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진보신당의 새 당명을 정하는 투표를 바라보면서

林 山 2013. 5. 1. 11:25

진보신당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새 당명을 공모한 뒤 이를 최종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진보신당의 새 당명은 곧 당원들의 투표로 정해질 것이다. 다만 민주적으로 선택한 새 당명은 국민들의 정서에도 부합하고, 좌파 정당 지지자들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당명이었으면 좋겠다. 이름 한 번 잘못 지으면 패가망신한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개인적으로 진보신당의 새 당명은 사회민주당(사민당)으로 정했으면 좋겠다. 사민당은 우선 그 정체성이 확실하고, '진보'라는 애매모호한 용어를 당명으로 쓰고 있는 통합진보당(통진당)이나 진보정의당(진정당)과도 명확하게 차별된다는 장점이 있다.

 

진보를 자칭하는 세력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도 못했으며, 세상을 바꾸지도 못했다. 좌파 세력의 투쟁으로 쟁취한 성과들은 아이러니칼하게도 우파 정당인 민주당이 가져갔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새누리당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는 이유였다. 통진당이나 진정당도 좌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진보'는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 역사 발전의 화두가 되지 못한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진보신당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선두에서 이끌어야 한다. 패러다임 변화의 중대한 국면에서 진보신당은 시대적 사명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좌파 지식인들 가운데 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는 개량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한국에서 북유럽 수준의 사민주의만 실현되어도 나는 만족하겠다. 정치는 현실이다. 대중정당이 현실성을 잃으면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민주의의 뿌리는 사회주의다. 특수한 정치 환경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사민주의는 곧 사회주의와 동일어다. 한국의 사민주의는 서구의 사민주의를 모방할 필요가 없다. 또 모방해서도 안된다. 한국의 사민주의는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적 가치와 주권재민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진보신당의 당원들이 새 당명을 사민당으로 선택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사민당이 한국에서 좌파 정당의 중심으로 백 년, 천 년 가는 정당으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 독일의 사민당이나 스웨덴의 사민당, 핀란드의 사민당, 영국과 노르웨이의 노동당, 프랑스의 사회당처럼.....

 

우파 정당인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은 부자들을 너무나 잘 대변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에 서민을 대변하는 제대로 된 좌파 정당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2013.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