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100선 - 23. 디어 헌터 'Cavatina'

마이클 치미노가 감독한 영화 '디어 헌터(The Deer Hunter)'는 펜실베이니아 소도시에 사는 세 친구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 분), 닉(크리스토퍼 월큰 분), 스티븐(존 새비지 분)의 베트남전 참전 전야부터 참전 후 정신적 충격에 의해 병으로 죽은 닉의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슴 사냥을 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친구들은 다소 객기 어린 심정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예기치 않은 비운의 주인공들이 된다 .

Stanley Myers 'Cavatina' par John Williams - The deer hunter thème

STANLEY MYERS - Cavatina

'디어 헌터'는 반전주의적인 영화로 1996년 미국 연방 의회 도서관이 미국 국립 필름 등록부에 신규등록한 작품이다. 하지만 남베트남 게릴라(베트콩)가 내기를 걸고 미군 포로들에게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인 러시안 룰렛(Русская рулетка)을 강요하는 장면으로 인해 이 영화가 일방적으로 미국인들을 베트남전의 희생자로 본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베트남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태도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어쨌든 베트콩에 포로로 잡혀 러시안 룰렛 게임을 벌이다 죽어가는 닉의 모습은 전쟁이 초래한 참혹함과 인간의 광기를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Cavatina from the Deer Hunter

주인공 마이클이 그린 베레(공수특전단) 복무를 마치고 고향 디트로이트로 돌아온다. 스탠리 마이어스가 작곡하고 연주한 기타 연주곡 'Cavatina'가 귀향하는 마이클의 모습과 차분하게 어우러진다.  귀향했지만 마이클의 마음 속엔 전쟁이 가져다준 상처만 있을 뿐이다. 마이클은 다시 사슴 사냥에 나서지만 총구를 바라보며 서 있는 사슴의 눈동자를 통해서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는다. 결국 그는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디어 헌터'를 제대로 된 반전 영화 반열에 놀려 놓은 또 하나의 명장면이다.  

John Williams - Cavatina (Live 1979)

'디어 헌터'는 제44회 뉴욕 비평가협회상 작품상을 받았다. 제51회 아카데미상에서도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 남우조연상(크리스토퍼 월큰), 감독상(마이클 치미노), 음향상(대린 나이트, 윌리엄 매코이, 리처드 포트먼, 에런 로친), 편집상(피터 진너)을 수상했다.  

2018.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