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4.13 총선 결과를 바라보면서

林 山 2016. 4. 14. 17:01

제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 총선이 끝났다. 총선 결과 전국 253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은 105석, 더불어민주당이(더민주) 110석, 국민의당(국민당)이 25석, 정의당이 2석을 얻었고, 무소속 후보는 11명이 당선됐다. 비례대표는 새누리당 17석, 더민주 13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 4석을 각각 배정받았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새누리당은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다. 


4.13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야당 심판에 앞서 이명박근혜 정권을 심판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총선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새누리당 참패, 더민주 대승, 국민당 성공'이다. 야당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이명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심판한 국민들의 표심에 힘입어 더민주는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섰고, 새누리당은 원내 제2당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호남을 석권한 국민당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제자리 걸음을 했고, 진보좌파 또는 진보개혁 정당들은 원내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제20대 국회는 보수우파 의원들이 장악하게 되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부패, 공천파동의 후유증이 겹쳐 총선에서 참패했다. 민심 이반으로 인한 총선 참패로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 비박 대선주자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낙선한 오세훈(서울 종로)과 김문수(대구 수성갑)는 당장 대선가도에서 탈락하게 생겼다.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은 당선은 됐지만 새누리당 대표로서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오세훈이 낙마함으로써 대선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김무성, 경남지사 홍준표로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을 탈탕해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유승민(대구 동구을)의 복당은 언제든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론은 더민주의 4.13 총선 대승으로 나타났다. 더민주의 대승은 문재인의 리더쉽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정권심판론의 덕을 본 측면이 있다. 더민주는 김부겸(대구 수성갑)과 정세균(서울 종로) 등 대선후보군이 전원 당선됐다. 


더민주의 대승으로 문재인의 대선가도에는 일단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문재인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안철수를 나가게 했고, 김종인을 앞세워 당내의 반대파들도 거의 제거한 상태이다. 문재인은 4.13 총선 전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 불출마는 물론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호남 민심은 문재인에게 등을 돌렸지만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더민주에서 가장 의미있는 승리를 거둔 사람은 야당의 불모지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이다. 김부겸은 당장 더민주의 희망, 문재인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한국의 정치 일번지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오세훈을 물리치고 당선된 정세균도 호남을 등에 없고 문재인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자파 후보를 가장 많이 당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학규와 서울시장 박원순, 충남지사 안희정, 성남시장 이재명도 대선후보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앞으로 더민주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대선주자들 사이의 경쟁이 점점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에서의 녹색돌풍으로 국민당은 당당하게 원내 제3당의 위치에 올라섰다. 4.13 총선에서 가장 값진 승리를 거둔 사람은 안철수(서울 노원병)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당이 호남의 기반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안철수 자신도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기 때문이다. 정동영도 전북 전주병에서 당선됨으로써 정치적 재기에 성공함과 동시에 대선후보군의 반열에 올라섰다. 정동영은 장차 호남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한국의 정치지형에서는 정의당 같은 포지션을 가진 정당의 홀로서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정의당은 노회찬(경남 창원시성산구), 심상정(경기 고양기갑) 두 사람만 당선됐다. 노회찬은 더민주와의 선거연대로 당선되었고, 심상정만 자력으로 당선됐다. 차기 대선에서 정의당의 대선후보는 노, 심 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4.13 총선 전부터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출마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여당, 야당을 막론하고 그 어떤 후보와 붙어도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쿠르트 발트하임 전 유엔사무총장이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전례도 있다. 반 총장의 19대 대선 출마 여부가 벌써부터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대 대선에 반 총장이 '세계의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대한민국 제19대 대선에서는 위에 거론한 사람들 중에서 대통령에 당선자가 나오게 될까? 아니면 제3의 잠룡이 혜성처럼 등장할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과연 19대 대선에 출마할까? 20개월 남은 제19대 대선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