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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 Dichterliebe op.48(시인의 사랑)

林 山 2017. 9. 23. 12:09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 Dichterliebe op.48(시인의 사랑)

Klara Kolonits(Soprano), Daniel Dinyes(Piano)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 Dichterliebe op.48(시인의 사랑)

Joel Burcham(Tenor), Elizabeth Avery(Piano)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 Dichterliebe op.48(시인의 사랑)

cello(Oleg Bugaev), piano(Anton Borodin)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48)>은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이 1840년 5~6월에 완성한 가곡이다. 가사는 하이네의 시를 바탕으로 했다. 편성은 독창에 피아노 반주다.


로베르트 슈만의 가장한 유명한 연가곡집인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의 시집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편에 실린 65개의 시 중에서 16개의 시를 발췌하여 곡을 붙인 것이다. 〈서정적 간주곡〉 편에 실린 시들은 하이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경험한 고뇌와 비탄을 보여준다. 〈시인의 사랑〉은 ‘노래의 해’라고 불리는 1840년에 작곡된 것으로, 당시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법정의 판결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클라라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장인으로 인해 힘겨워하던 슈만은 하이네의 시들 중에서도 특히 공감을 느낀 시들을 선택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에는 20개의 시를 선택하여 곡을 붙였으나 최종적으로 출판할 때는 16개의 곡으로 구성하였다.


〈시인의 사랑〉은 연가곡이기는 하지만, 슈베르트의 연가곡과는 달리 전체를 관통하는 사건이나 이야기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가사의 내용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조성구조나 선율진행을 통해서 16개의 노래가 일관성을 가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다시 말해, 슈만은 스스로 시인이 되어 음악적 문학작품을 보여준 것이다.


16개의 노래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C장조-d단조-C#장조의 조성구조로 구성된다. 또한 선율진행 역시 조성구조를 반영하여 C음-D음-C#의 모티브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각 노래들은 완결된 종지를 갖지 않고 다음 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반음계 진행이나 계류음 등의 디테일을 통해 시적인 감성을 표현하였으며, 특정한 시어들을 반복하거나 변형함으로써 낭만적 사랑을 강조하였다.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의 시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결국 시와는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라 하겠다.


〈시인의 사랑〉은 슈만의 다른 연가곡과 마찬가지로 피아노의 역할이 반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악선율과 상호작용하면서 비로소 완결된 음악적 의미를 만들어낸다. 슈만은 성악선율이 완결된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피아노가 선율을 완성하는 기법을 즐겨 사용하였다. 또한 성악과 피아노가 서로 상반된 의미를 만들어내면서, 시에서 제시하는 것과는 다른 숨겨진 의미를 암시함으로써 낭만적 아이러니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의 사랑〉은 성악과 피아노가 서로 충돌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사랑의 기쁨 - 1곡에서 4곡까지는 사랑에 빠진 시인의 들뜬 마음을 그리고 있다.



1곡 ‘아름다운 오월에(Im wunderschoenen Monat Mai)’


1곡 ‘아름다운 오월에(Im wunderschoenen Monat Mai)’. 1곡인 ‘아름다운 오월에’는 사랑을 막 시작한 시인의 설레고 행복한 마음을 절묘하게 그려낸다. 1절과 2절의 선율이 완전히 동일하게 진행되지만, 소박한 성악 선율과 세심하게 사용된 불협화음으로 된 피아노의 음향이 어우러지면서 사랑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를 표현한다. 3곡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에 비유하면서, 여성에 대한 전형적인 상징들을 보여준다. 또한 4곡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에서는 낭송조의 선율을 통해 연인으로 인해 모든 슬픔이 사라짐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Dichterliebe op.48(시인의 사랑) - 사랑의 기쁨 N0.1~4

1곡 ‘아름다운 오월에(Im wunderschoenen Monat Mai)’. 1곡인 ‘아름다운 오월에’는 사랑을 막 시작한 시인의 설레고 행복한 마음을 절묘하게 그려낸다. 1절과 2절의 선율이 완전히 동일하게 진행되지만, 소박한 성악 선율과 세심하게 사용된 불협화음으로 된 피아노의 음향이 어우러지면서 사랑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를 표현한다. 2곡은 '나의 눈물에서', 3곡은 '장미·나리·비둘기에게', 4곡은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이다. 3곡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에 비유하면서, 여성에 대한 전형적인 상징들을 보여준다. 또한 4곡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에서는 낭송조의 선율을 통해 연인으로 인해 모든 슬픔이 사라짐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랑의 슬픔 - 5곡에서 7곡까지는 사랑하는 연인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는 시인의 심정이 그려지고 있다.



6곡 ‘라인, 거룩한 강(Im Rhein, im heiligen Strome)’


6곡 ‘라인, 거룩한 강(Im Rhein, im heiligen Strome)’. 6곡에서 시인은 쾰른 성당의 그림자가 비치는 라인강을 바라보며 연인을 떠올린다. 슈만은 이 곡에서 그의 음악적 암호 중 하나인 클라라 모티브를 성모 마리아를 언급하는 가사에서 사용했다. 이를 통해 신성한 라인강-쾰른성당-성모로 이어지는 가사의 흐름은 클라라의 이미지로 귀결되는 것이다. 피아노의 왼손이 연주하는 지속음은 마치 쾰른 대성당의 오르간 소리를 상징하는 듯 하고, 오른손의 아르페지오 진행은 라인 강의 물결을 나타내는 것 같다.



7곡 ‘원망하지 않으리(Ich grolle nicht)’


7곡 ‘원망하지 않으리(Ich grolle nicht)’. 7곡은 연인으로 인한 고뇌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사는 연인을 원망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지만, 음악은 격렬하고 불안한 진행을 통해 화자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피아노는 오른손에서 끊임없이 8분음표로 반복되는 화음진행과 왼손의 묵직한 화음을 결합하여, 격렬한 고통과 절망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마지막 성악 성부는, 다시 한 번 ‘원망하지 않으리’라고 반복하는 가사와는 달리 선율이 힘없이 아래로 하행함으로써 시인의 슬픔을 드러낸다.


이별 - 전체 연가곡의 절정을 이루는 8곡에서 11곡은 이별로 인한 시인의 고통을 그려내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4개의 노래는 조성적으로 볼 때 하나의 일관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8곡 ‘저 작은 꽃들이 안다면(Und wüßten's die Blumen, die kleinen)’


8곡 ‘저 작은 꽃들이 안다면(Und wüßten's die Blumen, die kleinen)’. 이별의 상처를 절절하게 그려내는 8곡에서는 감미로운 선율로 인해 그 비탄의 감정이 오히려 강조되고 있다. 7곡에서 보여 준 격렬함과는 달리 피아노의 하강하는 음형은 비탄의 심경을 그려내고 있다. 꽃, 밤꾀꼬리, 별을 노래하는 선율에서 슈만이 클라라를 상징하는 음악적 암호로 즐겨 사용했던 선율을 사용함으로써,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시인의 심정을 표현하였다. 마지막 부분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격렬한 피아노 음형은, 9곡에서 표현하는 갈등과 분노를 미리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9곡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9곡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이 곡은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시인의 심정을 표현한다. 사랑하는 여인이 춤추는 장면을 묘사하듯 피아노는 춤곡풍의 반주로 구성된다. 


10곡 연인의 노래를 들을 때(Hor' ich das Liedchen klingen)



11곡 젊은이는 소녀를 사랑하고(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10곡에서 시인은 옛 노래를 들으며 연인을 회상한다. 느리게 이어지는 민요풍의 선율이 시인의 회한을 표현한다. 11곡에서 시인은 옛날이야기를 빌어와서 자신을 버린 연인의 이야기를 제3자의 입장에서 풀어나간다. 반복적으로 당김음을 사용함으로써, 사랑의 덧없음을 풍자적으로 표현하였다.


상처와 치유 - 12곡부터 마지막 16곡까지는 이별의 슬픔을 이겨내려는 시인의 심정을 그려내고 있다.



12곡 ‘빛나는 여름 아침에(Am leuchtenden Sommermorgen)’


12곡 ‘빛나는 여름 아침에(Am leuchtenden Sommermorgen)’는 서정적인 아르페지오의 피아노 전주로 시작한다. 이 피아노 반주는 10곡의 피아노 전주와 유사한 형태로, 10곡에서 표현한 회한의 심정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슬픈 마음으로 정원을 거닐다가 떠난 연인에 대해 용서하려는 시인의 심정이 감미로운 선율로 표현된다.



13곡 ‘나는 꿈속에서 울었네(Ich hab' im Traum geweinet)’


13곡 ‘나는 꿈속에서 울었네(Ich hab' im Traum geweinet)’. 연인의 꿈을 꾼 뒤 비탄에 젖은 시인의 마음을 낭송조의 선율로 노래한다. 반주 없이 읊조리듯 고요하게 시작되는 선율은 가사에 담긴 비통함을 더욱 강조한다. 성악선율이 끝난 뒤 피아니시모로 제시되는 반주는 장송곡에서 자주 사용되는 리듬으로 이루어져 슬픔의 정서를 부각시킨다. 마지막 연에 이르러서야 성악과 피아노가 함께 제시되지만, 피아노의 진행은 매우 절제되어 있다.



14곡 '밤마다 꿈 속에(Allnächtlich im Traume)' 


14곡 '밤마다 꿈 속에(Allnächtlich im Traume)'. 역시 연인에 대한 꿈을 묘사한다. 그러나 비통함으로 가득한 13곡과는 달리, 이 곡에서는 고통스러운 사랑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려 하는 심정이 그려진다.



15곡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Aus alten Märchen winkt es)’


15곡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Aus alten Märchen winkt es)’. 이러한 치유의 희망을 6/8박자의 활발한 음악으로 그려낸다. 즐거움과 자유로움으로 가득한 동화와 마법의 나라를 그리면서, 현실에서의 고통을 벗어나려 하는 소망을 표현하였다. 슈만은 이 곡에서 원래의 시에 자신이 직접 쓴 가사를 덧붙여서, 마법의 나라를 더욱 환상적으로 묘사하였다. 후반부로 가면서 시인의 목소리는 점차 고조되다가 마침내 길게 이어지는 절규로 바뀐다. 곧이어 리듬의 진행이 갑자기 느려지면서, 이러한 기쁨의 세계는 오직 꿈속에서만 가능하다는 비탄과 체념의 노래가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템포가 더욱 느려지면서 시인의 노래는 힘을 잃고 서서히 하행한다. 피아니시모로 뒤따르는 피아노의 후주가 이러한 체념의 느낌에 여운을 준다.



16곡 ‘낡고 불길한 노래(Die alten, bösen Lieder)’


16곡 ‘낡고 불길한 노래(Die alten, bösen Lieder)’. 이제까지 불러온 사랑과 슬픔의 노래를 모두 던져버리려는 시인의 의지를 표현한다. 피아노가 으뜸화음을 강하게 제시하면서 시인의 굳은 결심을 첫머리부터 강조하며 노래가 시작된다.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진행되는 노래는 마지막 소절에서 갑자기 작아지면서 낭송조로 바뀐다. 이 부분에서 슈만은 베토벤의 〈교향곡 3번〉 2악장의 ‘장송 행진곡’ 선율을 피아노의 베이스에서 사용함으로써, 지난 추억을 묻어버린다는 가사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16곡은, 음악적 분위기는 매우 다르지만 조성이나 화성진행, 선율 등에서 1곡과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연가곡의 통일성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16곡의 긴 피아노 후주 역시 12곡의 피아노 전주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통일성에 일조하고 있다.(클래식 백과)


2017.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