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조형예술의 모든 것

하삼두의 '삶'-이야기가 있는 그림

林 山 2005. 10. 13. 11:56

자기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럽다.

그것이 그림이든,글이든, 조각이든,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귀한 가치를 지닌 능력이다,

삶의 무게를 달아볼 수 있는 저울이 있다면,
자신이 지고 갈 무게 만큼만 남기고 덜어내면 좋으련만.....

무언으로도 느낌이 통할수 있는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며
돌아와서  바로 만들기 시작한 그림모음들,,

그리고

글 모음들.....


<왼손이 그린 나의 오른손>

세월을 함께해 온
그대를 봅니다.
뒷쪽에
둥근 광채의 띠를 둘러주고 싶었지만
미숙한 떨림은
고백을 담아내기에도 역부족입니다.

참 많은 일을 해 준
나의 오른손입니다
   


<도구(道具)?, 구도(求道)?>

진리를 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그림을 그리면서
진리로 가는 것일까

도구가 되는 일이건,
구도의 길이건
그건 모두
함께하는 시간의 업적입니다. 



<벼루>

글쟁이 친구가
산수경석같은 모양의 자그만 단계벼루를
내게 건네준다.

'나보다는 자네가 더 사랑해줄 것 같아서'라며
그도 누군가로부터
똑 같은 말과 함께 받았던 것이라며....

먹을 갈아보니
과연 성질이 곱다.

언젠가 나도
이 단계벼루를 건네고픈 사람을 만나겠지
'나보다는 당신이 더 사랑해줄 것 같아서' 라며.... 
 

<남송으로부터의 긴 걸음>

양해의 발묵 선인도를
오래 오래 보고 있다가.....

시대를 가로질러
그의 탈속한 기질이 우리를 향해
다가옵니다.

오!.....
도시도 정치도
우리를 옥죄기 전, 그 긴 과거로 부터.....


<응시>

바라보는 것들은 모두
사랑이어야 합니다. 
 


<알지 못합니다.>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알 수 있을지...

서로가 묻고 답하는데 동문서답....
사람의 그릇에 따라 답할 따름............



영성체의 묵상...

이 지상에서
아담의 후예로, 요셉 가문의 후손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
무엇보다 가장으로 산다는 것

그대 남자들에게...


<제인 구달에게 보내는 경의>


빈 손 안에서 선물을 봅니다.

                                 윤경일

시간보다 한 발 앞 서 길이가 자라는
해그름녘 들판의 산그림자처럼
밤도,새벽도
늘 내 기다림을 한 발씩 앞지르곤 하였다

하여,
떠담은 꿈으로 남고,,,,
너무 오래 엎디어 척추가 휘어버린 나의 그 꿈이
초라한 일상의 기지개를 켜기도 전
또 새벽이 오는데
땀 젖은 이불깔개의 나뭇잎무늬 안으로
제인 구달의 유희를 즐긴다.

그렇게도 사뿐히
어쩜 그렇게도 사뿐히.....
   


<엄마업기 >

아버지는 어머니와 싸우실 때면 그림을 한 장 그려놓고 집을 나가신다.
그러면, 그림이 아버지 대신 어머니를 달랜다.

어느날
'엄마업기'라는 이 그림을 그려놓고 아버지는 매우기뻐 흥분하셨다.
내게  메모지에 쓴 글도 하나 보여주시며 읽어 보라고 하셨다.
내가 다 읽을 때까지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 나를 살피시는 느낌도 받았다.
그 글은 훗날 보니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홈페이지에도 올려두신걸 보았다.
그 쪽지의 내용은....

전해줄 것을 전해준 아내의 행복과
그 먼 곳으로부터 이어져오는
사랑의 무게를 업고 바들거리는
아들의 다리를 봅니다.

깃털처럼 가벼워졌어도
엄마의 무게는 업고 버티기가 참 어렵습니다.

나도 아빠를 닮았는지 그 속 뜻을 알것 같았다.


<당신이 주인공>


한 해의 막을 닫으면서
공연장의 배우처럼 당신을 무대로 불러납니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당신은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사람이 사람의 힘으로 이룬 수 많은 업적중
대부분의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 아닙디까?

세상을 뒤흔들 별다른 재주도 없이
아부지처럼 맏형처럼
주어진 목숨이고,살아야 하는 책임임에
순순히 허리가 휘어져 간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두려움도 알고   섭리도 아는 
저 땀 젖은 이마를 위해
오늘을 바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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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윗 그림의 제목에 나오는 제인 구달에 대하여

영국 출신의 제인구달(1934)은 1960년부터 현재까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들과 함께 지내며
야생 영장류들의 생태를 연구해오고 있다.

침팬지도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는 것,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등
기존 학계를 뒤엎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해 오고 있으며,
더불어, 사람들이 환경, 동물, 지역사회에 사랑과 관심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
루츠앤슈츠(Roots & Shoots)”라는 이름의 환경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www.janegoodall.org)


오늘날,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 1960년,
과학연구에 관한 그 어떤 훈련도 받지 않았던,
심지어는 대학교육조차도 받지 않았던 26살의 한 여인이,
혈혈단신으로 아프리카 오지에 들어가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3달도 채 못 되서 되돌아올 것이라 입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으며, 위대한 학문적 업적들을 물론이요,
두 발로 직접 뛰어다니며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아마도 짐작하겠지만, 동물이 너무 좋아서, 또 동물에 대해 너무 알고 싶어서,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동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제인 구달은 절대적 icon이자,
기쁨이자, 희망이다.
비록, 그녀처럼 용감하게 아프리카 오지로 뛰어들어 현장 연구를 하고있진 못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그녀의 삶과 그녀의 열정, 침팬지, 더 나아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향한
그녀의 애정, 그녀의 모든 것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그녀가 지난 8∼12일 한국을 방문했다.
나는, 밤새 떨리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편지 한 통과 함께,
선물로 드릴 작은 침팬지 인형 하나를 사 들고, 그녀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박수소리와 함께 등장한 그녀가 침팬지들의 인사말,
“오우, 오우, 오우, 오우, 오우~~!!”(뒤로 갈수록 엄청나게 커지는..)로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멋적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그 소리를 흉내내어 인사에 답했다. 

곧이어, 동물에 대해 유달리 애정과 관심이 깊었던 그녀의 어린시절,
아프리카로 건너가 침팬지 연구를 시작하게 된 사연,
연구기간동안 알게 된 침팬지들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
그리고 그런 매력적인 침팬지들이 멸종되어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펼치게 된
환경운동에 관한 이야기까지.


강연이 끝나갈 즈음,
그녀는 동그랗고 긴 종이상자 속에서 1미터쯤 되어보이는 커다란 깃털 하나를
조심스레 꺼내서 보여주었다.

“세계의 젊은이들을 만나보면,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때, 캘리포니아 콘도르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12마리 밖에 남지 않았었습니다.
모두들 콘도르가 곧 멸종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150마리가 되었습니다.
이 깃털이 바로, 그 콘도르의 깃털입니다. 희망의 상징이죠.”

그제서야 사람들은 하마터면 멸종했을 뻔한 콘도르의 깃털을 직접보고 있다는 사실에,
그들이 멸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에 기쁨의 박수를 쳤다

계속해서 그녀는,

“모든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존재입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혹은 나 하나 노력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라고 생각하지말고,
모두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힘을 모읍시다.
우리가 함께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준 선물이라며 종 하나를 꺼내 울렸다.

“짤랑짤랑, 짤랑짤랑”

너무나 맑고 영롱한 그 종소리에 청중들이 낮은 탄성을 냈다. 그러자, 그녀는,

“이 종은 누군가가 밟은 지뢰가 터지면서 나온 파편 조각으로 만들어진 종입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은 존재하는 법입니다”

웅변가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강한 제스츄어도 없었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감명깊은 강연이었다.

다음은, 그녀가 싸인과 함께 책에 써준 말이다

Together we can change the world !!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항상 건강하세요.

글 : 동물칼럼니스트, 김소희 3Danimalpark@korea.com">animalpark@korea.com
인터넷 동물의 왕국, 애니멀파크(www.animalpark.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