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 총선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이른바 각당 대선주자들의 당선 여부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더민당), 국민의당(국민당), 정의당 등 각당의 대선후보들은 누구일까?
먼저 새누리당에서는 서울 종로구의 오세훈 후보와 대구 수성갑의 김문수 후보, 부산 중구 영도구의 김무성 후보 등이 대선후보군이라고 할 수 있다. 더민당은 서울 종로구의 정세균 후보,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후보 등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당에서는 서울 노원병의 안철수 후보, 전북 전주병의 정동영 후보, 정의당에서는 경기 고양시갑의 심상정 후보, 경남 창원시성산구의 노회찬 후보,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동구을의 유승민 후보 등이 대선후보군이라 할 수 있겠다.
대선주자들이 출마한 선거구 중 최대 빅 매치 지역은 단연 서울 종로와 전북 전주병, 대구 수성갑이다. 서울 종로에는 오세훈(새누리당), 정세균(더민당), 박태순(국민당), 윤공규(정의당), 김한울(노동당), 하승수(녹색당), 이석인(진리대한당), 박종구(한나라당), 김대한, 이원옥(이상 무소속) 등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사실상 새누리당의 오세훈 후보와 더민당의 정세균 후보간 대선후보끼리의 맞대결 양상이다.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오세훈 후보 40.0%, 정세균 후보 40.4%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18~20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오세훈 후보 45.1%, 정세균 후보 32.6%로 다소 격차가 컸었다. 총선일이 가까워질수록 오, 정 두 후보가 예측불허의 초박빙 승부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정치 일번지라는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에서 승리한 후보는 일약 각당의 대선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구 수성갑은 새누리당의 김문수, 더민당의 김부겸 두 후보만 출마해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어 전국 최대의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왜냐하면 두 후보 모두 새누리당과 더민당의 대선후보들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김부겸 55.6%, 김문수 28.5%로 나타났다. 김부겸 후보가 무려 27.1% 포인트나 앞섰다. 당선 가능성에서도 김부겸 후보 51.7%, 김문수 후보 23.6%로 큰 차이가 났다. 야당의 불모지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후보가 당선된다면 바로 더민당의 대선후보 1순위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김문수 후보가 패한다면 새누리당 대선주자로서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대구 동구을은 더민당의 이승천 후보와 무소속의 유승민 후보의 맞대결 양상이지만 사실상 유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나 마찬가지다. 유승민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새누리당이 자당 후보를 내지 않아 유승민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이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 여론조사조차 무의미할 정도다. 유승민 후보가 당선된다면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새누리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의 구심점, 나아가 대구경북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국민당의 안철수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도 관심 지역 중 하나다. 노원병 선거구에는 안철수 후보를 비롯해서 이준석(새누리당), 황창하(더민당), 주희준(정의당), 나기환(대한민국당), 정태흠(민중연합당) 등 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노원병도 안철수 후보 대 이준석 후보 양자대결 양상이다.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 38.8%, 이준석 후보 33.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50.8%를 얻어 26.3%에 그친 이준석 후보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애송이' 이준석 후보에게 패한다면 대선가도에 빨간 불이 켜질 수도 있다. 만약 '애송이' 이준석이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의 청년 리더로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다.
전북 전주병은 지난 대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국민당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선거구다. 정동영 후보는 서울 강남을과 서울 동작구을에서 출마했던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서 내리 낙선했기에 이번 총선은 정 후보의 정치적 재기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주시병 선거구에는 정동영 후보를 비롯해서 김성진(새누리당), 김성주(더민당)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 전주시병은 국민당의 정동영 후보와 더민당의 김성주 후보의 맞대결로 승부를 가리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호남에서의 녹색돌풍과 친노친문 세력에게 억울하게 당했다는 동정여론을 등에 업은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발표한 여론 조사결과는 정동영 후보 43.2%, 김성주 후보 38.1%, 서울경제·리얼미터 조사결과는 정동영 후보 43.5%, 김성주 후보 37.7%, 문화일보·포커스컴퍼니 조사에서는 정동영 후보 42.8%, 김성주 후보 38.2%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도 지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앞섰는데, 이번에는 정 후보가 5%포인트 가량 앞섰다. 반면에 전북일보와 전북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서는 김성주 후보 42.8%, 정동영 후보 38.3%로 김 후보가 4.5%p 앞섰다. 정동영 후보가 당선되면 일약 국민당의 대선후보, 호남의 희망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부산 중구 영도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출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구 영도구에는 김무성(새누리당), 김비오(더민당), 이선자(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부산 MBC 여론조사 결과 김무성 후보 49.1%, 김비오 후보 37.3%, 이선자 후보 4.3%로 나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무성 후보의 무난한 당선이 예상된다. 부산 중구 영도구는 서울 종로나 대구 수성갑처럼 큰 관심을 끄는 선거구는 아니다.
창원 성산구는 서울 노원병에서 당선 경력이 있는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가 출마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애초에는 강기윤(새누리당), 허성무(더민당), 이재환(국민당), 노회찬 등 4명의 후보가 출마했었다. 선거를 앞두고 더민당과 정의당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자 허성무 후보가 중도 사퇴함으로써 노회찬 후보와 강기윤 후보 양강구도로 좁혀졌다. 후보단일화 이후 노회찬 후보가 강기윤 후보를 앞질렀다는 게 중론이지만, 당선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MBN과 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노회찬 후보 43.2%, 강기윤 후보 33.9%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당선가능성에서는 노회찬 후보 41.0%, 강기윤 후보 40.9%로 0.1%p 차이에 불과하다. 서울경제, 문화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결과에서도 노회찬 후보가 강기윤 후보에 앞섰다. 후보단일화 이후 노회찬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창원 성산구에서 노회찬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의당 내 입지 강화는 물론 향후 당내 대선후보 선거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갑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출마한 선거구다. 고양시갑은 심상정 후보를 비롯해서 손범규(새누리당), 박준(더민당), 신지혜(노동당) 등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고양시갑은 손범규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맞대결로 좁혀진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손, 심 두 후보는 서로 1승1패씩 주고받은 바 있기에 두 후보는 필승의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2~5일 경기 고양갑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손범규 후보가 42.2%로 36.4%의 심상정 후보를 5.8%p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 7일 YTN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심상정 후보가 43.7%, 손범규 후보 34.3%로 심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는 우세를 보였다. 심상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의당 내 입지 강화는 물론 유일한 여성 대선후보라는 입지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게 될 것이다.
4.13 총선일이 앞으로 5일 남았다. 5일 뒤면 당선자가 가려질 것이다. 과연 그 누가 대운을 타고 대선가도를 질주할 수 있게 될 것인지 그 결과가 자못 흥미진진해진다.
2016.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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