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터에서 가까운 곳에 거꾸로콩나물국밥집이 있다. 가끔 점심을 먹으러 가는 식당이다. 이 집에 갈 때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이다. 이 집 한쪽 벽에 걸려 있는 그림 한 점 때문이다.
가마솥에 불을 때는 할머니 그림이다. 얼굴은 무표정인 듯하지만 사실은 많은 표정이 담겨 있다. 많은 사연, 많은 이야기를 안고 있는 표정이다.
할머니 그림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오르곤 한다. 그림은 망각의 늪에 빠진 내 기억을 되살려 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림은 가끔 가물가물한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 만주로 떠난 외할아버지를 생사 유무도 모른 채 애타게 기다리는..... 그림 속의 할머니가 바라보는 먼 하늘이 외할머니가 바라보던 그 하늘이었을 것이다.
오늘도 그림은 그 자리에 잘 걸려 있다. 그림 속의 할머니도 언제나 그 표정으로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밥을 먹다가 문득문득 내 할머니를 바라본다. 내 외할머니를 문득문득 바라본다.
201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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