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프레지던트 간 역사적인 조미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던 자리에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서 있어야 할 자리였다. 하지만 역학관계상 한국은 뒷자리에 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조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 출처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조선은 삼대세습으로 상징되는 전제왕조와도 유사한 전근대적인 정치체제와 그로 인한 경제적 빈곤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설상가상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국들의 경제제재는 조선을 독안에 든 쥐 신세로 만들어 버렸다. 무언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체제 붕괴까지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사실 조선의 핵무기 개발은 실제 사용을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조선을 무시해온 미국을 대화 상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위용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조선은 위기에 처한 체제 변화의 돌파구를 핵무기 개발에서 찾았고 그러한 시도는 성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은 섹스 스캔들로 미국내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다 좌충우돌하는 행동과 충동적이고 과격한 발언으로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올해 연말 중간선거를 치뤄야 하고,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도 치뤄야 한다. 트럼프로서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에게도 섹스 스캔들을 잠재우고 중간선거 승리와 대선에서 재선을 보장할 돌파구가 필요했다.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조미 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종전 선언과 조선의 핵무기 완전 폐기를 이끌어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평화의 전도사라는 이미지와 함께 노벨 평화상 수상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노련한 사업가답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잘하면 한반도 비핵화 실현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 중간선거 승리, 차기 대선 재선 성공 등을 거머쥘 수도 있으니 말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역사적인 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에 체제 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폐기와 체제 보장 비용을 미국이 부담할 것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모든 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부담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역시 사업가다운 발상이다. 스포트라이트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이 받고 흥행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대라는 것이다. 흥행비용도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한마디로 손도 안대고 코를 풀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더 큰 관심사는 조선의 문호 개방이다. 결론은 조선이 문호를 쉽시리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문호 개방으로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 평등, 인권 등의 가치가 조선에 유입되면 체제 붕괴까지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도 조선의 붕괴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분단 상태 유지가 미국과 일본의 이익 확보에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지구촌 최대의 정치쇼가 열린 것도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지금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조미 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라는 보랏빛 분위기에 젖어 있다. 사람들은 남북 간 경제협력과 자유왕래가 곧 실현될 거라고들 한다. 차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평양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는 때가 곧 오리라는 꿈같은 이야기도 들린다. 이러한 희망은 6.13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쳐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조미 정상회담은 민주당에게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2018.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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