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7살 청년의 투신 자살

林 山 2013. 4. 23. 10:38

어제 경찰차와 기자들이 내 사무실이 있는 상가 아파트로 들이닥치길래 무슨 일이 있는가 했다. 저녁 때 퇴근 길에 아파트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27살 청년이 8층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다. 세상에 이런 일이.....

 

7층에 사는 나는 평소 건물 끝에 있는 계단을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그러니까 청년은 내가 아침 저녁으로 드나드는 계단 현관 바로 위층에서 몸을 던진 것이다. 오가는 길에 가끔 청년을 마주쳤을 지도 모른다. 얼굴을 보면 혹시 알 수 있을지도.....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나는 비명에 간 청년의 넋이라도 위로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청년이 몸을 던진 자리에 가보니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흙을 덮어 놓았다. 그 자리가 곧 청년의 무덤인 셈이었다. 활짝 피어 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청년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빌었다. 다음 생에서는 고통없는 세상에 나기를.....  

 

청년은 평소 침울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말수도 적었다고.....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매우 높다. 자살하는 사람의 70~80%가 우울증 환자다. 따라서 자살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경직된 사회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 내가 볼 때 한국은 매우 경직된 나라다. 경직된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찾기가 어렵다. 희망이 없는 청소년들의 선택은? 결국 자살이다. 우리 사회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의 자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청년이 나에게라도 왔더라면..... 인연이 아니었을까? 청년의 명복을 빈다.

 

2013.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