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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서양 음악 감상하기 - 19세기 후반기 낭만주의 음악(중)

林 山 2016. 9. 26. 10:52

3. 리하르트 게오르크 슈트라우스(Richard George Strauss, 1864~1949)

리하르트 게오르크 슈트라우스는 독일의 뮌헨에서 궁정 악단의 호른 주자이며 작곡가인 부친과 음악 애호가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베노 발터에게 바이올린 , 마이어에게 작곡을 배웠다. 6세 때부터 모차르트 만큼의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여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바그너 이후 독일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의 한 사람이자 독일 후기 낭만파의 마지막을 대표하는 대작곡가이다. 슈트라우스가  1896년에 쓴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삽입곡으로 유명하다. 젊어서는 리스트의 영향을 받아 교향시 '돈 후안'과 '교향곡 4번 알프스'를 쓰고, 바그너의 영향으로 오페라 '살로메', '장미의 기사' 등을 완성하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초기는 고전파와 낭만파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풍의 곡들을 썼다. 리스트와 베를리오즈를 연구한 끝에 그는 한층 더 시와 음악의 결합을 시도하면서 니체의 철학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관현악법으로써 교향시 분야에 사상 최대의 업적을 남긴 독일 근대의 거장이다. 그리고 베버로 시작되는 독일 낭만주의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슈트라우스는 만년에 히틀러의 나치 정권의 대두와 함께 독일 음악의 보급에 힘썼으며, 1933년에 음악국의 총재가 되었으나 예술적 양심에서 35년에 사임했다. 1945년에 독일의 패배로 전범으로 몰렸으나 무죄가 되어 스위스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빈의 대중적인 왈츠 작곡가였던 요한 슈트라우스 2세나 그 자손들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까리용 제작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동명이인이다.


1). Aus Italien, Symphonic fantasy, Op.16(교향적 환상곡 이탈리아에서 Op.16) 

'교향적 환상곡 이탈리아에서'는 1886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이탈리아에 대한 생생한 인상을 기초로 쓴 곡으로 한스 폰 뷜로에게 헌정되었다. 교향적 관현악곡으로 교향곡과 교향시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 곡이다. 초연은 1887년 3월 2일 뮌헨의 오데온 광장에 있는 국립극장에서 슈트라우스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제1악장 캄파냐에서(Auf der Campagna), 제2악장 로마의 폐허에서(In Romas Ruinen), 제3악장 소렌토 해변에서(Am Strande), 제4악장 나폴리인의 생활 (Neapolitanisches) 등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2). Don Juan, Op.20(돈 주앙, 돈 환, Op.20)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24세 때인 1888년에 독일 시인 레나우의 서정시 '돈 주앙'을 바탕으로 쓴 교향시이다.  초연은 1889년 11월 11일 바이마르 궁정에서 한스 폰 뷜로 지휘로 행해졌다. 돈 주앙은 스페인의 호색한이자 귀족으로서 문학적으로도 유명하다. 모차르트도 돈 주앙을 다룬 가극 '돈 지오반니'가 있다. 


3). Tod und Verklärung Op.24(죽음과 변용 Op.24)

'죽음과 변용'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89년에 쓴 교향시이다. 전체가 서주(序奏)와 주부, 코다로 이루어진 1악장 형식이다. 세기말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상상의 산물인 죽음을 바라보는 심경과 같은 관념적인 세계가 표현되어 있다. 작곡된 후에 A.리터의 시를 표제로 붙였다. 1890년 슈트라우스 자신이 초연을 지휘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죽음과 변용'으로 교향시 작곡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4). Till Eulenspiegels Iustige Streiche Op.28(틸 오일렌시피겔의 유쾌한 장난 Op.2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5년 5월 6일 뮌헨에서 완성한 교향시로 아르투르 자이들에게 헌정되었다. 중세 독일의 전설적인 영웅 틸을 소재로 한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1895년 11월 5일 쾰른에서 초연되었다. 


5). Also sprach Zarathustra Op.30(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Op.30)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6년에 완성한 교향적 환상곡이다. 그의 뛰어난 독창성과 위대함이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이 곡의 제재는 니체의 초인(超人) 사상을 구현한 유명한 철학시에서 따왔다. '힌터벨터른 서민에 대하여', '위대한 동경에 대하여', '행복과 불행에 대하여', '죽음의 노래', '과학에 대하여', '평온한 자', '춤의 노래', '밤의 노래', '몽유병자의 노래', '끝곡'으로 이루어졌다. 전편에 걸쳐 웅대하고 장엄한 음악이 넘쳐 흐른다.


6). Don Quixote Op.35(돈키호테 Op.35)

'돈키호테'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7년에 쓴 여섯 번째 교향시이다. 1898년 3월 8일 초연되었다. 이 교향시는 17세기 초 에스파냐 전역을 돌아다니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기사가 되고 싶은 미친 신사의 이야기를 다룬 세르반테스의 '슬픈 표정의 기사'를 바탕으로 했다. 그는 '영웅의 일생'으로 줄거리를 잡은 교향시에 코믹한 분위기를 곁들여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슈트라우스는 돈키호테가 양떼를 막강한 군대로 착각하는 장면에서 금관악기가 빽빽거리고 울거나, 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공중을 가르며 난다고 믿는 부분에 나오는 바람소리 장치처럼 그래픽한 디테일을 잘 살린 것으로 유명하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흥겨움과 익살의 이면에는 경이로운 음악 구조가 있다. 특히 첼로 독주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슈트라우스는 관현악과 어우러지게 하면서도 가끔 놀라운 기교를 선보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놓았다.


7). Ein Heldenleben Op.40(영웅의 생애 Op.40)

'영웅의 생애'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98년 8월부터 12월에 걸쳐 써서 멘겔베르크에게 헌정한 교향시이다. 1899년 3월 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되었다. ‘슈트라우스의 자서전’이라 일컬어지는 이 교향시는 뒤에 나온 '가정 교향곡'과 서로 비교가 되는전형적인 전기적(傳記的) 음악이다. 슈트라우스의 빼어난 기백이 담긴 명곡으로 '영웅', '영웅의 적수', '영웅의 협력자', '영웅의 전장', '영웅의 평화에의 노력', '영웅의 종언' 등으로 되어 있다. 


8). Symphonia domestica Op.53(가정 교향곡 Op.53)

'가정 교향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03년에 쓴 교향곡이다. 1904년 3월 21일에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뉴욕에서 초연되었다. '영웅의 생애'가 자서전이라고 한다면, '가정 교향곡'은 사생활을 그린 것이다.


서주와 스케르초는 남편과 아내와 어린이 등 세 등장 인물이 주요 주제로 표현된다. 가정의 분위기는 단란하고, 어머니의 품 속에서 어린이가 조용히 잠드는 평화롭고 행복한 세계가 그려진다. 아다지오는 ‘사랑의 정경’과 ‘일과 생각’과 ‘꿈과 번뇌’ 이들 세 개의 표제가 이 악장을 형성한다. 끝곡은 즐거운 사랑의 분위기를 묘사하면서 마친다.


9). Salome Op.54(살로메 Op.54)

'살로메'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04년 완성한 단막의 뮤직 드라마이다. 살로메는 바이블에 나오는 인물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희곡 '살로메(Salome)'를 바탕으로 헤트비히 라흐만(Hedwig Lahmann)이 대본을 썼다. 1905년 12월 9일 독일 드레스덴 궁정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당시 엽기적인 내용 때문에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살로메'는 선혈이 낭자한 충격적인 오페라다. 근친상간, 스트립쇼, 살인에 참수당한 머리까지 등장하여 오싹할 정도이다. 음악도 이에 걸맞게 괴기스럽다. 살로메가 추는 '일곱 베일의 춤(Tanz der sieben schleier, Dance of the seven veils)'이 유명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살로메'의 공연을 27년 동안이나 금지했다.


베스트 아리아는 '그대의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요, 요카난(Ich will deinen Mund küssen, Jokanaan!)'(S), '나를 쳐다보는 이 여인이 누구인가?(Wer ist dies Weib, das mich ansieht?)'(B), '나라보트, 당신은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수 있으리(Du wirst das für mich tun, Narraboth)'(S) 등이다. 


10). Elektra Op.58(Electra, 엘렉트라 Op.58)

'엘렉트라'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06년에 완성한 단막의 비극이다.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를 바탕으로 휴고 폰 호프만스탈이 대본을 썼다. 1909년 독일 드레스덴 호프오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엘렉트라'는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충격적인 비극 오페라이다. 어머니를 토막내어 죽이는 오빠 옆에서 여동생이 더 찌르라고 소리치는 장면 등 마지막 15분은 음악적으로나 극적으로 소름끼칠 만큼 오싹하고 엽기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때 오케스트라가 내는 특수 효과음의 강력한 감정 표현은 놀랄 만하다. 아버지(남근)에 대한 집념과 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나타나는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심리학 용어가 바로 여기서 나왔다. 


'엘렉트라'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관현악 작곡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그는 베이스 오보에와 바셋 호른, 베이스 트럼펫을 비롯하여 바그너 튜바를 사용하는가 하면, 현악부를 나누어 독특한 효과를 자아낸다. 


11). Der Rosenkavalier(The Knight of the Rose, 장미의 기사)

'장미의 기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09년에 완성한 전 3막의 음악을 위한 코미디 오페라이다. '엘렉트라'의 대본을 쓴 휴고 폰 호프만스탈이 이 대본도 썼다. 1911년 1월 26일 독일 드레스덴 왕립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흥겹고 달콤한 왈츠의 선율이 전편을 흐르는 로맨틱 코미디로 1900년대 독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오페라다. 2막과 3막에 나오는 왈츠는 연주회 곡목으로도 인기가 높다.


'장미의 기사'는 ,175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때는 빈 왈츠가 아직 등장하기 전이다. 귀족 가문에서는 결혼 전날 신랑이 신부에게 은으로 만든 장미 한 송이를 보내는 것이 당시 상류 사회의 관습이었다. 그 장미를 전달하는 심부름꾼을 ‘장미의 기사’라고 불렀다.


베스트 아리아는 '그래서 그가 떠나는구나(Da geht er hin)'(S), '세월은 참으로 이상한 것(Die Zeit, die ist ein sonderbar’ Ding)'(S, Ms), '눈물에 젖은 그대의 눈동자(Mit Ihren Augen voll Tränen)'(S, Ms), '중무장을 하고(Di rigori armato)'(T), '내게 명예를 주었노라(Mir ist die Ehre widerfahren)'(S, Ms), '꿈이어요, 사실일 리가 없어요(Ist ein Traum, kann nich wirklich sein)'(S) 등이다. 


12). Eine Alpensinfonie Op.64(알프스 교향곡 Op.64)

'알프스 교향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915년에 완성한 교향곡이다. 1915년 10월 28일 베를린에서 슈트라우스 자신이 지휘를 맡아 초연했다. 악기는 '가정 교향곡'처럼 대편성이고, 의음(擬音)으로 폭풍과 천둥 등이 쓰이며, 각종 타악기와 소 방울 등도 사용되었다. 자연을 이 교향곡만큼 뛰어난 수법으로 묘사한 작품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곡은 ‘밤-해돋이-등반-삼림 지대로 들어가다-시냇가의 아름다움-폭포에서-환각-꽃에 덮인 목장-목장의 비탈-숲 속에서 길을 잃다-빙하 위에서-위험한 순간-꼭대기-환영(幻影)-안개가 끼다-해는 차츰 기울다-슬픈 노래-폭풍 전의 고요-뇌우(雷雨)-하산(下山)-일몰-밤’으로 되어 있다.


4. 조르주 비제(Georges Alexandre César Léopold Bizet, 1838~1875)

조르주 비제는 프랑스 파리 태생인 작곡가이자 가수이다. 성악 교수였던 부친에게 음악 교육을 받고, 모친도 피아노에 뛰어났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9세의 나이로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마르몽텔에게 피아노, 알레비에게 작곡을 배웠다. 18세 때인 1857년에 희가극 '기적 박사'가 로마대상(Prix de Rome)을 받아 로마에 유학하여 주로 기악곡을 작곡했다. 1860년에 귀국하여 파리에 살면서 작곡에 전념하였다. 1872년 비제는 도데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에 붙인 음악에서 프랑스적인 전통을 시도하여 성공을 거두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 후 작곡한 관현악곡은 대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1875년 그는 메리메의 희곡을 바탕으로 하여 '카르멘'을 작곡했다. '카르멘' 초연 3개월 후에 그는 3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비제는 처음에는 고전적인 수법을 존중한 작곡가로서 피아노 연주에도 능했다. 그의 음악은 프랑스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하며, 화성이나 대위법에도 대담한 수법을 구사하였다. 작곡 기법에 있어서도 매우 정확했다. '카르멘'은 제재와 표현에 있어서 사실주의를 취하여, 이탈리아의 베르디의 작품과 함께 19세기 말엽에서 20세기에 걸친 가극의 방향을 이끌었다. 비제는 바그너, 베르디와 더불어 낭만파 시대의 3대 국민 가극 작곡가이다. 


1). Symphony No.1 in C major(교향곡 제1번 C장조)

'교향곡 제1번 C장조'는 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20세 때인 1855년에 쓴 교향곡이다. 비제는 세 개의 교향곡을 썼다고 전해지는데, 현존하는 작품은 '제1번 교향곡' 뿐이다. 근년에 바인가르트너에 의해 발견되어 1935년 2월 26일에 초연되었다. 비제가 파리 음악원의 학생으로 알레비의 작곡과에 재학하고 있었던 때에 작곡한 것이다. 청년 비제의 풍부한 창작력과 신선한 감각이 잘 드러나 있는 곡이다.


전반적으로는 고전 형식을 지키고, 규모는 작지만 비제 특유의 아름다운 가락이 흐르고, 프랑스의 전원적인 음악이 도입되어 있다. 제1악장 Allegro vivo, 제2악장 Adagio, 제3악장 Allegro vivace, 제4악장 Allegro vivace로 구성되어 있다.


2). Le docteur Miracle(기적 박사)

'기적 박사'는 비제가 19세 때인 1857년에 쓴 단막 오페레타이다. 이 오페레타는 자크 오펜바흐가 설립하고 운영하던 부프 파리지엥 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이탈리아 오페라 스타일을 답습한 작품이었지만 간혹 독창성도 엿보이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비제는 이 작품으로 로마대상을 받아 3년 동안 로마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3). Symphony No.2 in C major 'Roma'(교향곡 제2번 C장조 '로마')

1857년 로마대상의 수상으로 로마로 유학하게 된 비제는 체재 중 이탈리아 전 지역을 여행했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에 감격한 그는 각각의 악장이 1악장 로마(도입부), 2악장 플로렌스(Scherzo), 3악장 베니스(Andante), 4악장 나폴리(Finale) 등 이탈리아 4 개 도시에게 헌정되는 작품을 쓰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베니스를 여행하던 중 어머니의 병환 소식을 듣고 귀국함으로써 작품은 스케치 정도에서 중단되고 말았다. 1860년에 초판이 완성된 '교향곡 제2번 C장조'는 이후 1866년이 되어서야 초연 될 수 있었으며, 교정에 교정을 거쳐 36세의 나이로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1875년 그가 죽은 뒤 최종본이 초연되었고, 1880년에는 '로마'라는 부제를 달고 악보도 출판되었다. 


'교향곡 제2번 C장조'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1악장 Andante tranquillo leading to an Allero agitato, 2악장 Scherzo - Allgretto vivace, 3악장 Andante molto, 4악장 Allegro vivasissimo로 구성되어 있다. 


4). Les Pêcheurs de Perles(진주조개잡이)

'진주조개잡이'는 조르주 비제가 1863년에 쓴 전 3막의 오페라 작품이다. 리리크 극장은 10만 프랑의 상금을 걸고 각본 '진주조개잡이'에 곡을 붙인 가극을 모집했는데, 당시 피아노 교사였던 비제가 응모하여 당선되었다. 1863년 9월 29일 초연되었다. 비제는 이 작품으로 가극에의 발판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었다. '카르멘'과 함께 비제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동인도 어느 해안에 나딜과 주르가라는 두 젊은 진주조개잡이는 모두 바라몬교의 여승 레이다를 사모했다. 두 진주조개잡이는 한 여자를 놓고 사랑의 쟁탈전이 벌어진다. 마지막에는 주르가가 우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두 연인을 돕는다는 줄거리다. 43마디 안단테의 전주곡에 이어 실론 섬의 해안 장면을 배경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음악이 펼쳐진다.


샐리 포터 감독의 영화 '피아노2'에 비제의 '진주조개잡이' 중 '귀에 익은 그대 음성'(장 푸르네 지휘, 콩세르 라무뢰 오케스트라 연주)이 주제곡으로 나온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멜로디의 아리아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빼앗기게 한다. 


5). Scènes bohémiennes de La Jolie Fille de Perth(아름다운 퍼드의 처녀)

'아름다운 퍼드의 처녀'는 가극 '아름다운 퍼드의 처녀'(2막)에서 따온 모음곡이다. '아를르의 여인'처럼 오늘날에는 상연되고 있지 않지만, 모음곡으로서 연주회용 프로그램을 장식하고 있다. 극의 줄거리는 스코틀랜드의 시인 월터 스코트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으며, 스코틀랜드의 한 작은 도시 퍼드의 귀족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28세 때의 작품으로, 1867년 12월 26일 파리의 리리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모음곡은 '전주곡', '오바드', '세레나데', '행진곡', '집시의 춤'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집시의 춤'은 '카르멘' 제4막의 발레곡으로서 연주되고 있다.


6). Djamileh(자밀레)

'자밀레'는 비제가 1871년에 완성한 단막의 로맨틱 오페라이다. 대본은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의 소설 '나무나(Namouna)'를 기본으로 루이 갈레(Louis Gallet)가 썼다. 1872년 5월 22일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비제의 동양에 대한 동경심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대는 이집트로 마치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비제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흘러 넘친다. 비제는 '자밀레'에 신비스럽고 이국적인 음악을 많이 사용했으며, 대화(레치타티보)에도 반주를 사용했다. 이것은 당시 상당히 획기적인 것이었다.


베스트 아리아는 '존귀하신 라호르의 왕(Nour-Eddin, roi de Lahore)'(S)이다.


7). L'Aresinne(아를의 여인)

'아를의 여인'은 조르주 비제가 1872년에 쓴 전 3막의 부수음악이다.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의 여인'을 각본으로 하여 만든 곡으로 1872년 10월 파리의 보드빌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아를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을의 아가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비극이다. 


비제가 처음 쓴 27곡은 모두 소편성 관현악용이었으나 나중에 4곡을 골라 대관현악용으로 편곡하고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제1모음곡'이다. 그 뒤 비제의 친구이자 파리음악원 작곡과 교수인 에르네스트 기로(Ernest Guiraud)가 4곡을 골라 편곡한 것이 '제2모음곡'이다. 


제1모음곡은 '전주곡', '제1미뉴에트', '아다지에토', '종(Carillon)'의 네 부분, 제2모음곡은 '파스토랄', '간주곡', '제2미뉴에트, '파랑돌'의 4곡으로 이루어졌다. 제1, 2모음곡 모두 아름다운 모음곡이다. 


8). Carmen(카르멘)

'카르멘'은 비제가 1875년에 완성한 전 4막의 오페라이다. 프랑스의 작가 P.메리메의 소설 '카르멘'을 바탕으로 L.알레비와 H.메리약이 대본을 썼다. 1875년 3월 파리의 오페라코미크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비제의 대표작이다. 


에스파냐의 세비야를 무대로 정열의 집시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돈 호세 하사(下士)와의 사랑을 그렸다. 사랑 때문에 부대에서 탈영하고 상관을 죽이기까지 한 돈 호세를 배신하고 카르멘의 마음이 투우사 에스카밀리오로 옮겨가자 호세는 그녀를 타이르며 멀리 미국으로 도망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자고 설득하지만 끝내 말을 듣지 않자 단도로 그녀를 찔러 죽이고 만다는 비극이다. 초연 당시는 오페라 코미크 형식이었으나 뒤에 레치타티보를 곁들여 지금은 양쪽이 다같이 연주되고 있다.


극 중 각 막마다 나오는 전주곡과 제1막에서 나오는 '하바네라', 제2막의 '집시의 노래', '투우사의 노래', '꽃노래', 제3막의 '미카엘라의 아리아', 제4막의 '카르멘과 호세의 2중창' 등이 특히 유명하다.


5.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 Sans, 1835~1921)

카미유 생상스는 183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절대음감을 가져 2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으며, 작곡도 이른 나이에 시작하였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모차르트에 비견될 정도로 뛰어났다. 1839년  생상스가 '피아노를 위한 작은 단편'을 작곡했을 때는 그의 나이 4살 때였다. 그는 12세에 연주회를 가졌고, 13세 때에는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작곡과 오르간을 배웠다. 18세에는 '제1교향곡'을 썼다. 1853년부터 마들렌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재직하면서 즉흥연주와 건반악기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다. 또 에콜 니데르메이에르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쳐 A. 메사제, G. 포레 등의 제자들을 가르쳤다. 


생상스는 36세에 국민음악협회를 설립하여 교향악 운동을 추진하였고, 46세에는 아카데미 회원이 되었다. 그는 교향악 작품을 주로 썼으며 형식과 편성, 대위법에 탁월했다. 작품으로는 관현악곡인 '동물의 사육제', '죽음의 무도', 가극 '삼손과 데릴라' 등을 썼다. 그 밖에 피아노곡을 비롯하여 많은 기악곡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후기 낭만주의 특유의 고전적이면서도 단정하고, 장중하면서도 세련된 관현악법에 의한 화려한 표현이 특징이다. 


생상스는 종전의 낡은 테두리에서 탈피하여 음악 근대화의 제일보를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리스트로부터 ‘세계 최고의 오르간 주자’라는 찬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작가이자 뛰어난 화가이기도 했다. 또한 자연과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도 많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1). Symphony in A major(교향곡 A장조)

'교향곡 A장조'는 12세에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를 악보도 보지 않고 연주할 만큼 천재였던 카미유 생상스가 15세 때인 1850년 경에 쓴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은 출판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1번 교향곡의 영예를 18세 때 작곡한 '교향곡 1번 Eb장조'에 빼앗겨 버렸다. 성숙미는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소년의 작품치고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2). Symphony No.1 in Eb major Op.2(교향곡 제1번 Eb장조 Op.2)

'교향곡 제1번 Eb장조'는 카미유 생상스가 18세 때인 1853년에 완성한 교향곡이다. 


3). Symphony in F major, 'Urbs Roma'(교향곡 F장조 '로마')

교향곡 F장조 '로마'는 카미유 생상스가 1856년에 만든 교향곡이다. 


4). Symphony No.2 in A minor Op.55(교향곡 제2번 A단조 Op.55)

'교향곡 제2번 A단조'는 카미유 생상스가 24세 때인 1859년에 작곡하여 당시 최고의 지휘자였던  쥘 에티엔 파들루(Jules Étienne Pasdeloup)에게 헌정되었다. 무명의 청년 시절의 작품이라 연주되지 못하다가 1873년 생상스의 명성이 오른 뒤에 초연되었다.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아름다운 곡이지만 낭만 과잉이 엿보이기도 한다. 1악장 Allegro marcato - Allegro appassionato, 2악장 Adagio, 3악장 Scherzo. Presto, 4악장  Prestissimo로 구성되어 있다.


5).Suite Algérienne Op.60(알제리 모음곡 Op.60)

'알제리 모음곡'은 카미유 생상스가 1880년에 만든 모음곡이다. 생상스는 동양적인 정서가 다소 배어 있는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특히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이 모음곡을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인상과 그 지방에 산재하는 무어족의 민요 등에서 착상하여 작곡했다. 이 모음곡은 1881년에 출판되었다. '알제리 모음곡'은 '1. 알제리 풍경', '2. 무어인의 랩소디', '3. 브리더에 있어서의 달밤', '4. 프랑스 군대의 행진곡' 등 4부로 되어 있다.


(1). 브리더에 있어서의 달밤

열대 지방 특유의 아름다운 하늘과 검게 가로놓인 요새, 원주민의 낮은 노래소리가 들린다.

(2). 프랑스 군대의 행진곡

멋있고 경쾌하며, 명랑한 프랑스 외인부대의 행진곡이다.


6). Carnival of the Animals(동물의 사육제)

'동물의 사육제'는 카미유 생상스가 1886년 오스트리아에서 맞은 휴일에 만든 모음곡으로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리스트 등 가까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몇 번 연주는 했지만 생전에 악보를 출판하지는 않았다. 그의 악보에 농담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생상스는 '동물의 사육제'를 '동물원의 환상곡’이라고 했는데, 열네 개의 짧은 악장으로 온갖 동물들을 표현했다.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에 나오는 캉캉을 느린 곡으로 편곡해 거북이를 묘사했고, 베를리오즈의 '요정의 춤'을 더블 베이스 독주곡으로 편곡해 코끼리를 표현했다. 자신의 '죽음의 무도'와 로시니의 곡을 이용해서 화석을 표현했다. 이 곡은 단지 유머 때문만이 아니라 '수족관'의 물속 모습과 '새장'에 퍼덕이는 날개짓을 표현한 플루트는 정말 뛰어난 영감의 소산이다. '백조'의 아름다운 선율은 수많은 첼로 연주회와 발레 공연에서 사용되고 있다. 생상스 생전에 출판을 허락한 곡은 '백조'뿐이다. '동물의 사육제'는 관현악 편성으로도 연주되지만 원래의 실내악 버전으로 들으면 그 속에 담긴 유머와 섬세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7). Symphonie No.3 Op.78 'Organ'(Symphony for Organ, 2 Pianos and Orchestra No.3 in C minor, Op.78, 'Organ'. 교향곡 제3번 C단조 '오르간' Op.78)

교향곡 제3번 C단조 '오르간'은 카미유 생상스가 1886년에 완성환 교향곡이다. 생상스가 관현악법에 위대한 공적을 남긴 교향곡으로 유명하다. 1886년 5월 19일 런던에서 생상스의 지휘와 런던 필하모닉 소사이어티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악보에는 '리스트를 추모하여’라고 적혀 있다.


(1). 제1악장 Adagio-Allegro moderato-Poco adagio.

가라앉은 상태의 서주부 뒤에 짧고 슬픈 가락이 연주된다. 생각에 잠긴 듯한 가락, 발전하는 악상이 온화하게 이어진다. 조용하고 명상적인 주제가 현악부로 이끌려 가고, 오르간이 현과 함께 리듬을 깊이하여 신비한 느낌을 준다.

(2). 제2악장 Allegro moderato-Maestoso.

빠른 곡으로 시작된다. 피아노와 관현악의 잘 조화된 리듬의 아름다움, 장엄하고 품위 있게 감정을 표현하는 주제, 빛나는 코다가 서정적인 관악기의 연주 뒤에 나타나며 마친다.


8). Symphonic Poem-Dance Macabre Op.40(교향시-죽음의 무도 Op.40)

'죽음의 무도'는 카미유 생상스가 1874년에 작곡한 관현악 교향시이다. 이 곡은 시인 앙리 카잘리스가 오래된 프랑스 괴담을 바탕으로 쓴 시에서 영감을 얻어 1872년에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예술가곡으로 작곡되었다. 생상스는 이 작품을 1874년에 음시로 확장, 편곡하고 성악 부분을 바이올린 독주로 교체하였다.


할로윈의 밤(만성절의 전날 밤, 10월 31일의 성령제) 교회 종소리가 울리면 죽음의 신이 나타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묘석을 두드려 신호한다. 그와 동시에 많은 해골들이 여기저기 무덤에서 뛰쳐나와 기괴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조용한 밤중에 뼈와 뼈가 서로 맞닿는 음산한 소리가 전해져 온다. 춤이 고조되면 '최후의 심판'의 디에스 이레(분노의 날)를 본뜬 가락이 왈츠풍으로 나온다. 그리고, 닭 우는 소리가 들리면 해골의 춤은 곧 그치고 무덤 속으로 달아난다. 이 곡은 특히 음악 속에 목금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뼈와 뼈가 맞닿는 소리를 표현하고 있는 점이 유명하다.


탁 탁 틱/죽음이 장단을 맞춰서 발뒤꿈치로 묘지를 두드린다/ 죽음은 한 밤중에 춤곡을 ‘삐 삐 빼’하고 바이올린으로 켠다/ 겨울 바람은 소리를 지르고 밤은 어두워/ 라임 나무 그늘에서는 신음 소리가 높아지고/ 새하얀 해골들이 그림자 속을 날았네/ 헐거운 홑옷을 입고 달리기도 하고/뛰어오르기도 하네/ 틱 틱 턱/ 무용수들의 뼈가 서로 부딪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무섭다네/ 저런, 갑자기 춤을 그쳤네/ 서둘러 도망치누나/ 닭이 울었던 거야.


'죽음의 무도'의 악기 편성은 오블리가토 바이올린과 피콜로 1, 플루트 2, 오보에 2, Bb 클라리넷 2, 바순 2, G와 D 호른 4, D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1, 팀파니, 실로폰, 큰북, 심벌즈, 트라이앵글의 타악기, 하프 1와 현악기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9). Samson et Dalila(삼손과 데릴라)

'삼손과 데릴라'는 카미유 생상스가 1877년에 작곡한 3막의 그랜드 오페라이다. 바이블 구약의 사사기 13~16장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 이야기를 기초로 페르디낭 르메르가 프랑스어 대본을 작성하였다. 이 오페라는 1877년 12월 2일 바이마르의 대공작 극장(Großherzogliches Hoftheater)에서 독일어로 번안하여 초연되었다. 


바흐로부터 영감을 얻은 히브리 인들의 합창과 헨델의 영향을 받은 필리스틴인의 합창은 정말 대단하다. 베스트 아리아는 '내 사랑! 연약한 내 마음에 힘을 주오(Amour! viens aider ma faiblesse, MS)',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oeur s'ouvre a ta voix, MS)', '눈을 뜨는 봄(Printempsqui commence, MS)'이다. 


10). Africa Fantasy for Piano Orchestra Op.89(아프리카 환상곡 Op.89)

'아프리카 환상곡'은 카미유 생상스가 1891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그는 말년에 여행을 자주 했는데, 특히 알제리와 모로코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알제리와 모로코에서 받은 감동과 느낌을 담아 만든 작품 중 하나가 '아프리카 환상곡'이다. 빠른 선율과 함께 밝고 경쾌하며, 이국적인 색채가 강한 곡이다. 힘차고 빠른 피아노의 선율과 더불어 관현악의 느낌이 굉장히 즐겁고 경쾌하다.


11). Piano Concerto no. 5 'Egyptian'(피아노 협주곡 제5번 '이집트풍')

피아노 협주곡 제5번 '이집트풍'은 카미유 생상스가 1896년에 만든 작품이다. 1896년 생상스가 춥고 눅눅한 파리의 겨울을 피해 이집트의 카이로에 머물렀다. 이 작품에는 따뜻한 나라에서 경험한 이국적인 풍습과 날씨에 대한 사랑, 지중해의 따사로움이 담겨 있다. 


동양적인 분위기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곳은 중간 악장이다. 중간 악장에는 나일강의 뱃사람들이 부르는 누비아의 사랑 노래를 바탕으로 한 멜로디가 나온다. 밤에 우는 귀뚜라미와 개구리의 노랫소리와 함께 1889년 파리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자바의 가멜란과 에스파냐의 흔적까지도 느낄 수 있다. 독주자의 뛰어난 기량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2016.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