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은 2015년 7월 시효가 끝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과 총부채상환비율(DTI, 60%) 규제 완화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가계부채 급증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대출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LTV, DTI 규제 완화 조치를 연장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은 또 있다. 꼭지에 물린 사람들의 LTV를 재산정하거나 수입이 감소한 사람들의 DTI를 재산정하게 되면 대출 일부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지금 그럴 여력이 없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5년도 아파트 분양 예상 물량이 전국에서 총 30만 8000여 가구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26만 9800여 가구보다 약 1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 공급 예상 물량은 18만 9000여 가구(전국의 61.3%)로 지난해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아파트 분양의 꽃은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다. 서울 강남권에 공급되는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물량은 총 1만 4387여 가구다. 뉴타운 지구 포함 비강남권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 공급 물량은 총 3만1069여 가구다. 이 가운데 뉴타운 지구 물량만 1만3313여 가구다.
LTV, DTI 규제 완화 조치 1년 연장안의 속뜻은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아파트를 사라는 것이다. 2%대의 금리로 전환대출까지 해주면서 아파트를 사라고 부추기고 있다. 토건족들을 위해서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했다. 오로지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버블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버블은 언젠가는 꺼지게 되어 있다. 버블은 곧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부동산 버블은 언제쯤 가라앉을까?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급 물량이 다 소진되는 데는 앞으로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2~3년 정도 유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임기와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현 정권은 폭탄을 어떻게든 다음 정권으로 돌리려고 할 것이다. 다음 정권에서 폭탄이 터진다면 임기 내내 전 정권이 싸지른 똥덩어리만 치우다가 끝나는 수도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인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오리무중(五里霧中)일 때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지금은 아파트를 살 때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2~3년 동안 침착하게 부동산 버블 붕괴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그런 뒤에 아파트를 사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20년 전 일본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을 겪어야만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일본인이 파산했으며,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당시 파산으로 자살한 일본인은 무려 10만 명(30만 명 설도 있음)에 달했으며, 수많은 가게들이 폐업하면서 유령도시까지 나타났다.
폭탄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구입은 위험할 수 있다. 만약 그 폭탄이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면 치명적이다. 서민들 사이에는 '정부가 하라는 것과 반대로 하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서민들도 이젠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가계 부채가 100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경제 대란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 사태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인가?
201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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