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토리 시(鳥取市) 후쿠베 정(福部町) 유야마(湯山) 산인해안국립공원(山陰海岸国立公園)에 있는 돗토리 사구(Tottori Sand Dunes, 鳥取砂丘)와 모래 미술관(砂の美術館)을 돌아보고 저녁 때가 되어서야 숙소인 돗토리 현(鳥取県) 도하쿠 군(東伯郡) 미사사 정(三朝町) 야마다(山田) 마을 미사사 온천(三朝温泉) 사이키벳칸(斉木別館)으로 돌아왔다. 사이키벳칸에는 이미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었다.
미사사 온천(三朝温泉) 사이키벳칸(斉木別館)
사이키벳칸(斉木別館)
하지만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가 작성한 보고서 'BEIR VII'에 의하면 '방사능에 있어서는 역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능도 암을 발생시킨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따라서 방사선 호메시스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방사능의 피폭 허용 기준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하나레(離れ, 별채)의 야경
사이키벳칸은 잘 가꾸어진 일본식 정원을 빙 둘러싸듯 건물이 자리잡고 있어서 객실에서 아름다운 정원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저녁이면 정원에 불을 밝혀 산책을 즐길 수 있고, 토요일에는 일본 전통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사이키벳칸의 객실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화실 타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중 인기있는 객실은 단연 하나레(離れ, 별채) 사츠키엔(さつき苑) 객실이다. 완벽하게 분리된 별채 객실로 전용 노천온천이 갖춰져 있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달맞이
12월 23일은 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의 85세 생일,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음력으로는 11월 18일, 보름에서 3일 지난 달이 동녘 산 위에서 환하게 떠올랐다. 7층 카쇼엔(佳松園) 객실에서는 사이키벳칸의 아름다운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로비 무대 첼로 공연
온천욕을 하러 도노노유(殿の湯)로 가는데, 로비 무대에서 일본의 어린 소녀가 첼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첼로 연주에 잠시 귀를 귀울였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연주하는 첼로 선율이 로비 안을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음악이 있는 낭만적인 저녁이었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도노노유(殿の湯) 대욕탕
도노노유 대욕탕으로 가서 몸을 푹 담갔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누적된 피로가 시나브로 풀리는 듯했다. 대욕탕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일본인들은 목욕탕에 들어올 때 수건으로 앞을 가리는데, 한국인들은 거리낌없이 다닌다는 것이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도노노유(殿の湯) 노천탕
사이키벳칸(斉木別館) 도노노유(殿の湯) 노천탕
대욕탕에서 나와 노천탕에도 가보았다. 노천탕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 홀로 노천탕을 전세라도 낸 듯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겼다. 노천탕에 한참 몸을 담그고 있으니 시장기가 몰려왔다. 노천탕에서 나와 몸을 말린 다음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레스토랑 가이세키 요리(会席料理) 차림표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탁에 앉자 노란 종이에 인쇄된 오곤다테(お獻立表, 차림)가 인상적이었다. 가이세키 요리(会席料理)는 '효고의 장인'이라 일컬어지는 모리에다 히로요시(森枝弘好) 조리장(調理長)이 엄선한 산지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고 했다.
먼저 식전주(食前酒)로 크리스털 잔에 담긴 분홍빛이 살짝 도는 석류주(石榴酒)가 나왔다. 상큼하면서도 기분 좋은 맛이었다. 식욕을 돋구기 위해 사키즈게(先付け)로 나온 젠사이(前菜)는 사계절 순채 모듬(四季の旬菜盛り合わせ)이었다. 젠사이는 가벼운 술과 함께 코스 요리(set menu)에서 첫 번째 나오는 음식이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보통 3, 5, 7종류의 입맛을 돋궈주는 음식이 나온다.
이어 완모노(椀物, 삶은 요리)가 나왔다. 접시에는 찐 대게 다리가 담겨 있었다. 다음은 즈쿠리(造り, 생선회)가 나왔다. 오늘 잡았다는 방어 등 4종류의 선어(鮮魚)로 뜬 회가 나왔다. 나머지 3종류 생선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즈쿠리를 간사이(關西) 지방에서는 오츠쿠리, 간토(關東) 지방에서는 사시미(刺身)라고 한다. 사시미는 대표적인 일본 요리 가운데 하나이다.
타키아와세(炊合せ, 조림)로 토란찜이 나왔다. 타키아와세를 니모노(煮物)라고도 한다. 타키아와세는 채소나 어패류를 그 집 고유의 장으로 조린 요리다. 야키모노(焼物, 구이)는 방어구이가 나왔다. 방어는 회로도 나오더니 구이로도 나온 것을 보면 이 지역 특산물인가 보다. 시자카나(强肴, 안주)는 게탕이 나왔다. 시자카나는 메인 안주 또는 특별 안주라는 의미도 있다. 대게도 이 지역 특산물인 듯하다. 아부라모노(油物, 튀김)는 오징어 튀김(烏賊唐揚げ)이 나왔다.
스노모노(酢の物)는 대게 내장을 비우고 절임 요리를 채운 등딱지가 나왔다. 미역초무침도 담겨 있었다. 토메완(止椀)으로 된장국이 나왔다. 토메완이 나오면 쇼쿠지(食事)를 하게 된다. 쇼쿠지는 1인분 크기의 작은솥에 새우, 굴, 조개, 홍합, 버섯 등을 넣어서 지은 밥이 나왔다. 밥과 함께 반찬으로 4가지 절임 요리인 코노모노(香物)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미즈가시(水菓子, 디저트)로 딸기와 녹차가 나왔다.
나오는 대로 먹다가 보니 배가 너무 불러왔다. 건강의 적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과식을 하고 말았다.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당분간 거지처럼 먹으리라 생각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사이키벳칸(斉木別館) 정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도노노유로 내려가 대욕탕과 노천탕을 오가며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겼다. 옷을 갈아입고 뷔페 레스토랑으로 가서 낫또 2개와 요거트 한 컵, 우유 한 컵만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사이키벳칸 정원을 거닐었다. 널찍한 연못에는 비단잉어들이 한가로이 헤엄을 치고 있었다. 아주 평화롭고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201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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