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대한민국에도 버니 샌더스 열풍은 불어오는가

林 山 2016. 2. 6. 11:15

버니 샌더스


2016 미국(USA) 민주당(Democratic Party) 대선후보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버몬트 주)의 풀뿌리 민주주의 돌풍이 매섭게 불어닥치고 있다. 버니 샌더스 돌풍으로 그동안 선두 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버니 샌더스 돌풍의 원인은 미국의 심각한 빈부 격차와 소득 불균형으로 인해 서민, 노동자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버니 샌더스는 '미국의 최상위 부자 15명이 지난 2년간 늘어난 재산규모는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 1억3천만명의 재산보다 많다'고 주장하면서, '탐욕으로 가득찬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사를 해체하고 소득별 누진 조세제도를 도입해 부자에게 보다 많은 세금을 거두겠다'고 외친다. 


버니 샌더스는 소득별 누진 조세제도로 거둔 세금을 오바마 케어보다 더 한층 진전된 '모든 이를 위한 의료보험'을 실시하여 의료사각지대를 없애고, 공립대학교 등록금 무료화로 교육의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대폭 인상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정한 분배에 초점을 맞춘 버니 샌더스의 공약은 미국의 젊은이들과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기득권 세력을 바꾸자는 성난 미국인들의 표심이 버니 샌더스 돌풍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위협을 느낀 힐러리 클린턴은 버니 샌더스를 공산주의 성향의 좌파로 공격하고 나섰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버니 샌더스에게 '빨갱이', '종북좌파' 딱지를 붙인 것이다. 힐러리의 공격에 대해 버니 샌더스는 '초부유층이 아닌 보통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부를 갖는 것이 바로 민주적 사회주의'라고 반박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키자 2016 4.13 총선을 앞두고 너도나도 '한국의 버니 샌더스'를 자처하는 야권 정치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국민당)의 안철수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바로 그들이다. 안철수와 김종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주의자들이다. 


안철수는 자신이 보수주의자임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김종인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한 신군부 부역인물일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의 전신인 전두환의 민주정의당(민정당)과 노태우의 민주자유당(민자당), 더민주당의 전신인 김대중의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김종인은 또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과 새누리당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지낸 사람이다.    


샌더스 마케팅에 먼저 나선 당은 더민주당이다. 더민주당은 '샌더스 돌풍이 바로 경제민주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도 '샌더스가 강조하는 불평등 해소가 바로 경제민주화와 맥을 같이 한다'면서 더민주당의 경제정책 기조인 '더불어성장론'에 접목시키겠다고 말했다. 


안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샌더스의 분노의 주먹과 안철수의 싸움의 주먹’이라는 글을 올렸다. '공정성장'을 주장하는 안철수는 샌더스의 돌풍에 대해 '위대한 혁명의 조짐'이라고 하면서 '대한민국에서도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려는 새로운 정치세력에게 분노를 통한 행동으로 참여함으로써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안철수나 김종인 두 사람 모두 버니 샌더스의 이미지를 차용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중도 제3정당'을 표방한 국민당이나 더민주당은 보수우파 정당이고, 안철수나 김종인도 보수우파 정치인이다. 새누리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보수우파 정당, 보수우파 정치인은 억만장자, 재벌들에게 정치자금을 받아서 1%의 최상층을 위해 정치 활동을 하는 정당, 정치인이다. 따라서 보수우파 정당, 보수우파 정치인들이 자신을 정치 철학이 전혀 다른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의 이미지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어색해 보인다. 안철수, 김종인의 버니 샌더스 운운이 아전인수식 마케팅으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가 한국 정치인이라고 가정해보자. 버니 샌더스가 만약 한국에서 선거에 출마한다면 그는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 보수언론 등에 의해 '빨갱이', '종북좌파'라고 낙인찍힌 채 매장당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검찰 등 사법기관은 그를 국가보안법으로 몰아 감옥에 쳐넣을지도 모른다.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버니 샌더스는 바로 이런 사람이다. 


폴란드 이민자 가정 출신의 버니 샌더스는 버몬트주 벌링턴 시장과 버몬트주 하원의원, 상원의원 등을 거치는 30여년의 정치인생 동안 한결같이 분배를 외쳐온 사람이다. 버니 샌더스가 민주사회주의자임을 알면서도 안철수, 김종인이 '내가 바로 한국의 버니 샌더스다'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바로 둘 중 하나다. 매우 용기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립 서비스(lip service)로 대중을 기만하는 사람이다. 안철수, 김종인이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니라 진정 용기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2016 미국 대선에서 '공산주의 성향의 좌파' 버니 샌더스가 정말 꼭 당선되기를 바란다. 버니 샌더스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을 때 입만 열면 '빨갱이', '종북좌파' 몰이를 하던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 보수언론 등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도 2016년 4.13 총선과 2017 대선을 앞두고 있다. 총선과 대선에서 진정한 대한민국 버니 샌더스가 출현하기를 고대한다. 대한민국 버니 샌더스의 출현 그가 바로 미륵불이요, 메시아다. 


2016.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