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백두대간 이화령을 넘어서

林 山 2015. 5. 9. 16:36


연풍면 소재지


이화령 옛길로 접어들었다. 이화령 고갯길에는 군데군데 전망대가 세워져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연풍면 소재지인 행촌리와 삼풍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연풍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산간분지 지형이다. 남쪽과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솟아 있고, 서쪽으로는 마분봉과 백미산, 북쪽으로는 마역봉-신선봉-작은 새재-탁사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연풍을 장성처럼 에워싸고 있다.  


연풍(延豊)은 본래 고구려의 상모현(上芼縣)이었다. 고려 현종 때인 1018년 장연현(長延縣)으로 고쳐, 장풍현(長豊縣)과 함께 충주에 배속시켰다. 1394년(조선 태조 3) 장연현을 장풍현에 병합하여 감무를 두었으며, 1403년(태종 3) 연풍현으로 고쳤다. 1413년부터 현감을 두었다. 1429년(세종 11) 충주의 동촌(東村), 1476년(성종 7) 충주의 수회촌(水回村)을 편입시켰다. 1895년(고종 32) 연풍군으로 승격되었다가, 1914년 일제가 연풍면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괴산군에 편입되었다.


조선시대 연풍은 영남대로(嶺南大路)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였으며,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였다. 남쪽으로는 이화현(伊火峴, 지금의 梨花嶺)을 넘어 문경, 북쪽으로는 신풍역(新豊驛)과 단월역(丹月驛)을 거쳐 충주와 연결되었다. 동쪽으로는 계립령(雞立嶺)과 모녀령(毛女嶺)을 넘어 청풍(淸風), 서쪽으로는 장풍을 지나 괴산으로 통했다.  


군사시설로는 이화현에 관문과 옛 성이 있었다. 마골점봉수(馬骨岾烽燧)는 문경의 탄항산봉수(炭項山烽燧)를 받아 서쪽의 주정산봉수(周井山烽燧)나 충추의 대림산봉수(大林山烽燧)에 전하였다. 마골점은 곧 지금의 계립령이다.


대동여지도에는 연풍을 관통하는 내를 이화천(伊火川)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화천은 연풍현 서쪽 5리에 있으며, 그 근원은 두 곳으로 하나는 이화현, 또 하나는 조령(鳥嶺)에서 나와 괴산군(槐山郡) 괴탄(槐灘)으로 흘러든다고 했다. 곧 지금의 분지천과 원풍천이다. 두 하천은 연풍면 서쪽 5리쯤에서 쌍천으로 합류한다. 이화천은 분지천과 원풍천, 쌍천을 아울러 지칭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쌍천은 칠성면 두천리에서 달천(達川)으로 흘러든다. 당시에는 연풍의 세곡을 수회창(水回倉)에서 모아 달천과 남한강의 수운을 통해 경강(京江)으로 보냈다.    


백두대간 시루봉과 희양산, 구왕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연풍면 주진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루봉과 희양산, 구왕봉에서 악휘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악휘봉에서 631m봉으로 뻗어내린 능선이 주진리를 첩첩이 둘러싸고 있었다.


백두대간 이화령


이화령 고개마루


이화령 남쪽 백두대간


이화령 북쪽 백두대간


연풍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원대로


문경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원대로


드디어 이화령(548m) 고갯마루에 올랐다. 이화령을 옛날에는 이화현 또는 이화치(伊火峙)라고 불렀다. 고개가 험하고 산짐승의 피해가 많아서 여러 사람이 함께 떼를 지어 넘어갔다고 하여 이유릿재라고도 했다. 그 후 이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다고 해서 이화령(梨花嶺)으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화령 주변에서는 배나무를 거의 볼 수 없다.  


백두대간 조령산(鳥嶺山, 1,017m)과 조봉(鳥峰, 671m) 사이에 위치한 이화령은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을 연결하는 고개다. 옛날에는 조령이 기호지방과 영남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였으나 험준한 산세로 인해 이화령을 따라 국도가 놓이게 되었다.


이화령 옛길은 3번 국도인 중원대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고, 이화령터널이 뚫리면서 차량 통행이 많이 줄어 한산한 길이 되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이화령터널은 터널 통행료를 징수했으나 통행 차량이 적어 적자가 났다. 이에 건설교통부가 이화령 터널을 인수하면서 2007년 8월 1일부터 터널 통행료는 폐지되었다.  


이화령에는 생태통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이화령 고갯마루에 올라 백두대간 마룻금 위에 서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서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인다. 백두대간의 우렁찬 기운이 온몸에 전해져 왔다. 


2001년 6월 3일이었을 거다. 백두대간을 순례할 때 버리미기재에서 하루만에 장성봉-은티재-주치봉을 지나 저 구왕봉-지름티재-희양산-시루봉을 넘고 이만봉-곰틀봉-백화산-황학산-조봉을 돌아서 이화령으로 내려왔었다. 


백두대간 조령산


주흘산


이화령에서 문경읍 각서리로 내려가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백두대간 조령산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내려가자 이번에는 문경의 진산 주흘산(主屹山, 1079m)이 보였다. 조령산과 주흘산은 한국의 100대 명산에 선정될 만큼 산세가 빼어나고 아름다운 산들이다. 


조령산과 주흘산의 기운을 가슴에 가득 담고 이화령을 떠나다. 나중에 다시 보자 이화령아~!


연풍에서 이화령 고갯길을 넘는다.

백두대간 구왕봉 희양산이 아즐가


이화령에서 백두대간과 하나 되다

아아 조령산이여 아아 주흘산이여


201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