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내의 동쪽에는 계명산(鷄鳴山, 닭우는산, 774m)이 병풍처럼 솟아 있다. 계명산의 원래 이름은 심항산(心項山) 또는 오동산(梧桐山), 계족산(鷄足山, 닭발산)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산에 오동나무가 우거졌기 때문에 오동산이라 했고, 백제시대에는 지네(百足蟲)가 우글거려 이를 퇴치하기 위하여 한 무리의 닭을 풀어 놓자 백족충이 없어져서 계족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계족산으로 불려 오다가 1958년에 닭발산이란 이름이 좋지 않다고 하여 계명산으로 개명하였다.
심항산
계명산에서 남동쪽 충주호를 행해서 뻗어나간 산줄기에 심항산(385m)이 솟아 있다. 계명산의 옛 이름이 이 봉우리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심항산은 '마음 심(心)' 자와 '목 항(項)' 자, 즉 '마음과 목'을 뜻한다. 고어에는 '마음'을 '마슴'이라고 했으니 심항산은 곧 '마슴목뫼'였다. 계명산과 남산(금봉산) 사이에 있는 고개 이름이 마즈막재이다. '마슴목->마슴막->마스막->마즈막'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심항산 나들목
심항산과 종댕이길 갈림길
'충주호 종댕이길 안내소'를 지나면 바로 심항산과 종댕이길 갈림길이 나온다. 충주호반을 따라 심항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길이 종댕이길이다. 종댕이길은 충주호반의 수려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심항산 봉수대터
심항산 봉수대터
심항산 정상부 남쪽 경사면에는 봉수대터가 있다. '세종실록(世宗實錄)'에 따르면 심항산 봉수는 동쪽으로 청풍의 오현(吾峴, 봉화재) 봉수와 응하고, 서쪽으로는 마산(봉화산) 봉수와 통하였다. 심항산 봉수대에는 별장 1명, 감관 5명, 봉군 100명이 속해 있었다. 이는 마산 봉수와 같은 규모였다. 심항산 봉수는 단양의 죽령을 넘어 서울 목멱산으로 향하는 조선시대 제2거 노선의 직봉으로 중요한 봉수 유적에 해당한다.
심항산 봉수는 원래 계명산과 심항산 정상부 두 곳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명산 봉수대는 날씨가 흐린 날 조망이 어렵고, 오르내리기에도 힘들어 높이가 낮은 심항산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유적목록'에 의하면 심항산 봉수에 사각형의 석루터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는 85m의 석축과 3단의 토루만이 남아 있다.
심항산 정상부
심항산 정상
심항산 정상 표지석
심항산에서 바라본 충주호
필자
심항산 정상에 올라서면 드넓은 충주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충주호 왼쪽의 충주시 동량면 화암리와 오른쪽의 충주시 목벌동 일대도 한눈에 조망된다. 정면에는 황학산, 등곡산, 떡갈봉이 연봉을 이루고, 그 동남방에 월악산 영봉이 솟아 있다. 심항산 정상은 전망이 아주 뛰어나다.
201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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