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프레드릭 쇼팽(Fryderyk Chopin) - Waltzes(왈츠)

林 山 2017. 10. 7. 23:50

왈츠(Waltz)는 원무곡(圓舞曲)이다. 4분의 3박자의 경쾌한 무곡으로 19세기 유럽에서 널리 유행하였다. 무곡 왈츠는 오스트리아의 무곡 렌틀러에 기원을 두고 있다. 왈츠는 렌틀러계의 완만한 템포와 빈왈츠처럼 빠른 템포로 나뉜다. 


프레데릭 프랑수아 쇼팽(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의 '왈츠'는 1829~1847년에 만들어졌다. 그는 왈츠를 매우 다채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장르로 발전시켰다. 쇼팽의 왈츠는 가슴을 울리는 환희가 느껴지는가 하면 군악과도 같은 곡이 있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 준다.


쇼팽(Chopin) - 화려한 대왈츠 Op.18(Grande valse brillante in E♭ Major, Op.18)



쇼팽(Chopin) - 화려한 대왈츠 Op.18(Grande valse brillante in E♭ Major, Op.18)


<화려한 대왈츠 Op.18(Grande valse brillante in E♭ Major, Op.18)>는 쇼팽이 1831~1832년에 완성해서 로라 호스퍼드에게 헌정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이 작품은 쇼팽이 파리에 머무르던 시기에 작곡한 왈츠로 파리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살롱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시종일관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우아한 3박자의 왈츠 리듬이 흥겹다. 쇼팽이 작곡한 왈츠 작품 중 초기에 속하는 곡으로 7개의 주제 선율을 번갈아 노래한다.


바르샤바 음악원을 졸업하고 파리에 처음 정착한 쇼팽에게 파리는 매일 밤 살롱에서 파티가 열리는 쾌락과 여흥의 공간이었다. 원래 쇼팽은 내성적인 성격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니었지만 파리의 살롱과 음악회 등에 참석하면서 점차 파리의 밝고 우아한 문화에 동화되기 시작하였다. 〈화려한 대왈츠〉 Op.18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장식이 많고 화려한 큰 규모의 왈츠 작품으로 쇼팽이 기존의 소극적이고 우울한 감성을 조금 떨쳐내고 화려한 파리 문화에 젖어들던 때에 작곡된 곡이다.


그런데 쇼팽이 기악곡으로 작곡하였지만 본래 왈츠는 18세기 중엽 오스트리아 및 바이에른 지방에서 유래한 민속춤곡이다. 19세기에 왈츠가 빈의 사교계로 진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특히 1814년과 15년에 개최된 ‘빈 회의’를 계기로 유럽 전역에 전파되었다. 19세기에 ‘왈츠의 왕’이라고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대규모의 기악곡으로 작곡하면서 반주용 춤곡에서 하나의 독립된 기악곡 양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쇼팽은 평생에 걸쳐 마주르카, 녹턴과 함께 왈츠 장르를 좋아하였고 많은 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왈츠 작품은 크게 경쾌하고 화려한 종류의 곡과 멜랑꼴리하고 자전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나누어지며, 이 작품은 파리의 화려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작곡한 경쾌하고 화려한 종류에 속한다.


왈츠의 기본 리듬은 3박자이다. 첫 박에 강세를 두어 ‘쿵짝짝’ 춤을 춘다. 이 작품은 왈츠의 기본 리듬에 충실한 곡으로 양손에서 모두 첫 박에 강세를 두어 경쾌하고 흥겨운 왈츠 리듬을 완성한다. 구성을 보면 7개의 주요 선율이 순차적으로 등장하여 노래하는데, 1주제가 등장하기 전에 짧은 서주가 등장한다. 짧은 서주에서 한 음이 반복적으로 노래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1주제를 기대하게 한다. E♭장조의 1주제 선율은 포물선을 그리듯이 경쾌한 리듬과 함께 선율이 상승하다가 정점을 찍고 하강하여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2주제는 한 음을 반복적으로 노래하는 모티브가 인상적인데, 귓속말로 속삭이듯이 조용하게 노래한다. D♭장조의 3주제는 도약을 반복하면서 선율을 이어간다. 4주제와 5주제는 조금은 장중하고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다. 3도와 6도의 화음을 연속적으로 노래하면서 전반부를 확실히 끝맺음하고 있다. B♭단조의 6주제에서 처음으로 단조풍의 미스테리하고 음산한 부분이 등장하여 앞의 화려하고 밝은 부분과 대조한 후에, 다시 장조로 돌아가 앞에 등장한 주제들을 번갈아 노래하면서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경쾌한 왈츠 리듬, 화려한 장식,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적인 〈화려한 대왈츠〉 Op.18은 쇼팽 초기 대표작 중 하나로 많은 연주자와 감상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쇼팽(Chopin) - 화려한 왈츠(Waltz in A♭ Major Op.34 No.1)
 

쇼팽(Chopin) - 화려한 왈츠(Waltz in A♭ Major Op.34 No.1)

<화려한 왈츠(Waltz in A♭ Major Op.34 No.1)>는 쇼팽이 1835년 9월 15일 완성하여 조세핀 드 툰 호엔슈타인 백작 딸에게 헌정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이 곡은 가장 기본적인 왈츠의 형태를 따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춤곡의 카리스마와 기품도 담겨 있어 쇼팽의 남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면이 잘 묻어난다.


쇼팽은 생전에 20곡이 넘는 왈츠를 작곡했다. 그의 왈츠는 전체적으로 정형화된 리듬 속에서 오른손이 화려하게 장식된 선율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벨칸토 양식을 철저히 따르는 쇼팽의 왈츠는 단순한 왈츠의 리듬에서 더 나아가 마주르카 리듬도 종종 사용한다. 이 점들이 바로 쇼팽의 왈츠가 다른 작곡가들과 갖는 차이점이다.


흔히 왈츠라 하면 ‘왈츠의 왕자’라 불리는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나 〈봄의 소리〉 같은 작품을 먼저 떠올린다. 이러한 왈츠 작품은 19세기에 들어서 독자적인 음악으로서 화려하게 꽃을 피우게 되었다. 왈츠는 단순히 춤을 추기 위한 곡에서 이제는 고도로 양식화된 작품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왈츠가 이렇게 자리잡는 데까지는 슈트라우스와 쇼팽의 공이 크다. 빈 왈츠의 대가였던 슈트라우스만큼이나 쇼팽의 왈츠는 매우 우아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그의 왈츠는 춤추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연주자와 감상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한 선율과 화려한 꾸밈음들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왈츠〉는 마치 행진곡이나 서곡을 암시하듯 짧은 단편이 등장하다가 이내 4분의 3박자 리듬에 화려한 오른손 선율이 등장하면서 곡이 전개된다. 트릴 같은 장식음이 맑게 울리기도 하고 사이사이에는 화성적으로 진행하면서 두터운 음색도 내주고 있다. 서정적으로 분위기가 변하는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루바토를 하거나 부점 리듬의 사용, 짧은 선율들의 반복, 화려한 꾸밈음들이 사용되면서 점차 고조된다. 동시에 셈여림의 섬세한 사용과 자유롭게 물 흐르듯 움직이는 선율은 왼손의 반주와 더불어 우아하고 웅장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쇼팽의 왈츠 중에서도 초기 작품에 속하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인 왈츠의 형태를 보이지만 ‘화려한 왈츠’라고 이름 붙여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다양한 특징들이 과하지 않고 잘 응축되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왈츠〉(Valse Brillante)라고 하면 사람들은 Op.18의 〈화려한 대왈츠〉(Grande Valse Brillante)와 쉽게 착각을 한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곡이 이렇게 유사한 제목을 갖게 된 것은 왈츠를 출판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화려한 왈츠〉가 가장 먼저 작곡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1831~1832년에 작곡된 〈화려한 대왈츠〉가 더 먼저 만들어졌다.


쇼팽(Chopin) - 강아지 왈츠(Waltz in D♭ Major Op.64 No 1 'Minute Waltz')


쇼팽(Chopin) - 강아지 왈츠(Waltz in D♭ Major Op.64 No 1 'Minute Waltz')

<강아지 왈츠(Waltz in D♭ Major Op.64 No 1 'Minute Waltz')>는 1846~1847년에 작곡해서 델피나 포토츠카에게 헌정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강아지 왈츠〉는 왈츠의 춤곡 리듬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맴돌고 있는 듯한 선율과 오른손의 빠른 움직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순식간에 노래가 끝난다고 해서 ‘미닛 왈츠(Minute waltz)’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곡은 상드와 함께 지내던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당시 상드는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마당에서 강아지가 꼬리를 따라서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다고 한다. 쇼팽은 상드를 보면서 강아지의 움직임을 노래로 표현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하여 이 점에 착안해서 작곡했다. 강아지가 도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쇼팽은 음표들을 빠른 속도로 한 자리에서 맴돌게 하여 뛰어난 묘사력을 보여주었다.

〈강아지 왈츠〉는 귀여운 강아지를 소재로 한데다가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 덕분에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어른들도 쉽게 들을 수 있어서 쇼팽의 왈츠 중 가장 친숙하다. 연주하기에는 다소 어렵지만 남녀노소 모두의 흥미를 유발하는 멋진 작품이다.

강아지가 도는 모습은 악보에서 재밌게 묘사되고 있다. 트릴과 함께 한 부분을 계속 맴돌고 있는 듯한 선율로 시작한다. 귀로 듣기만 했을 때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악보를 보면 비슷한 멜로디를 두 세 번 씩 반복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그 부분에 또 다시 도돌이표를 사용하고 있어 반복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 또한 서정적인 노래를 하면서도 여유 넘치는 분위기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왈츠의 춤 곡 리듬덕분에 음악은 매우 재미있고 경쾌하게 들린다.

이 작품은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피아노의 숲〉(The Perfect World of Kai, 2007)에 나온다. 모든 곡을 듣기만 하면 바로 연주할 수 있는 천재 소년 카이는 독특한 선율을 가진 피아노 음악에 매료되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그 음악이 바로 〈강아지 왈츠〉이다. 강아지가 실제로 뛰어다니는 느낌의 생생한 묘사와 반복적인 표현들이 카이처럼 어린 아이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듯하다.


쇼팽(Chopin) - 이별의 왈츠(Waltz in A♭ Major Op.69 No.1 'Valse de l’adieu')



쇼팽(Chopin) - 이별의 왈츠(Waltz in A♭ Major Op.69 No.1 'Valse de l’adieu')


<이별의 왈츠(Waltz in A♭ Major Op.69 No.1 'Valse de l’adieu')>는 쇼팽이 1835년에 작곡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고별’ 혹은 ‘이별의 왈츠’라 불리는 이 곡은 쇼팽과 결혼을 약속했었던 마리아 보진스카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사랑했던 여인 보진스카를 향한 쇼팽의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이 곡을 작곡한 1835년은 쇼팽이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의 동생이었던 마리아 보진스카를 사랑하여 이듬해 약혼까지 생각하고 있던 시기였다. 쇼팽은 연주 여행을 하다가 파리로 돌아가던 도중 드레스덴에 들러 6년만에 그녀와 마주하게 된다. 예전에는 마냥 어린 소녀로 보였던 보진스카는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고 쇼팽은 그녀에게 피아노와 작곡을 가르쳐주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 쇼팽은 이전에 처음으로 짝사랑을 했던 여인을 떠나보내고 난 후라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는데, 보진스카와 재회하면서 사랑은 다시 그에게 많은 음악적 영감을 주었다. 〈녹턴〉 역시 이 시기에 작곡한 작품들 중 하나로 쇼팽의 순수한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는 곡이다.


하지만 쇼팽이 폐결핵을 앓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유럽 전체에 퍼져 있었다. 이를 알고 있던 보진스카의 아버지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쇼팽에게 수차례 편지를 보내 약혼을 거둬달라며 부탁을 했고 그렇게 이 둘의 사랑은 이어지지 못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매우 느리게’연주하라는 ‘렌토(Lento)’가 중심을 이루며, ‘활발하게, 힘있게’ 연주하라는 ‘콘 아니마, 아니마토(Con anima, animato)’가 중간에 삽입되어 대조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적이다. 첫 부분의 슬프고 우아한 분위기는 셋잇단음표와 리타르단도, 그리고 여러 임시표들의 사용으로 잔잔함을 드러내고, 생기 넘치는 활발한 부분에서는 부점 리듬이나 악센트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전혀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는 여러 곡을 동시에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마치 사랑에 대한 행복과 아픔을 모두 표현하는 듯하여 인상 깊게 다가온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느린 박자의 왈츠 곡을 셈여림의 변화, 강세, 리듬을 변화시켜 여러 효과를 주었다는 것이 이 곡의 전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별의 왈츠〉는 쇼팽이 보진스카와 헤어지고 나서 작곡한 곡이 아니라 만나고 있을 당시에 만들어진 곡이다. 쇼팽은 그녀가 자신과의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곡했지만 결혼이 성사되지 못하자 서랍 깊숙이 곡을 숨겨 두었다고 한다. 이후 이 곡은 쇼팽이 죽고 나서야 발견되었고 보진스카가 ‘이별의 왈츠’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쇼팽(Chopin) - Valse Op.70, No.1(왈츠 Op.70, No.1)


쇼팽(Chopin) - Valse Op.70, No.1(왈츠 Op.70, No.1)


쇼팽(Chopin) - Valse Op.70, No.2(왈츠 Op.70, No.2)


쇼팽(Chopin) - Valse Op.70, No.2(왈츠 Op.70, No.2)


쇼팽(Chopin) - Valse Op.70, No.3(왈츠 Op.70, No.3)



쇼팽(Chopin) - Valse Op.70, No.3(왈츠 Op.70, No.3)


<왈츠 Op.70(Valse Op.70)>은 쇼팽이 1829~1841년에 완성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왈츠〉 Op.70은 다른 시기에 작곡된 세 개의 왈츠를 모아 쇼팽 사후에 출판한 작품이다. 1832년 파리에서 작곡한 1번 G♭장조, 1841년에 작곡한 2번 f단조와 쇼팽의 유년 시절인 1829년에 작곡한 3번 D♭장조로 구성되었다. 세 작품 모두 3박자의 왈츠 리듬과 쇼팽이 즐겨 사용하던 전형적인 ABA의 춤곡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본래 왈츠는 18세기 중엽 오스트리아 및 바이에른 지방에서 유래한 민속춤곡이다. 19세기에 왈츠가 빈의 사교계로 진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특히 1814년과 1815년에 개최된 ‘빈 회의’를 계기로 유럽 전역에 전파되었다. 19세기에 ‘왈츠의 왕’이라고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500곡이 넘는 왈츠를 기악곡으로 작곡하면서 반주용 춤곡에서 하나의 독립된 기악곡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작품 중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가장 유명하며 매년 정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 때 빠지지 않고 연주되어 오스트리아 제2의 ‘국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쇼팽의 왈츠는 흥겨운 왈츠 스텝을 추게 하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빈 왈츠와는 구별된다. 멜랑꼴리하고 우울한 선율을 연주하는 부분도 있고 템포에 변화가 많아 춤을 추기에 적당하지 않은 부분도 많다. 대신에 쇼팽이 마주르카, 즉흥곡, 폴로네이즈 등 다른 기악곡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탄생시켰듯이 쇼팽의 왈츠에도 3박자 리듬 속에 흐르는 고상함과 화려함이 돋보인다. 풍부한 화성과 유려한 선율을 통해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작품 안에서도 우아하고 세련된 왈츠의 기품을 느끼게 하는 것이 쇼팽의 매력이다. 쇼팽은 부모님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빈의 왈츠를 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쇼팽은 정녕 빈의 왈츠가 아닌 쇼팽의 왈츠를 탄생시킨 것이다.


쇼팽의 춤곡은 대부분 ABA 구성을 취하고 있다. 처음에 주제(A)가 등장하고 조성이나 템포 면에서 대비되는 두 번째 부분(B)이 등장한 후에 다시 주제(A)로 돌아가 마무리하는 형식이다. 이 작품 역시 ABA의 단순한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왈츠 1번〉은 새가 지저귀며 빠르게 날아다니는 모습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재빠르게 선율을 연주한다. 높은 음역대에서 연주하여 특히 화려한 분위기를 잘 살린다. 중간 B부분에서는 보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성악가들의 합창처럼 3도 화음으로 노래한다. 다시 처음의 A부분으로 돌아가 마무리하는데 코다 부분이 짧아 조금 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왈츠 2번〉은 쇼팽 초기에 작곡된 탓인지 다른 작품에 비해 선율이 단순하다. 양손에서 첫 박에는 4분음표 한 박을 길게 노래하여 자연스럽게 왈츠 리듬을 살린다. A부분의 1주제 선율은 계속 하강하며 노래하는데, B부분의 2주제 선율은 상승하며 노래하여 대비를 이룬다. 〈왈츠 3번〉은 푸가적인 오른손 진행이 돋보인다. 왼손에서 왈츠 리듬을 단순하게 반주하는 것 위에 오른손에서 두 개의 성부가 등장하여 서로 주고받듯이 노래를 한다. B부분에서는 순서를 바꾸어 왼손에서 낮고 굵은 목소리로 주제를 노래한다. 다른 곡들과 동일하게 다시 A부분으로 돌아와 마무리한다.(클래식 백과)


2017.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