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조형예술의 모든 것

이재민의 그림세계 2

林 山 2006. 3. 28. 12:09

자유를 그리워해 2005

 

술병과 나무 2005

 

자연과 하나되기 2005

 

저항 2005

 

술병과 아상 2005

 

책과 술과 아상 2005

 

여자는 대단해! 2005

아픔1 2005

 

아픔2 2005

 

숲을 위하여 2005

 

식사시간 2005

 

식사시간 2005

술병과 날개 2005

 

사람과 술병과 나무 2005

 

유혹 2005

 

논쟁과 신나통 2005

 

나무로부터 비롯된 것 2005

 

쏘시지 2005

 

고통 2005

 

자연으로 들어가기 2005

 

 

이재민

 

이전 작품세계를 일반적으로 성문화와 미디어 문명 비평이라고 하고 이번 작품전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작품세계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먹고 마실 때조차도 미디어 매체에 의해 정보를 얻고 공유한다. 미디어 스타들과 같은 옷을 입으려하며 그들과 같은 모양으로 성형하며 그들의 언행과 웃음조차도 시물레이션화 한다. 인간의 마음은 인간들끼리의 갈등 속에서 부와 화려함을 추구하지만 결국 인간도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끝없이 실제의 자연과도 끝없이 동화하려 한다.

얼핏 상반되어 보이는 이 두 가지는 인간의 마음속에 이미 하나로서 녹아있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인간들의 모습이다.-작가노트에서

 

평론:이재민 - 분열적 매개자

 

이재민의 작품은 혼란스럽다. 더구나 그의 작업은 ‘성’(性)을 바탕에 깔면서도 상당히 복잡한 감정을 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난해하기까지 하다.

그리기’와 사물을 매개로 한 그의 어법은 ‘이미지’와 ‘사물’, ‘상징’과 ‘기호’ 사이를 부유한다. 그가 고안한 작품에 등장하는 장치들은 작품을 형성하는 구조 내에서 서로 충돌하거나 아니면 전혀 무관한 듯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충돌과 배척은 매우 직설적이거나 때로는 분열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만큼 그의 작업은 내용적 심화보다는 오히려 대중적 / 상업적 / 물질적 요소들로 뒤엉켜 있다. 그가 그려내는 이미지는 ‘원본의 복사물’이거나 또는 ‘복사본의 복사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반면 사물들은 온전한 사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채, 제각기 분절된 ‘연출된 설치’이거나 언뜻 ‘오드라텍’을 연상시키는 ‘파편’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사물이 갖는 일반적 의미 뒤로 왜곡되거나 침잠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그의 작업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혼성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말로 그의 작업을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러기에는 그의 작업이 훨씬 더 심각하게 분열적(?)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재민의 복잡한 발상과 특이한 장치들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2004년 개인전에 실린 작업노트를 통해 그의 작업에 대한 단초를 읽을 수 있다.

 

“나의 작업은 ..... 첫 번째 과정은 이미 범람하고 있는 상품화 / 대중화된 기존의 이미지를 다시 복제하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이미지들이 주는 몽환성과 가상성에 주목한다. 그런 반면 그것과는 달리 현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과 사물들에 대한 내 느낌을 따로 이미지화 해둔다. 두 번째 과정은 이 매우 다른 이미지의 파편들을 끄집어내어 조합을 시도하는 일이다 이러한 조합과정은 때때로 세계에 대한 나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내가 대면하고 있는 세계는 원래 그렇게 상반된 이미지들이 서로 동떨어져 있다가도 또 끝없이 서로 충돌하는 장이다.”

이재민은 (근작에 이르러 약간의 변화를 보이기는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소들을 통하여 억지로 이미지의 동질화를 시도한다든지, 어떤 의미를 도출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는 이 둘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는 그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기제로 작용한다.                

비록 이재민의 작업이 개인적 / 혼성적 / 분열적(?)이라 하더라도 그렇다고 비사회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계메커니즘과 달리 인간의 감정과 사물의 의미는 매우 복합적이면서 불투명하다. 인간 /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사회 또한 기술 불가능한 수많은 형태의 우연적 사건을 내포하는 ‘틈’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럴 경우 이재민이 인식하는 사회적 교환 / 실천 행위로서의 예술 활동 역시 알 수 없는 ‘틈’에 대한 응시 내지 반응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민은 아마도 그 자신 우리 사회의 일면으로 틈입하여 불온한 꿈을 꾸는 분열적(?) 매개자로 자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장경호(화가,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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