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후반의 남성 노인 환자가 내원했다. 자칭 평생을 야당에 몸담아 왔다는 노인은 이번에도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기실에서 그 노인과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은 잘 되시나요?"
"틀렸다오."
"충주는 판세가 어떤가요?"
"충주는 1번으로 다 돌아섰다오. 충북 전체도 1번이 59%랍디다."
"그런가요?"
"아무래도 박근혜가 당선되겠수다."
"오마이뉴스 여론조사는 문 후보가 1% 정도 앞선다던데요."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요? 그거 젊은 사람들 위주로 한 여론조사는 믿을 게 못 되요."
"역대 대통령 선거를 보면 충주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는 거의 다 떨어졌던 거 같은데요. 문재인 후보가 충주에서 진다면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겠는데요?"
"충주는 확실히 박근혜가 앞선다우."
"문재인 후보에 대한 충주사람들의 평은 어떤가요?"
"국회의원 127석을 가진 명색이 제일 야당의 후보가 일개 무소속 안철수에게 끌려다니는 게 말이나 됩니까? 안철수요? 동네 통반장도 못해본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한테 목매는 문재인은 대통령 그릇이 못 된다는 평이 많다우."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한 평은 어떤가요?"
"안철수요? 사나이가 칼을 한 번 뺐으면 하다못해 호박이라도 찔러야 되는 겁니다. 끝까지 갔어야지요. 연설도 참 못하는 편입디다. 소심한 모습이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평들이 많읍디다. 안철수는 온실에서 자란 화초에요."
"그럼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는 말씀이세요?"
"도움이 되기는 커녕 표나 깎아 먹지 않으면 다행이라오."
"어르신은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원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오히려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원 같은데요."
"허허허. 말은 바로 해야 되지 않겠어요."
"자기 후보를 깎아내리는 선거운동을 하면 득표에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은데요."
"나는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둔 오늘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을 한다면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듯한 노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적어 보았다. 이 노인이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원이 맞다면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뽑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며칠 후면 이 노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가려질 것이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박,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다.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연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정 후보를 편드는 엉터리 여론조사도 많다. 생각이 있는 유권자라면 신문과 방송이 매일 쏟아내는 엄청난 정보의 바다에서 옥석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선거는 최선이 없는 현실에서 차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 밖에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수준은 곧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謹弔] 이재영 진보신당 전 정책위의장 (0) | 2012.12.14 |
---|---|
天上美人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다 16 (0) | 2012.12.11 |
天上美人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다 15 (0) | 2012.12.08 |
천상미인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다 14 (0) | 2012.12.07 |
천상미인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다 13 (1) | 2012.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