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야상곡(Trois Nocturnes)>은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1862~1918)가 1897년 12월~1899년 12월에 완성해서 조르주 아르트망(Georges Hartmann, 1843~1900)에게 헌정한 3개의 기악곡이다. 드뷔시의 대표적 인상주의 관현악 작품 <3 야상곡>은 관현악과 여성합창을 위한 세 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1897년부터 1899년까지 작곡되어 1900년 출판되었다. 같은 해 12월 파리에서 제1, 2곡이 먼저 초연되었으며 전곡 초연은 이듬해 10월 이루어졌다. 드뷔시의 섬세한 관현악법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 Trois Nocturnes L.91(3 야상곡)
P Boulez. WienerPO
이 작품은 ‘야상곡’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작곡가의 피아노 야상곡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드뷔시는 자신의 야상곡이 보다 장식적인 의미로(a decorative sense) 받아들여주기를 요구하였다. 즉 야상곡의 통상적 형태—조용한 밤의 기분을 나타내는 서정적인 피아노곡—가 아니라, 야상곡(夜想曲)이란 단어가 암시하는 모든 다양한 인상들(all the various impressions), 그리고 빛이 만들어 내는 특수한 효과(the special effects of light that the word suggests)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곡은 드뷔시가 자신의 ‘인상주의적 노선’을 확립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그만큼 그의 음악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섬세한 관현악법의 전수를 보여주는데, 사람의 목소리까지 악기처럼 다루어 그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 Trois Nocturnes L.91(3 야상곡)
Vox Humana Chamber Choir - Brian Wismath Director.
드뷔시는 이 작품을 1897년 12월부터 1899년 12월까지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품의 구상은 더 일찍부터 이루어졌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드뷔시가 1892년 9월 폴란드 귀족 출신의 문예 후원가 앙드레 포니아토브스키공(André Poniatowski, 1864~1955)에게 보낸 편지에 그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편지에는 쓰기만 하면 될 정도로 구상이 거의 완성된 작품이 있으며, 그 제목은 “황혼의 세 개의 정경”이라고 적혀있는데, 드뷔시 연구자들은 이것이 〈세 개의 야상곡〉의 전신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 Trois Nocturnes L.91(3 야상곡)
Ogan Durjan'narc conductor. Moscow 18.03.2002
그로부터 2년 후인 1894년 9월, 드뷔시는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이자이(Eugène Ysaÿe, 1858~1931)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시 이 작품의 전신으로 추정되는 곡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3장으로 이루어진 야상곡”을 쓰고 있다고 적고 있으며,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회색으로 그리는 그림과 같이, 하나의 색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색들을 조합하는 실험”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편지에는 관현악부에 대한 설명도 들어있는데 그 편성이 매우 실험적이다. 이 곡 역시 구상에만 그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때의 구상이 〈세 개의 야상곡〉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작품은 1900년 12월 9일 파리에서 열린 라무뢰 관현악단의 연주회에서 앞의 두 곡만 먼저 초연되었는데, 이때 지휘는 카뮈 슈비야르가 맡았다. 이때까지는 여성 합창이 추가되지 않았으며, 이듬해 10월 27일, 여성 합창이 추가되어 같은 지휘자와 연주단체에 의해 전곡 초연이 이루어졌다. 이 초연은 큰 성공을 거두며 당대 유명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 Trois Nocturnes L.91(3 야상곡)
이 세 곡은 각기 다른 분위기를 가지며, 그 분위기는 제목으로 잘 나타난다. 첫 곡 ‘구름’은 구름의 비정형적이면서도 유동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 두 번째 곡인 ‘축제’는 화려한 모습과 역동적인 분위기의 축제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으며, 마지막 곡인 ‘사이렌’은 환상의 세계를 그리는 듯하다. 세 곡은 모두 3부 형식으로 되어있다. 편성은 세 대의 플루트(제3은 피콜로와 겸함), 두 대의 오보에, 잉글리시 호른, 두 대의 클라리넷, 세 대의 파곳, 네 대의 호른, 세 대의 트럼펫, 세 대의 트롬본, 튜바, 팀파니, 작은북, 심벌, 하프, 각 여덟 명의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로 이루어진 여성 합창, 그리고 현 5부로 이루어진다.
1곡 ‘구름’(Nuages)
YouTube Symphony Orchestra. Carnegie Hall on April 15, 2009.
1곡 ‘구름’(Nuages)
Conductor: W. Sawallisch. NHK Symphony
1곡 ‘구름’(Nuages)
Orchestre de Paris · Daniel Barenboim. 1993
1곡 ‘구름’(Nuages). 이 곡은 회색빛 구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곡이다. 1부는 b단조로 되어있는데, 목관악기의 앙상블과 잉글리시 호른에 의한 마치 후렴구와 같은 부분이 특징적이다. 드뷔시는 이 후렴구에 대한 영감을 센 강의 뱃고동 소리로부터 얻었다고 한다. 중간부는 플루트와 하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독주부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부는 첫 부의 단편들이 변화되어 재현된다.
2곡 ‘축제’(Fêtes)
Conductor: W. Sawallisch. NHK Symphony
2곡 ‘축제’(Fêtes)
Orchestra Filarmonica della Scala diretta da Claudio Abbado.
2곡 ‘축제’(Fêtes)
Orchestre de Paris · Daniel Barenboim. 1993
2곡 ‘축제’(Fêtes). 이 곡은 스케르초풍으로, 축제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앞선 느릿한 곡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율동적인 음향으로 현악기군이 반주를 만들어내면, 목관악기군이 스케르초 주제를 반복해서 곡 전체에 걸쳐 연주한다. 금관악기군은 마치 군악대의 팡파르를 연상시키며, 이후 등장하는 화려한 음형은 마치 축제의 불꽃놀이 같다. 하프의 상행하는 글리산도가 화려함을 더한다. 이후 팀파니가 등장하면서 곡은 행진곡풍으로 바뀌어 전개되고, 마지막에는 축제 행렬이 떠나가는 것처럼 음악이 사라진다.
이 곡은 악곡의 중간악장으로서도 충실히 기능하는데, 우선 앞뒤의 악장과는 달리 빠른 템포를 가지고 있고, B음을 중심으로 하는 앞뒤의 악장(제1곡은 b단조, 제3곡은 B장조)과는 달리 B음과 증4도 혹은 완전5도 관계에 있는 F음(f단조와 그 나란한조인 A장조)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또한 그렇다.
3곡 ‘사이렌’(Sirènes)
Conductor: W. Sawallisch. NHK Symphony
3곡 ‘사이렌’(Sirènes)
Orchestra Filarmonica della Scala diretta da Claudio Abbado.
3곡 ‘사이렌’(Sirènes)
Orchestre de Paris · Daniel Barenboim. 1993
3곡 ‘사이렌’(Sirènes).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정령으로, 아름다운 반신반어(半身半漁)의 모습을 하고 바위에 앉아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물에 빠지도록 하는 존재들이다. 이 곡은 사이렌과 바다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앞선 2곡의 마지막에 트럼펫으로 등장한 꾸밈음을 호른과 여성 합창 위주로 모방하여 시작한다. 여성 합창은 가사가 없는 보칼리제로 노래하는데, 이는 사람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처럼 다룰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사이렌의 몽환적이고 관능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중간부에서는 주요 주제의 템포가 조금 늦춰지고 파편화되어 등장하여 악기들로부터 주고받아진다. 합창은 주제로부터 파생된 새로운 선율을 노래한다. 마지막부는 앞의 두 곡들과 마찬가지로 악장의 주요 선율들을 단편적으로 재현한다.(클래식 백과)
2017.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