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복지부도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로 분류하려고 하자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당장 나보다도 게임을 좋아하는 외손녀들은 게임 중독 환자일까? 아닐까? 명색이 한의사 의료인인 나도 당황스럽다.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면 무슨 약을 처방해야 하고, 어떤 침법을 써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 산업은 게임 중독 환자를 양산하는 산업이라는 비난과 오명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게임 산업계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변화의 결과는 그 누구도 섣불리 판단하거나 예측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게임 중독이 질병이라면 양방에서는 정신과에서 다를 가능성이 많다. 의사 의료인들은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의사들은 게임 중독에 처방할 수 있는 약이 있을까? 그 약의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을까? 상담만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하는 이런 의문들이 떠오른다.
게임 중독이 질병 코드로 분류된다면 엄청난 의료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임은 분명하다. 게임에 빠진 사람들 대부분이 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에 중독됐다는 진단을 내리는 것도 문제다. 게임 중독의 기준을 정하기도 애매하고, 게임 중독 진단에 의사의 주관이 작용할 개연성도 많다.
복지부와 같은 정부 부처인 문화관광부는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로 분류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게임 중독이 질병 코드로 분류될지도 모르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이게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의료인인 나 자신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이거다. WHO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먼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2019.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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