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페이스북에 "고은이 아니라, 황석영이 아니라, 한강이라 다행이다"라고 썼다. 이들에 대한 문학적 평가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럴 권위도 안목도 없고, 이들의 작품을 비교 평가할 만큼 충분히 읽은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지나온 20세기에 대한 서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21세기 서사를 풀어낸 작가에게 상을 준 것에 주목했을 뿐이다. 확실히 노벨상은 눈이 밝았다. 고은과 황석영의 시대를 넘어서 현대 한국인의 내면을 읽어낸 작가를 선택했다. 고은과 황석영을 생략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를 뛰어넘은 한강을 골랐다는 것이 반가웠다. 만약 고은이나 황석영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면 우리가 지나온 혹은 두고 온 어느 터널에 우리에 대한 해석을 맡겨야 했을 것이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