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MBC는 가족오락 프로그램으로 인기 연예인들을 군대에 입소시켜 병영생활을 체험하게 하는 '진짜 사나이'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나도 군대 경험이 있는지라 이 프로를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프로그램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무조건 상명하복해야 하는 군대문화가 공중파를 타고 전국의 안방에까지 파고들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군대는 상급자가 시키면 무조건 이유불문하고 복종해야 하는 그런 특수한 조직이다. 가족오락 프로그램에서조차 상급자가 하급자를 억압하고 속박하는 살벌한 군대문화가 여과없이 공중파를 타고 각 가정에 전파된다면 한창 예민한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얼마 전 윤 일병이 고참들에게 비참하게 맞아죽는 천인공노할 사건이 발생했다. 왜 이런 살인과 폭행 범죄가 군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가? 군대에서는 상급자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명령이나 지시에도 하급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묻지마 상명하복의 군사문화가 바로 군대내 폭력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묻지마 상명하복의 폐해와 군대내 폭력 범죄 근절의 해법은 무엇일까? 나는 그 해법을 저항권의 보장에서 찾는다. 나는 상급자의 불법적인 명령이나 불합리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저항권을 하급자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항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군대내 폭력 범죄는 절대로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MBC '진짜 사나이'가 바람직하지 못한 군대문화를 국민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심어주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그래서 나는 MBC '진짜 사나이'가 불편하다.
201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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