끝은 다소 둔하고 가장자리 위쪽에 얕은 톱니가 있으며, 뒷면에 털이 있다. 꽃줄기는 1~5개가 나오며, 길이 3~25cm, 짧은 갈래 털로 덮여 있다. 꽃은 7월에 흰색으로 피며, 꽃줄기 끝에서 나온 7개 정도의 꽃자루에 한 개씩 달려 전체가 우산 모양을 이룬다. 생육지의 고도와 광도 등에 따라 형태적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봄맞이(Umbelled rockjasmine, リュウキュウコザクラ, 琉球小桜, 点地梅)는 한강토 전역에 나며, 미얀마, 베트남, 러시아 극동, 인도, 일본, 중국,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 분포한다. 줄기는 높이 10~15cm이다. 전체에 퍼진 털이 있다. 잎은 뿌리에서 10~30장이 나와 땅 위로 퍼지고, 심장형 또는 둥근 난형으로 길이와 너비가 각각 4~15mm,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이 1~2cm다. 꽃은 4~5월 잎 사이에서 난 꽃줄기 끝에 4~10개씩 산형꽃차례에 흰색으로 달리고, 지름 4~5mm다. 꽃받침과 꽃부리는 5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줄기에 잎이 없는 점에서 잎이 있는 고산봄맞이와 구별된다. 잎몸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만 있는 점에서 가장자리에 7~12개의 깊은 결각과 더불어 톱니가 있는 금강봄맞이와 구별된다.   

애기봄맞이(Filiform rockjasmine, サカコザクラ, 东北点地梅)는 한강토 전역에 나며, 러시아 극동, 몽골, 중국 만주, 유럽, 북미 등에 분포한다. 들, 길가, 논 주변 등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전체에 털이 없고 밋밋하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며, 넓은 난형 또는 난상타원형으로 길이 1~4cm, 너비 0.5~1cm, 끝은 둔하거나 뾰족하고 밑은 갑자기 좁아져서 잎자루로 되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꽃은 (4)5~(5)6월 흰색으로 핀다. 뿌리에서 나온 몇 개의 꽃줄기 끝에 여러 개가 모여 산형꽃차례를 이룬다. 꽃자루의 길이는 서로 다르며, 가늘다. 꽃싸개잎은 선형으로 짧고 가늘며, 끝은 날카롭다.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각 조각은 피침형이고 끝은 뾰족하다. 명천봄맞이와 비해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잎이 넓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으며, 꽃줄기에 털이 없으므로 구분된다.  

국표 등재 고산봄맞이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바위봄맞이, 바위솔봄맞이, 바위자스민봄맞이, 상아바위봄맞이, 우단봄맞이, 코카서스봄맞이, 털바위봄맞이, 향기바위봄맞이 등 8종이 있다.  

2024. 11. 30.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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