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전쟁으로 인한 타격으로 약화되어 갈림길에 서 있는 헤즈볼라

Hezbollah at crossroads after blows from war weaken group. 

전쟁으로 인한 타격으로 약화되어 갈림길에 서 있는 헤즈볼라

베이루트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하셈 사피딘의 장례식

 

2024년 9월 17일 오후 3시 30분경, 레바논의 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 아담이라는 간호사가 받은 호출기(pager)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기기는 시아파 무슬림 단체(Shia Muslim group)인 헤즈볼라(Hezbollah)가 아담을 포함한 수천 명의 회원에게 배포했으며,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비상 사태나 재난에 대한 경고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실명을 밝히지 않으려는 아담은 "페이저가 끊임없이 울리기 시작했고 화면에 '경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자 메시지는 그룹 지도부가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읽으려면 양손으로 두 개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했다. 아담은 여러 번 그렇게 했지만, 삐 소리는 계속났다. 그는 "그러다가 제가 책상에 앉아 있을 때 갑자기 페이저가 터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담은 전화로 동료가 구출된 지 몇 분 후에 찍은 방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바닥에는 피가 흘렀다. 그는 "옷을 갈아입을 때 문을 잠갔기 때문에 문으로 기어가려고 했습니다. 폭발로 인해 나무 책상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베이지색 물체가 보였습니다. 제 손가락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강력한 민병대로 알려져 있으며 UK, US 등을 포함한 국가에서 테러 조직으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레바논에서는 의회와 사회 조직에서 대표되는 중요한 정치 운동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헤즈볼라에 가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전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 아담은 자신이 전사가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예를 들어 병원과 응급 서비스를 포함한 이 그룹의 광범위한 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여 통신용 저기술 호출기를 회원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헤즈볼라가 배포한 기기는 수년간의 정교한 이스라엘 계획의 일부였다. 페이저 안에 폭발성 화합물이 숨겨져 있었고, 작동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그날 일어난 일이다. 

38세인 아담은 이 공격으로 왼손 엄지와 두 손가락을 잃었고, 다른 손은 손가락 일부를 잃었다. 오른쪽 눈은 실명했고, 유리 눈으로 바뀌었으며, 다른 눈은 일부만 보인다. 그는 폭발 후 한 시간 후 병원 침대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여줬다. 얼굴이 타들어가고, 피가 나고, 붕대로 덮여 있었다. 상처에도 불구하고 아담은 헤즈볼라에 헌신했다.  

기자는 그가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물었다. 그는 영어로 "아주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아랍어로 "우리는 상처가 신으로부터 받은 일종의 메달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싸우는 동안 우리가 겪은 것을 기립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호출기 공격에 이어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 작전과 침공으로 파괴적인 타격을 입은 이후 예전과 같은 힘이 없으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내에서는 재건을 위한 자금 부족으로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 불만이 있는 반면, 새 정부는 이 단체의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웃 시리아에서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축출되면서 주요 지지자인 이란이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는 경로가 차단되었다. 

기자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의 지역 사회를 방문했고,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언론에 거의 표현되지 않는 견해로, 이 단체를 지지하는 다른 사람들은 전쟁이 실수였다고 말했고, 심지어 이 단체의 군사력으로서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또는 신의 당(Party of God)은 1980년대에 레바논 내전 중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점령한 데 대한 대응으로 창설되었다. 오늘날까지도 이스라엘을 파괴하는 것이 공식 목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그들의 마지막 전쟁은 2006년에 있었고, 그 후 몇 년 동안 비교적 평화로웠다.  

하마스가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약 1,200명을 죽이고 250명 이상을 인질로 잡은 후 2023년에 다시 폭력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하기 시작하자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행동한다고 말하며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공습으로 대응했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국경 양쪽에서 도망쳐야 했다. 

호출기 공격은 그때까지 심화되었지만 비교적 억제된 갈등에서 전환점이 되었다. 사람들이 일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집에 있는 동안 장치가 폭발했다. 두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약 12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  

호출기 공격은 무차별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레바논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하루 후, 헤즈볼라가 사용한 무전기도 갑자기 폭발했다. 호출기 희생자들의 장례식에 있었는데 큰 폭발음이 들렸다. 절박한 헤즈볼라 구성원들은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꺼달라고 요청했다. 아무도 무엇이 폭발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 후 몇 주 동안 이스라엘은 무자비한 폭격 작전을 수행했고 레바논 남부에 지상 침공을 감행했다. 전국적으로 약 4,000명이 사망하고 거의 18,000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헤즈볼라에게 재앙으로 판명되었다. 이 단체의 최고 지도자들은 암살당했고, 많은 전투원이 사망했으며, 무기고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사망자 중에는 30년 이상 헤즈볼라의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가 있었다. 그는 베이루트에 있는 다히에의 아파트 단지에 있는 헤즈볼라 비밀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암살당했다. 11월 말에 타격을 입은 헤즈볼라는 본질적으로 항복이나 다름없는 휴전에 합의했다. 

레바논 남부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슬림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헤즈볼라의 지지 기반이 가장 큰 곳이며, 이 단체가 전통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지역 중 하나다. 기자는 전쟁 전 인구가 15,000명이었고 이스라엘이 침공했을 때 가장 먼저 함락된 곳 중 하나인 국경 도시 크파르 킬라로 여행을 갔다.  

이스라엘이 공표한 전쟁 목표는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인해 텅 비어 있던 북부 커뮤니티에 주민들이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크파르 킬라에는 거의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깨진 콘크리트와 뒤틀린 금속으로 쌓인 거대한 더미에는 노란색 헤즈볼라 깃발이 점점이 걸려 있었다. 

아일라는 37세 여성이 남편과 18세, 14세, 10세의 세 딸과 함께 왔다. 가장 어린 딸은 나스랄라의 웃는 얼굴 사진이 있는 배지를 달고 있었다. 알리아는 "저는 저기 있는 식물, 장미, 그리고 이 나무의 잔해 때문에 이곳이 제 집이라는 걸 알았어요."라고 말했다.  

아일라는 거리의 잔해 속에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을 가리켰다. 그녀는 "이게 소파예요. 저기, 커튼. 저건 거실이었어요. 그리고 저건 침실이었어요. 저건 제 딸의 자전거예요. 회수할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재건 및 복구와 관련된 비용은 110억 달러(16조765억원)로 추산된다. 헤즈볼라의 즉각적인 과제 중 하나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지지자들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1년 임대료를 충당하기 위해 12,000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파괴된 곳을 재건하거나 파괴된 사업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돈을 약속하지 않았다. 제한적인 지원은 이미 불만을 부추기고 있다. 아일라의 가게에는 20,000달러 상당의 재고가 있었고, 그녀는 아무도 자신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 단체의 주요 자금, 무기 및 훈련 공급원 중 하나다. 하지만 레바논의 국제 동맹국들은 헤즈볼라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이란으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고 싶어하며,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헤즈볼라가 군사적으로 약화되면서, 비평가들은 이를 무장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본다. 

아일라는 "우리는 무기에 대한 조건이 붙은 어떤 지원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존엄성, 명예를 빼앗고, 우리가 집을 짓기 위해 무기를 빼앗는 것을 우리는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짓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여전히 도전적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헤즈볼라는 그들의 삶의 근본적인 부분이며, 그들의 정체성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힘은 기반 너머에서 보이고 느껴진다. 전쟁 전에는 헤즈볼라 군대가 레바논 정부군보다 더 강력하다고 여겨졌다.  

견고한 의회 블록은 헤즈볼라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중요한 결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바논의 분열된 정치 시스템 때문에 이 단체는 정부에 대표권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말해,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여러 번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이 단체의 국내적 입지도 약화시켰다. 1월에 레바논 의회는 비판자들이 헤즈볼라의 탓이라고 비난했던 2년간의 교착 상태 끝에 전 육군 참모총장 조셉 아운을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과거에는 투표가 예정되면 의원과 동맹이 의회에서 퇴장하곤 했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고 지역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헤즈볼라는 더 이상 국제적 지원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이 과정을 막을 수 없다고 느꼈다. 취임 연설에서 아운은 레바논 정부군을 레바논에서 유일한 무기 보유자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헤즈볼라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메시지를 이해했다. 

궁극적으로 헤즈볼라의 미래는 이란에 달려 있을 수 있다. 이란이 레바논에서 강력한 헤즈볼라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스라엘의 공격, 특히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이런 상황은 사라졌다.  

이란이 이 지역에서 지원하는 다른 집단, 즉 저항의 축이라고 불리는 집단도 상당히 약화되었는데, 여기에는 가자의 하마스와 예멘의 후티반군이 포함된다. 그리고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란에서 레바논과 헤즈볼라로 가는 육로가 끊어졌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재무장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스랄라의 뒤를 이어 그의 전 부관인 나임 카셈이 왔는데, 그는 카리스마가 있거나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때때로 내부 불화에 대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그리고 일반 대중 사이에서 의견 불일치에 대한 속삭임이 퍼지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서 기자는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업가를 만났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의 사무실 벽에는 헤즈볼라 지도자들의 사진이 있었다. 이제 그는 헤즈볼라를 비판했다. 

그는 "실수는 엄청났습니다. 헤즈볼라는 적절한 계산 없이, 국민이나 레바논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가자 지구를 지원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저항군 하마스 정부의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전쟁으로 50,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그는 많은 지지자들이 자신의 견해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상황을 제대로 재평가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파괴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해를 끼칠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파괴를 초래했고, 지금은 고통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의 일환으로 헤즈볼라는 남부 레바논에서 무기와 전투원을 철수하기로 동의했고, 서방 외교관은 헤즈볼라가 대체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군대를 철수해야 했지만, 국경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며 5개 위치에 머물렀다. 이스라엘 군대는 또한 헤즈볼라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목표물과 사람들을 공습했다. 레바논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에 계속 주둔하고 공격을 하는 것은 협정 위반이라고 말한다.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에 대한 논의는 어렵고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헤즈볼라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고를 국가 통제 하에 두고, 수천 명으로 추산되는 헤즈볼라의 전투원을 레바논 군대에 통합하는 것이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 사업가는 "많은 가족, 특히 부상당하고 순교한 전투원의 가족은 헤즈볼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즉시 헤즈볼라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입니다... 계획이 없다면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레바논 사람들이 서로 싸우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몇 주 동안 헤즈볼라 대표자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호출기 사고로 부상한 아담은 이제 간호사로 일하러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야간 근무를 하지 않는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폭발로 인해 머리와 가슴에 파편이 박혔다. 그는 쉽게 피곤하기 때문에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물리 치료 세션은 그가 왼쪽 엄지와 중지의 남은 부분을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아담의 거실에는 그가 액자에 넣은 사진이 눈에 띄게 걸려 있는데, 그는 다친 손으로 호출기를 들고 있다. 그는 나에게 또 다른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것은 다친 손 사진이었고, 지금은 문신으로 그의 상처가 고인이 된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를 기리기 위한 값싼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헤즈볼라의 목적과 그 역할을 믿고 있다. 

보도 Hugo Bachega BBC Middle East correspondent Reporting from Southern Lebanon 
원문 https://www.bbc.com/news/articles/cy48l4wk7m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