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젠동크 가곡집(Wesendonck Lieder)>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가 1857~1858년에 완성한 가곡이다. 1857년, 바그너는 마틸데 베젠동크가 쓴 5개의 시에 노래를 붙인 〈베젠동크 가곡집〉을 작곡했다. 이 가곡집은 바그너가 다른 사람의 시를 가사로 한 대단히 예외적인 작품이다. 바그너는 이 가곡집을 ‘트리스탄을 위한 습작’이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이 중 두 개의 가곡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2막의 모티브와 3막 전주곡의 모티브가 사용되었다.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 Wesendonk Lieder WWV91(베젠동크 가곡집)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 Wesendonk Lieder WWV91(베젠동크 가곡집)
〈트리스탄과 이졸데〉에는 바그너와 마틸데 베젠동크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1849년, 5월 혁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바그너는 아내 민나를 남겨두고 드레스덴을 떠나 취리히로 피신하였다. 힘겨운 시절을 보내던 중 1852년, 부유한 상인 오토 베젠동크를 만나 후원을 받게 되었고, 1857년부터는 그가 제공한 별장에 머물면서 작곡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베젠동크 부부와 가깝게 지내면서 바그너와 마틸데 베젠동크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후원자의 아내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 바그너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내용을 담은 ‘트리스탄의 전설’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 Wesendonk Lieder WWV91(베젠동크 가곡집)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 Wesendonk Lieder WWV91(베젠동크 가곡집)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 Wesendonk Lieder WWV91(베젠동크 가곡집)
당시 바그너는 〈지크프리트〉를 작곡하던 중이었지만, 트리스탄 전설에 대한 매력을 떨쳐낼 수 없었다. 결국 바그너는 〈지크프리트〉 작업을 중단하고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업에 몰두하였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마틸데와의 사랑으로 인해 바그너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었고, 두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는 1858년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베젠동크 가곡집〉은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기 직전인 1857년,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작업 중에 완성된 작품이다.
1곡 천사(Der Engel)
1곡 천사(Der Engel)
2곡 정지하라!(Stehe still)
2곡 정지하라!(Stehe still)
3곡 온실에서(Im Treibhaus)
3곡 온실에서(Im Treibhaus)
4곡 고통(Schmerzen)
4곡 고통(Schmerzen)
5곡 꿈(Traume)
5곡 꿈(Traume)
〈베젠동크 가곡〉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분위기가 짙게 배어 있다. 게다가 〈베젠동크 가곡〉의 다섯 곡 중 3곡 ‘온실에서’(Im Treibhaus)와 5곡 ‘꿈’(Traume)은 실제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위한 습작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3곡 ‘온실에서’의 전주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주와 매우 유사하다. 시인은 온실 속의 나무들에서 현실에 갇혀 있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는데, 관습과 열정 사이의 갈등은 당시 바그너와 마틸데의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3곡의 읊조리는 듯한 불규칙한 선율이나 반음계기법, 완전한 종지를 회피함으로써 종결감을 배제한 무한선율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 역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예견케 한다. 5곡 ‘꿈’은 모든 사랑이 한낱 꿈일 뿐이라고 탄식하는 노래로, 바그너는 마틸데의 생일에 이 곡을 관현악 편성으로 편곡하여 선물하기도 했다. 5곡 역시 무한선율과 반음계기법이 특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없이 서정적인 1곡 ‘천사’(Der Engel)에서는 인간의 영혼을 고통에서 구하기 위해 천국에서 내려오는 천사를 묘사하고 있다. 2곡 ‘정지하라!’(Stehe still)와 4곡 ‘고통’(Schmerzen)은 쇼펜하우어의 불교적 인생관을 담고 있다. 당시 바그너와 마틸데는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탐독했으며 그의 사상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마틸데의 두 시는 두 사람이 나눈 이러한 사상들을 반영하고 있다. 2곡 ‘정지하라!’에서는 리듬과 음정이 조금씩 변화되면서 불규칙한 흐름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다가 펼친화음으로 급격히 하행하는 간주를 통해 차분한 선율로 진행하면서 고요하고 연속적인 삶의 흐름을 표현한다. 이후 템포가 더욱 느려지면서 무겁고 장중한 화음반주가 느리게 이어지면서 점차 사라지듯 곡이 종결된다. 4곡에서는 사랑의 고통에 대해 토로하면서, 이 고통이 오히려 사랑의 증거가 된다고 노래한다.
다섯 곡의 노래가 모두 통절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곡의 전주에서 그 곡의 주요리듬에 제시된다. 원래의 피아노 반주에서도 관현악적인 화려한 색채감을 엿볼 수 있으며, 관현악 편성은 더욱 깊이 있는 표현을 제시한다.(클래식 백과)
2017.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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