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 기독교계 신흥종교 마라도나교(Iglesia Maradoniana, IM)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르헨티나에는 마라도나교가 있다.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 1960~)가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ārtha), 지저스 크라이스트(Jesus Christ), 무하마드(Muhammad)와 같은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것도 살아있는 사람이 말이다. 세상은 넓고 종교도 참 많다.
오랜 군부독재정치에 시달린 아르헨티나인들에게 마라도나는 축구를 통해서 꿈과 희망, 위안과 구원을 주는 존재가 된 것 같다. 신도들에게 그는 강자에게 저항한 의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마라도나는 포클랜드 전쟁(Falkland War)에서 영국에 패한 치욕을 월드컵에서 되갚아 주었고, 당시 세계 축구계의 황제로 전권을 휘두르던 피파(FIFA) 회장 주앙 아벨란제(Joao Havelange)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퇴출된 바 있다. 여기서 강자에게 저항한 의인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된 듯하다.
마라도나교는 마라도나의 상을 제단에 모신 교회도 있고, 목회자도 있다. 열렬한 신도들도 있다. 기성 종교인들이 보기에 마라도나교는 분명 낯선 풍경일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마라도나교가 아르헨티나의 주류 종교로 떠오를지 그 누가 알랴!
모든 종교는 발상 당시에는 마라도나교처럼 미미했고 이단 취급을 받았다. 삼국시대 불교(佛敎, Buddhism)가 처음 한반도에 들어왔을 때도 이단으로 탄압을 받았고, 조선시대 크라이스트교(基督敎, Christianity)가 들어올 때도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하지만 두 종교는 지금 한국의 주류 종교로 자리잡았다. 대신 당시 주류 종교였던 민속신앙이 미신 취급을 받고 있음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살아있는 사람이 신(神, God)의 반열에 오른 경우는 드물다. 재림예수(再臨 Jesus), 하생미륵(下生彌勒)이라고 자칭하면서 혹세무민하는 신흥종교인들은 많지만 말이다. 아르헨티나에는 사람들에 의해 살아서 신이 된 사나이가 있다. 그가 바로 마라도나다.
2018.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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