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순례기

100대 명산 太白山 雪景 포토기행

林 山 2008. 2. 11. 12:19

태백산으로 들어가던 날.....

더없이 맑고 푸르른 하늘.....

 

 

유일사 들머리.....

 

눈밭에 어지러이 찍혀 있는.....

주인을 잃은 발자욱들..... 

 

  

백두대간에 올라서서.....

 

뽀드득 뽀드득.....

부드러운 눈을 밟으며 걷는 눈길.....

 

  

백두대간 마룻금에서 잠시 비켜서.....

아늑한 곳에 자리잡은 유일사.....

절 마당에도 온통 눈천지.....

 

등산객들의 왁자한 잡담소리에.....

비구니 스님 좀처럼 선정에 들지 못하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속이 텅 빈 주목나무 고목.....

 

마음을 비웠으니.....

해탈하셨음인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백두대간 함백산이 눈앞에 다가온다.

 

  

백두대간의 눈길을 걸으며.....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저 멀리 태백의 서쪽을 휘돌아 나가는 백두대간.....

오랜 세월의 풍상을 홀로 견디고 있는 주목나무..... 
 

  

마침내 올라선 백두대간 태백산 제일봉 장군봉......

장군단에서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

 

나는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지장보살님의 서원처럼.....

모든 생명 가진 이들이 빠짐없이 극락세계에 든 뒤에......

마지막으로 가리라는 원을 세워본다.
 

  

생명을 다한 주목나무에 피어난 상고대.....

 

  

머리에 인 눈을 이기지 못해.....

힘들어 하는 주목나무.....

 

  

천제단이 바로 앞에 보인다.
 

  

천제단 천지신명님 전에.....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이들의 복락을 빌어주고.....

 

  

산마루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安軸의 시비.....

'登太白山'이란 한시가 새겨져 있다.

 

直過長空入紫煙 허공에 곧추올라 안개속으로 들어가니.............
始知登了最高嶺 비로소 더 오를 곳 없는 산마루임을 알겠네.......
一丸白日低頭上 둥그런 해는 머리위에 나직하고......................
四面群山落眼前 사방 뭇 산봉우리들이 눈아래 앉아 있네...........
身逐飛雲疑駕鶴 나는 구름을 좇으니 학의 등에 올라탄 듯...........
路懸危嶝似梯天 돌층계 허공에 걸렸으니 하늘 오르는 사다리인가
雨餘萬壑奔流張 비그친 골짜기마다 시냇물 내달리고.................
愁度榮回五十川 구비구비 오십천에 수심을 띠우나니.................

 

안축이 남긴 謹齋集에 나오는 시..... 
 

  

갑자기 태백산맥의 서쪽으로 몰려오는 구름바다......

 

  

구름바다 위로 머리를 내민 문수봉.....

 

 

구름은 부쇠봉을 넘어가려 하고.....

백두대간은 저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왼쪽 능선을 따라가면.....

문수봉이다.

 

  

해는 서산에 기울고.....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천제단을 떠나 왔던 길을 되밟아 내려간다.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휘덮은 구름바다.....
  

  

장군봉에서 맞이한 일몰......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인 석양.....

장군봉에 산노을이 진다.
 

 
 산기슭에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밀려들고.....

눈을 밟으며 걷는 호젓한 밤길.....

 

화방재로 내려와.....

태백산을 떠나기 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아쉬움을 가슴에 담는다.

 

2006년 1월 26일

 


산노을-임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